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삼복더위에 바람 일으키며 탄천 양재천 안양천 비단길을 달린 동기회 여름라이딩

여추 2021. 7. 20. 00:43

7.18(일) 09시, 수서역에 동기회 자전거동호회원 4명이 만나 탄천하류로 양재천합수부에서 양재천따라 과천, 인덕원, 학의천, 안양천 경유, 안양유원지와 예술공원, 안양사 방문 참배하고 점심식사 후 삼성천, 삼막천따라 관악역까지 역사문화답사를 겸한 여름라이딩 (40여km)
*평소때보다 험악하지 않은 서울과 근교의 비단결같은 자전거전용 길따라

하계군사훈련을 떠올리는 폭염

삼복더위로 장마 이후에 2~ 3주 폭염이 이어지는 기간이다.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에다가 노약자들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물을 많이 마시기를 권장하는 방송이 나온다. 그런데도 동기회 쟌차팀은 계획대로 나서는데 아무도 이의가 없다.

생도시절 3학년때 이즈음에 장성 동복유격장에서 한달동안 올빼미가 되어 유격훈련을 받았고 4학년때는 김포 공수교육대에서 역시 한달동안 공수훈련을 받았다. 이후 야전부대에서도 여름엔 혹서기훈련, 겨울에는 혹한기훈련 등 여러 악조건의 기상을 이겨내는 극한체험훈련을 되풀이했다. 그런 훈련을 하고도 6.25때 장진호지구전투에서 미군은 혹한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이후 낙동강방어선 다부동전투에서는 무더위로 역시 전투손실이 많았다. '훈련시 땀한방울이 전투시 피한방울을 절약한다'는 각오로 악조건의 훈련을 이겨내면서 군의 전투력이 양성된다.

학점으로 계산할 수 없는 군에서 익힌 능력들이 국가발전 원동력

군에서 그런 훈련을 이겨낸 젊은이들이 전역 후에 지역과 국가의 역군이 되었다. 새마을운동때에는 시멘트, 철근, 합판, 목재 등을 지원해주면 모래 자갈 퍼오고 형틀 조립하고 콩크리트 쳐서 마을길 포장하고 작은 개울의 다리도 건설했다. 우리나라라서 가능했다. 삽과 곡괭이만 가지고도 전방에서 진지공사하고 집을 지었던 실력이 있어서였다. 직장에 들어가서는 중동의 뜨거운 건설현장에서도 견뎌내며 외화를 벌어들이고 국가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인적 원동력이 되었다. 역시 대한민국의 젊은이라서 가능했던 것이다.

동기회의 자전거 월례회는 어디라도 간다

군에서 전역한지 오래 지났고 올해는 졸업 50주년을 맞아 동기회 회고록을 만들고 있다. 생도시절에 겪었던 잊지못한 이야기나 현역시절의 근무소감 등을 개인별로 제출받아 종합하고 있다. 글을 쓰고 읽고 하다보면 금방 그 시절 기분으로 되돌아 간다. 육사 입학시험 응시 당시의 이야기도 나온다. 필기시험을 통과한 679명이 체력검정, 신체검사, 인물고사를 거쳐 최종 260명이 합격했는데 출신 고등학교를 보니 전국 구석구석의 114개 학교로부터 모였다. 260명이 입교하여 188명이 졸업하여 당시 박정희대통령 내외분과 악수하면서 소위로 임관했다. 지금 동기회는 1967년에 입학한 동기생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나이가 들기는 했어도 예전의 기분이 살아있어 자전거동호회 라이딩은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이 오거나 말거나 계획대로 월례회를 가지는데 반대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 어떤 조건이거나 그 여건에 맞추어서 시행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표정으로 다 안다. 대단한 친구들이다.

길을 찾고 앞장서주는 친구

다음 달에는 어느 코스로 갈까? 대장의 관심사항이다. 길찾기 전문가 친구의 머릿속에는 온갖 코스의 아이디어가 다 들어있어 적절한 코스를 추천해 준다. 그리고 점차 구체화되고 update 된다. 대장은 그 코스와 주변의 역사문화 관련자료에 대하여 깊이 연구한다. 앵커를 맡은 친구는 후미에서 차량이동사항을 전달하면서 안전을 챙기고 특히 좋은 카메라로 이동간의 좋은 풍경을 빼놓지 않고 촬영한다.

