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50년 전의 소대장 전우들 만남이 아직 이어진다고?

여추 2021. 4. 18. 08:33

''50년전 소대장들이 아직도 만난다고?''
''매월 월례회를 갖고 있어. 골프모임으로... 추운 겨울에는 역사문화답사를 하고 있고.''

모두 신기하게 생각하지만 1971년, 공병대대에 근무하면서 당시 대전차방벽이나 곳곳의 공사현장에서 땀흘리고 저녁에 BOQ에서 함께 지내던 2년동안의 추억이 있다. 겨울밤에는 연탄난로에 주전자를 올려 라디오를 들으며 결명자차를 끓이고 가끔씩 장교식당 조리병에게 부탁하여 라면을 끓여먹던 총각시절의 여러 공통된 추억들이 있다.

북한 124군부대가 청와대 500여m 앞까지 와서 공격을 시도했던 '68년 1월21일의 1.21사태 이후로 예비군이 창설되고 군의 전력 강화를 위한 많은 투자가 이어졌다.

6.25때의 북괴군 탱크접근로마다 대대적 대전차장애물, 방벽을 설치했다. 공병소대장이 현장에서 공사를 시행했다. 그러다가 남북적십자회담이 서울에서 열리면서 이동로인 도로에서 장애물이 보이지 않게 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공병대대에서 ROTC로 2년간 소대장 근무를 함께 하면서 추억을 쌓은 전우들이 한동안 자기삶에 바삐 살다가 여유가 생기는 90년대부터인가 지금까지 30여년 가까이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대대장을 모시고 모이다가 그분은 별세하시고 가끔 중대장 하신 분을 만나기도 한다.

겨울동안은 역사문화답사 월례 모임을 가지다가 올해의 첫번째 야외모임을 3월에 세일cc에서 가진 이래 이번에 3번째의 모임이 된다. 4월중순으로 이른 봄꽃이 한번 지나가는 때인데 갑자기 봄한파로 아침기온이 0도 가까이 내려간다.

그래도 봄은 봄이라 눈에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쌀쌀한 아침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충북음성은 서울보다 남쪽인데도 봄은 더디게 오고 산골 기온은 더 낮다. 덕분에 벚꽃이 아직도 단단히 매달려 있고 버들가지를 비롯한 여러 나무들이 연한 연둣빛 자기나름의 자태를 보인다.

가을단풍이 울긋불긋 하듯 봄 색깔도 풀마다, 나무마다 다르게 푸릇푸릇하다. 저러다가 여름 녹음이 다 짙어지면 구분이 잘 안된다. 왕성한 청년시절에는 누구나 짙은 녹음처럼 비슷해 보이다가 퇴직이후 노년에 권력, 돈, 건강이 떨어지면 본래모습이 드러나는 것과 비슷한가 싶다.

충북 음성 산골에는 아직 벚꽃이 매달려 있다.

江碧鳥逾白 강벽조유백하니
山靑花欲然 산청화욕연이요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하니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이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