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원광사 일요법회에서 공군 원공법사 법문 - 죽은 사람이 지옥 극락 갔는지?

9.4(일) 10:30, 국방부원광사에서
9월 첫주 국방부원광사 법회에서는 국방부군종과 원공 공준석법사께서 법회를 주관하고 법문을 해 주셨다.
남들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아는데 자기 자신만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그냥 자기의 습관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스스로 비춰보거나 스님과의 대화를 해보면 자신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원공법사 법문요지>
옛날 스님 한 분이 절에서
먼 마을로 탁발을 나갔다가 날이 저물어 양반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이튿날 아침 스님은
주인과 하인이 대화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마당쇠야"
"예 ~ 주인마님"
"윗마을에 사는 박첨지가
어젯밤에 죽었다며?" "예"
"그렇다면 박첨지가 지옥에
갔는지 극락으로 갔는지
알아보고 오너라."
"예" ~
죽은 사람이 지옥갔나? 극락갔나?
스님은 참으로 알 수가 없었다. 일평생을 염불과 참선수행을 하였지만 죽은 사람이 극락으로 가는지 지옥으로 가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는데, 마을에 사는 영감이 어떻게 저런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마당쇠가 돌아와 주인에게 아뢰는 것이었다.
"지옥으로 갔습니다."
스님은 더욱 기가 막혔다.
'저 마당쇠가 죽은 사람이 지옥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는 신통력이라도 있는 것인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데 주인이 또 마당쇠에게 지시하였다.
"아랫마을 김진사도 죽었다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고 오너라."
마당쇠는 한참 만에 돌아와
보고를 했다.
"김진사께서는 극락으로 갔습니다."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궁금함을 억누를 수 없었던 스님은 주인을 찾아가려고 일어섰고 때 마침 주인이 밥상을 내오기에 물어보았다.
"처사님, 죽은 사람이 지옥에 갔는지 극락에 갔는지 도대체 어떻게 아시오?"
그러자 주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죽은 사람 동네에 가면 금방 알 수 있지요. 모든 사람들이 '그 사람, 나쁜 일만 일삼고 남을 못살게 굴었으니 지옥 갔을거야' 라고 말하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지옥 밖에 더 있습니까?
그리고 '우리 동네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착하고 아까운사람' 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아쉬워하면 그 사람은 필경 극락에 갈 것이 아니겠습니까?"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른다
복을 갈구하는 기도는 우리가 많이 하고 있는데 참회의 기도를 하고 있는가?
참회기도를 한다고 해서 잘못한 일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같은 잘못을 행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된다.
주변 몇 사람에게만 물어봐도 나에 대한 평가가 금방 나온다.
그런데 외형적, 물질적 평가는 나오기 쉽지만 마음의 평가는 쉽지 않다.
스님과의 대화를 나누는 것은 내 마음을 비춰보는 기회가 되어 중요하다.
무주상보시
6.25때 성철스님이 마산의 어느 사찰에 가셨는데 법당현판에 중창불사 시주한 사장 이름이 크게 새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저 사람은 누구입니까?''
''한약방 경영하는 원장이신데 불사후원을 잘 하고 계십니다.''
이후에 그 원장을 만났다.
''신심이 깊고 훌륭해요.
그런데 현판 위치가 잘못된 것 같아요. 마산역앞 광장에 붙입시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가 있지요.''
원장은 현판을 태워버리고 기쁜 마음으로 돌아섰다는 일화가 있다. 보시를 하고는 칭찬, 표창받고 이름을 낸다면 불교의 기본인 相을 버려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가는 결과가 된다.
겸손, 겸허한 마음
시골 장날에 정육점에 고기 사러 간 어느 양반이 말했다.
''어이, 박상길, 고기 한근만 줘!''
''예''
다음 사람이 와서 말했다.
''이보시게 박서방, 고기 한근만 주시게.''
''예!''
앞에 양반이 보니 자기 고기보다 크게 썰어 준 게 보였다.
''이봐, 왜 내 고기가 작아?''
''예, 앞에 것은 박상길이 썰었고 뒤에 것은 박서방이 썰은 것이지요.''
나를 하대하는 이에게 존경심이 나겠는가?
2012 김해비행장 근무시 시주받으러 어느 작은 사찰을 찾아갔는데 스님이 말씀하셨다.
''법사님이 우리 사찰에 등을 하나 달아 주시면 안될까요?''
그렇게 형편이 어려운 절이었는데 그러면서 후원을 해 주셨다. 존경스러웠다.
결론
福은 검소함에서 생기고,
德은 겸손에서 생기며,
지혜는 고요함에서 생긴다.
지난 월요일 점심때 뭘 먹었는지 기억나는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덕분에 지금 내가 생존하고 있다.
부처님 말씀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부처님 법문말씀으로 인해 우리는 세상을 바르게 살아 나가고 있지 않은가? 고마운 일이다.
-국방부 군종과 원공 공준석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