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7개월만에 검단산으로 동기회 월례산행

여추 2021. 5. 26. 09:37

검단산 초입의 월남전참전비 참배 - '우리는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싸웠노라'

5.21(금) 10시, 5호선 하남검단산역에서 동기 산호회 9명이 만나 우산을 쓰고 검단산(657m)으로 산행출발

''이제 우리 산호회도 산책하듯 하는 코스로 가면 좋겠어.''

70중반이 되는 동기생들의 산행동호회인데 예전같지 않다고 한 친구가 출발하면서 의견을 낸다. 코로나로 작년 10월의 북한산 시단봉 가을산행 이후 7개월만의 산행이라 그동안 자주 다니지 않은 이들에게 산은 만만치 않다.

''그래 맞아.''
어디든 자유로이 갔던 때와는 이제는 개인별로 차이가 난다. 매일 걷기나 뒷산오르기를 꾸준히 실천하는 친구가 있고 월례회로 오는 친구도 있다. 그래도 오랜 기간동안의 기초체력이 갖추어져 있고 정신적 바탕에 예전의 군생활을 이겨낸 온갖 경험들이 남다르기는 하다. 그래도 마음만 뻔하지 시간, 거리, 코스의 완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인상적으로 남는 일은
편안함이 아닌 고난의 순간들

우산을 쓰고 출발하다가 차츰 비가 잦아든다. 첫 숲길은 한동안 신선하고 완만하여 편안하다. 이전에 여러번 산책하듯 다녀온 적이 있는데 가파른 계단길들이 있었어도 그런대로 별로 힘들지 않게 다녀온 기억을 되새기며 계속 숲길을 오른다. 그런데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고 숨이 턱에 닿을 듯 산소풀무질이 계속된다. 작은 능선에 겨우 올라 이 정도면 꽤나 온 것 같은데 표지판을 보니 비탈로 올라온 길이 전체의 반 정도밖에 안된다. 안개구름으로 주변도 안보이고 오로지 길만 보고 계속 오른다.

지나온 시간들을 되새겨 보면 대체로 무난하고 평탄했던 일들은 별로 기억에 남지 않고 그 때의 사람들도 쉽게 잊혀진다. 반대로 엄청 힘들었거나 역경에 부딪쳐 고생하며 이겨냈던 일들은 오래 잊혀지지 않고 그런 과정들을 통해 오늘의 내가 있게 되었구나 절감하게 되면서 그 고난의 과정에 오히려 감사하게 된다. 나에게 고통을 주었던 분들이나 상황 덕분에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니 어찌 고맙지 아니한가? 설사 현상세계의 결과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본질에서 볼 때에에는 그게 문제가 풀린 결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니 현상의 결과에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

명심보감에도 있듯이
道吾善者는 是吾賊이요
道吾惡者는 是吾師니라


지나고 보면 나를 키워준 것은 역경인 경우가 더 많았다. 지금의 젊은이들도 쉽고 편한 길이 곧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은 아님을 알고 어려움을 통해 잠재된 능력이 계발되고 내면의 영혼이 열리는 기회를 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행복은 고난 속에서 피는 장미꽃이다.''

올해 개통된 5호선 하남검단산역 종점에서 만나 비가 간간이 내리는 날씨에 우산을 쓰고 출발

월남참전기념비가 산행길 초입에 있어 누구나 볼 수 있어 좋다.

몸풀기체조는 언제나 내몫이다.

완만한 숲길에 이어 계속되는 가파른 계단길을 오른다.

남한강 북한강 합수부인 양수리일대와 팔당댐지역이 내려다 보인다.

하산길은 여유롭다.

날머리의 현충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