길찾기 전문 친구의 활약은 누가 흉내낼 수도 없다. 호기심이 발동하면 지도에서 연구해보고 꼭 가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니 이름있는 곳은 어디라도 거의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다녔다. 자칭 '역마살'이 끼었다고 할 정도이다. 도상연구를 통해 코스를 머릿속에 입력시키고 실제 라이딩시에 그 입력된대로 비디오테이프가 돌아가듯이 현상으로 나타나오는 것에 희열을 느끼지 않나 싶다. 그는 이렇게 표현한다.
''... 꼬불꼬불 오르락내리락 전원 길을 지난 신야리 4거리, 쭉 뻗은 농수로를 따라 직진하면 해수욕장일 것이다. 직진수로 630m지점 수문 4거리 이정표 따라 좌회전 후 다시 우회전, 그 길 끝이 바로 샛별해수욕장...

머리 속에 그리던 길이 실제로 나타나는 것을 보는 이 즐거움의 깊이는 과연 또 얼마일까... ''
이런 친구 덕분에 우리도 즐겁고 그 친구도 행복하다.
그리고 뒷정리 기록을 주변의 역사적사실과 사진까지 포함하여 꼼꼼하고 신속하게 올려주는 대장의 역할 덕분에 덩달아 역사공부까지 하게 된다.

세상은 있는 그대로 완벽한 조화

첫 사진에서 보이듯이 파아란 하늘에 하얀 조각구름, 녹음짙은 깨끗한 야산과 개울의 뚝방, 주황색으로 비단결처럼 포장해 놓은 꾸부렁한 길과 다리아래로 흐르는 맑은 시냇물, 그 길위를 굴러가는 바퀴위에 올라타고 줄지어 가는 사람들... 어디 한군데 흠잡을데가 없는 조화로운 광경이다. 빨간 나무백일홍도 피었다. 이런 광경을 일러 '水流花開'라 하지 않겠나 싶다.

본질을 보는 안목이 행복

물론 나타나오는 '현상'으로 보면 모든게 내맘에 쏙 들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지만 그 '본질'면에서 볼때에는 아무런 문제없이 전체가 계속 조화와 균형을 잘 유지해 가고 있다. 마치 큰 물결, 작은 물결이 수없이 일어난다 해도 다 바다에서의 일인 것처럼 그렇다 할 것이다. 그러니 일어난 현상에 쫒기어 살면 항상 바쁘면서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지만 만약 내가 본질이 되는 안목으로 산다면 세상 전체가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니 시비가 없어지게 되지 않겠나?

독일의 어떤 젊은이가 대한민국의 매력에 이끌려 17세에 아예 이민을 와서 공부를 한 끝에 '의식 확장하기'에 대한 전문가로 지도자가 되어 활동하고 있다고 7.22 저녁 KBS라디오 정관용의 '지금 이사람' 프로그램에서 대담한 바도 있다. 대한민국은 경제력으로는 세계 10위권에 있지만 행복지수는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에 있다. 바로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우리의 분별하여 비교하고 경쟁하는 문화로 인해 자기의 삶을 살지 못하고 남과 같은,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문화때문이 아닌가 했다.

몸과 마음은 두바퀴의 수레다. 함께 잘 굴러가야 한다. 그 가운데 주인공은 역시 마음이다. 몸은 마음이 끄는대로 뒤따라 온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역전현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몸이 마음대로 따라오기 힘들다고 아우성을 내기 시작한다. 달래는 것도 한두번이지 그 횟수가 늘어난다. 점차 짐이 되기 시작하는 때가 온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셨다. 그래도 조금 더 오래 잘 써먹을려면 이제라도 안과 밖이 균형되게 잘 챙겨보자.

★코스: 수서역-탄천-양재천-과천-인덕원-학의천-안양천-삼성천-서울대학교 관악수목원- 안양예술공원- 안양사-마애종-가마솥손두부(점심식사)-삼성천-삼막천-관악역 (약 40km)

*Relive앱으로 코스 따라가기:
https://www.relive.cc/view/v1Ow3dmz1XO

09시, 수서역. 이원종 초대회장이 가까운 지역이라 라이딩에 함께 못해도 간식을 챙겨 나왔다.

탄천, 양재천길은 고급스럽다.

도곡동의 초고층 타워팰리스를 향해

부용꽃 코스모스도 피었다.

이게 비단길 아닌가?

앞에 관악산의 탁트인 전망

멋진 성당의 종탑

과천에서 인덕원 사이의 일부 공사구간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장애물도 통과

안양천 쌍개울문화광장을 지나

안양대교에서 삼성천, 안양유원지로 진입

계곡에 수많은 가족들이 물놀이

계곡 끝자락에 서울대 관악수목원

하산길에 안양사 사찰참배

부근 맛집에서 보리밥과 콩국수 점심식사

삼성천 징검다리를 건너 삼막천으로 진입

정조대왕의 수원행차시 건설된 만안교

관악역에서 예정보다 조금 일찍 14:30경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