12.6(목) 09:30 대구 비슬산 장 ㅇ사에서 장모님 49재 막재에 자녀, 사위들이 함께 모였다. 이승에서의 인연을 다하고 천상, 안락국에 들도록 장모님 생전에 인연이 있었던 장 ㅇ사 인 ㅇ스님께서 천도를 해주시는 날이다.

지난 10월24일,
아직도 마지막 단풍이 예뻤던 늦가을 오후에 49재 입재가 있었는데 오늘은 서울에 새벽눈이 하얗게 내리는 49일째가 되는 날이다.

이승을 떠난다고 하지만 이승, 저승이 따로 여기저기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本性(體, 眞如)의 자리에서 보면 모든 것을 다 포함하기 때문에 분리된 것이란 없다. 둘이 아닐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서로 분리되지 않은 한덩어리이다.

또 한덩어리일 뿐만 아니라 그 본성은 원래 있었고 지금도 그대로 있다. 세상 뭇생명과 우주만물의 바탕이며 모는 것이 거기에서 나온다.  태어나거나 죽거나 상처받거나 하지도 않는다. 業이나 팔자나 윤회따위에도 昧하지 않다. 보이거나 느껴지지 않지만 시간, 공간이라는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나 있어 보인다. 目前에 분명히 나타나 있으니 실체처럼 생각되지만 잡으려는 순간 이미 지나가 버리고 없다. 다만 개념적으로 있다고 느껴질 뿐 영원불변의 실체는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 일어난 것(用)들은 철저히 '인과법'을 따른다. 사람의 몸이나 도모하는 일들도 다 그렇다. 사람의 마음 가운데서도 本性으로 보면 바탕의 카테고리에 속하는데 시시각각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으로 보면 그 마음은 생멸하는 작용의 카테고리에 속한다. 따라서 진여의 바탕위에서 생멸하는 모든 것은 철저히 인과법을 따르게 됨에 따라 그 원리에 맞게 살아가야 한다.

세상사 사는 일로 보면 좋은 과보가 있기 위해서는 바른 길(正法)을 알고 그 방향에 맞게 열심히 좋은 씨앗을 뿌리고 복을 지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삶이 순조로워 지는 법이다.

가족 자녀들 모두 이제는 홀가분하게 각자가 어른으로 역할을 다해나가자.
 

새벽 SRT 창밖으로 새하얗게 눈내린 산천

비슬산 아래로 비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09:30 49재 천도재 봉행

장모님 친구분도 오셨다

법당을 한바퀴 돌아

12:30경에 정갈한 사찰음식으로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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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

장모님 별세하신지 49일이 되었습니다. 곱던 가을단풍이 떨어지고 오늘 아침에 서울에는 새하얗게 눈이 내렸습니다. 이제 이승에서의 인연을 다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떠나시는 날입니다.

덕높으신 장ㅇ사 인ㅇ스님의 49재 축원과 영가천도 발원으로
이제까지의 모든 세상 짐들이 말끔히 정리되어 천상으로 천도되셨습니다.

오늘 자녀 사위들이 모두 그 떠나시는 자리에 함께하여 축복을 드리고자 합니다.
큰딸 0희, 둘째딸 0희, 셋째딸 0아, 막내아들 0호,
큰사위 전00, 둘째사위 제갈00, 셋째사위 정00,
그리고 이 자리에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든든한 큰아들 0영이와 가족,
또 오늘 오지 못한 손주, 외손주들까지

이제는 장인 장모님의 자손으로 세상에 제 역할을 바르게 다하고 살아갈 것입니다.

떠나시는 길에 그래도 미련이나 아쉬움 있으시면 이 자리에서 훌훌 털어내십시오.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들, 사랑하고 미워하고 서운하고 원망스러운 마음들, 모두가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들이었습니다. 다 놓고 떠나세요.

평생토록 하고 싶은 일도 많으셨지요. 했거나 못했거나 지난 것들 어느 하나도 잡히지 않는 그림자였습니다. 그런 것들도 모두 놓으세요.

이왕 가시는 길에 자녀들의 근심걱정들과 심신의 불편함들까지 다 가지고 가셔서 흔적이 남지 않는 허공에다 다 뿌리고 가세요.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인연이 되시면 자유롭게 어디로든 새 여행을 떠나세요. 아무런 걸림없는 편안함으로 자유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세요.

이제는 저희도 장모님/어머님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털어내고 사랑으로 키워주신 그 힘으로 밝은 세상에서 좋은 역할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49재의 막재를 맞아 자녀와 사위들이 함께 간절히 발원 올립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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