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육우보회 서울대공원으로 4월 답사

여추 2021. 4. 27. 17:46

4.26(월) 15:30 대공원역에서 만나 대공원 동측 현대미술관 방향으로 답사

월례회로 매월 4째 월요일 오후에 진행해 오던 일육우보회가 작년 11월의 바라산휴양림 답사 이후 계속되는 코로나 집합금지명령으로 인해 모임을 갖지 못했다. 겨울철 국립박물관 세한도특별전 관람기회를 기다렸는데 그 역시 기회가 되지 못했다. 계속 2주단위로 집합금지명령 이 연장되고 있어 언제 이 통제가 완화될런지 부지하세월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제주도 가는 김포공항은 대만원이고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는 승객으로 빼곡하다. 동네공원은 곳곳에 출입이 통제되어도 유료놀이시설은 고객으로 붐빈다.

봄철을 맞아 소수의 인원이라도 일단 시작해보자는 의견에 따라 4월 모임을 야외의 탁트인 공간 서울대공원 답사로 시작했다. 마침 인원이 적게 참석하여 단촐하게 올해의 첫번째 답사를 두번째의 봄꽃들이 만개한 대공원에서 오붓하게 가졌다.

누군가 우리 밥상을 차려주기를 기다려 보지만 그런 상황은 잘 오지 않는다. 젖가락만 올려놓으면 되는 그런 기회는 별로 없다. 결국은 우리 스스로가 상황을 만들어가는게 우리네 삶의 과정이고 거기에서 행복도 보람도, 또 때로는 좌절과 재기 등의 인생드라마가 연출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모든 순간들이 하나도 버릴 것없이 소중한 우리네 인생역정이고 시간공간 여행이 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언제 가도 편안하고 풍광이 아름답다. 아마 풍수적으로도 명당이라서 그런 느낌이 드나 보다. 거기에 오는 젊은 가족들이나 아이들의 생기있는 모습에서는 언제나 힘이 넘쳐나 보이고 어른들도 여기를 왕래하면서 기운이 좋아지고 건강해 진다. 거기에 사는 동물원의 동물들도 참 편안해 한다니 자연의 기운이 좋은 지역인가 보다.

이런 곳에 나가 보면 세상의 시끄러운 일들과는 상관없는 듯 모든게 평화로워 보이는데 저자거리에 나와 세상일을 접하게 되면 답답하고 걱정스러운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나이들어서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인데, 가만하 두기만 해도 잘 발전하고 굴러가는 대한민국인데, 근래 수년 동안에 일찌기 살아오는 동안에 겪어보지 못한 온갖 마음의 불편함이 많다. 장년 노년에 안정되게 사는게 과제인데 그마져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나라의 미래문제야 젊은이들의 몫이라 하겠지만 당장의 삶은 모두에게 당면한 생활의 문제이다. 난세에는 어떻게 처신하고 이겨내라고 예전부터 일러놓으신 길이 있으니 이 시대에 슬기롭게 살아나가야 되지 않겠나 싶다.

메타세퀘이어 길을 지나 호숫가로

호숫가 튤립화단

미술관 야외조각공원

호숫가 벤치 간식타임

잉어도 간식타임 - 옛날건빵 시식

내려오는 길

 유석 조병옥박사 동상과 인촌 김성수 동상

맛집 봉덕칼국수 샤브

 
순조의 아들 효명세자의 <학석집서(鶴石集序)>에 나오는 놀라운 글이다. 정조의 재림(再臨)으로 여겼던 그가 22살에 죽지만 않았더라도 조선이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수도 있었지 않겠나 상상해 본다.

원문의 내용이다.

''사람이 시를 짓는 것은 마치 하늘이 꽃을 피우는 것과 같아서, 그 고갱이를 피워 내어 그 아름다움을 꾸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사람은 성정(性情)이 없을 수 없고, 성정이 발동하면 시가 없을 수 없는데 마치 하늘에 기기(氣機)가 없을 수 없고, 기기가 운행하면 꽃이 없을 수 없는 현상과 같다.

그렇다면 학문에 근원을 두는 단계가 바로 꽃의 뿌리이고, 시상이 싹트는 단계는 꽃의 배태이다. 시의 결구(結搆)는 꽃의 꼭지이고, 시의 절주(節奏)는 꽃의 무늬이다. 읽어서 운율이 있는 상태는 꽃의 향기이고, 보아서 기쁜 상태는 꽃의 빛깔이다. 기려(奇麗)하거나 섬농(纖儂*, 곱고 화려함)한 시가 있고, 냉담하거니 고고한 시가 있으니 그것이 꽃의 품격이다. 옛사람의 시는 모두 화보(花譜)이다.''
(섬(纖)은 가늘고 고운 비단, 농(穠)은 꽃나무가 무성한 모양을 뜻함)

‘詩’는 꽃이라는 효명세자의 글, 인문학이 좋은 이유는 ‘詩’ 대신에 사랑을 넣어도 되고, 돈을 넣어도 되고, ‘아픔’을 넣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