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비온 후 맑은 물이 콸콸 쏟아져 내리는 청계사계곡으로 동기회 여의도포럼 여름나기 산책

여추 2022. 7. 2. 23:24

7.1(금) 15:30, 인덕원역 2출구에 동기회 여의도포럼 회원 8명이 만나 10번버스로 청계사 종점까지 이동, 데크길따라 계곡으로 들어가 시원한 족욕으로 여름나기 만끽.
인덕원역 부근 맛집에서 저녁식사

서울은 天惠의 축복받은 터

서울지역은 이리저리 여러 곳을 둘러보면서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보면 天惠의 조건을 갖춘 도시라 할 것이다. 산과 강이 있고 그 지역이 넓으며 지질기반이 비교적 안정되고 기상여건이 타 지역에 비하면 그 역시 변덕이 덜한 지역이다. 한양이 도읍으로 선정된 옛 선인들의 안목이 돋보인다.

작게 보면 장풍득수(風水)의 조건이 좋고 크게 보면 아마 지구상에 이 정도의 면적 어느곳을 선택해도 이만한 좋은 여건인 곳을 택할 수가 없을 정도가 아닐까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지하철, 버스로 쉽게 곧바로 산행들머리에 닿는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나라 사람들보다 행복조건 하나가 더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국내의 여러 지방에 사는 사람들 중에 수도권으로 진출하고 싶어도 여건이 안되는 이들이 무척 많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서울사람은 행복한가?

세계적으로 보면 한류문화의 열풍과 함께 한국인은 뭐든지 잘하고 다 해낸다고 알려져 있어 많은 외국인들이 태어나고 싶은 나라가 한국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더구나 서울은 더 그렇다.

그런데 막상 우리 내부에서 보면 그런 좋은 여건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상대적인 비교에 의한 불만족이 더 많고 유난히 스트레스가 많은 여건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은게 현실이다. 왜 그런가? 예전에 가난하게 살던 시절에는 이 가난만 면한다면 여한이 없겠다 싶더니 '말타면 종부리고 싶다'고 조금 풍요로워지니 더 좋고 더 많은게 또 눈에 보이게 되나 보다. 그래도 어려움을 겪은 어른들은 덜한 편이지만 부족함 모르고 태어나 자란 젊은 세대는 지금의 현실에 대한 고마움이 적은 것같다.

미국같은 다민족국가에서는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훈련이 어릴적부터 익혀져 있고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게 기본적인 체제수호를 위한 필수요소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농경사회에서 시작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여전히 예전의 성리학적인 문화가 바탕에 있는데다가 혈연, 지연, 학연 등의 개인적 관계들이 큰 내부적 영향요소로 연결되어 작용되고 있는게 또한 현실이다. 법치를 강조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이유들이 참 많다.

경쟁과 상대적비교로 불만발생

어쨌거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어진 여건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게 살아 나가기 보다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고 하며 살고 있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좋게 말해서는 학구열이 높다 할 것이지만 행복하게 사는 것과는 꼭 일치하지 않는다. 극성적인 노력 덕분에 각 가정의 삶이 좋아졌고 나라가 성장 발전할 수 있기는 했지만 개인적 만족도는 그리 높게 충족되었다고 자부하지 못하고 따라서 현재의 상태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적고 이웃과 주변에 대한 배려보다 자기 챙기기 급급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상호의존관계인 세상

함께 행복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혼자서 안전하게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없는게 세상의 구조이다. 사람들간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과도 더불어 함께 상호 의존, 상관관계 속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장마기간의 오락가락하는 많은 비로 인해 계곡마다 맑은 물이 콸콸 넘쳐흐른다. 여름이 덥다지만 이런 좋은 여건이 있기도 하다. 원래 현상 자체는 아무런 好 不好가 없는데 사람따라 자기 취향에 맞으면 좋아하고 맞지 않으면 싫다고 할 뿐이다. 천둥 번개 장마 태풍에다 소송을 걸지 않는다. 주인이 없으면 부딪침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있기 때문에, '我相'이 있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화내고 서운해 하고 상처받고 한다. 그리고 주변에 많은 상처를 준다. 행복하게 살고자 하면서 행복하지 않은 방식으로 살아나간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관점이 교육과 습관을 통해 그렇게 굳어진 탓이다. 그러니 그런 안목의 filter를 통해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게 되어 그 본질을 있는 그대로 直指하지 못하고 자기의 잣대로 보게 되는 것이다. 我執에 빠지기 쉽게 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초보, 중급, 고급의 과정에 이를수록 같은 말도 경지가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직접 체득하지 않고서야 어찌 어휘로서의 이해로 자기의 삶이 바뀔 수 있을까? 내 삶이 달라지고 나아가 生死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이 生에서 만나는 최고의 행운이 되지 않겠는가? 청계사 맑은 계곡물과 숲길에서 '水流花開'의 경지를 더듬어 본다.

청계사입구 버스종점

메타세퀘이어 숲 데크길따라

개울건너 피안의 언덕으로

동영상

다시 차안의 사바세계로

인덕원역 가까이 닭갈비 맛집에서 이른 저녁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