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생애 첫 홀인원 기록한 23-7차 용성회 세일cc의 가을

여추 2023. 11. 4. 07:38

'23.11.2(목) 07:29, 세일cc에서

<생애 첫 홀인원>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
예고없이 일어난다.

홀인원도 그런 것인가 보다.

세상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다 처음이고 새로운 것이기는 하다.

1988년에 대령으로 진급한 이후 국방대학원 재학기간 중에 함께 입교했던 동기생들이 대부분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35년 전이다.

젊고 힘있던 시절이라 그해에 80대 스코어가 평균이었고 이후에도 실력이 늘어갔다. 그런데도 남들이 수시로 했다는 홀인원 한번도 하지 못했다. 나이들면서 비거리도 줄어들고 스코어도 뒤떨어지니 실력으로는 이글이나 홀인원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런데 어느날 반가운 손님처럼 찾아왔다. 굳이 통계적으로 본다면 아마츄어에게는 1/12,000의 확률이고 프로선수들에게는 1/3,500의 확률이라고 하지만 다 그런 것도 아니고 앞 뒤 언제나 올 수 있는 일이다.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는 초보자도 공이 어느 벽에 맞아 뚜르르 굴러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하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같다.

1971년, 26사단 공병대대 소대장으로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ROTC 9기 친구들과 지금도 거의 매월마다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매월마다 월례모임을 갖는 충주 신니면에 위치한 세일cc의 산길코스 5번, 깃발이 잘 보이지 않는 숏홀이다. 캐디가 중간에 서서 그린을 보고 있다. 앞의 두친구의 공이 온그린되었다고 캐디가 전한다. 다음 내차례... 아이언 7번채로 힘안들이고 툭 쳤는데 똑바른 방향으로 공중 높이 날아간다. 공은 보고있던 캐디가 어어~~^ 하다가는 펄쩍펄쩍 뛰며 홀인원이라고 얼굴을 감싸쥐고 흥분한다.

그 방향으로 가기만 했는데 그 넓은 그린의 작은 홀에 들어가다니...

계룡대cc에 가면 유난히 홀인원 기념식수와 기념석이 많이 보인다. 홀인원하면 진급한다는 말도 있었다. 그런 운세를 타는 때가 있었나 보다. 거기는 한번도 근무해보지 못했다.

손흥민 아버지의 말이 생각난다.
"오늘 몇골 넣었다는건 전혀 흥분할 일이 아니야. 다음 경기에서 잘하는 것이 잘하는 거야!"
홀인원도 마찬가지, 항상 되는 일도 아니지만 모든 일의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사는거야!

미뤄두었던, 예비해 두었던 일들이 이제사 일어났나 싶다. 젊어서는 그거 아니라도 얼마든지 좋은 일이 많을 때였으니 굳이 안해도 되다가 나이들어 필요한 때를 기다려서 와 주었으니...
그러니 일이 빨리 성사되지 않는다고 조급해 할 일도 없다. 이루어 질 일은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진다. 원인이 될 일만 꾸준히 하고 있으면...

새벽 안개가 자욱한 곳이 많은데 산허리에 위치한 세일cc는 다른데보다 날씨여건이 항상 좋다.

홀인원이란다.

확인!

고맙습니다!

축하 동영상

산국이 예쁘게 피어있다.

여기가 5번 숏홀이다.

언덕아래로 그린의 반이 보이지 않고 홀컵도 잘 보이지 않아 캐디가 그늘집 끝 소나무밑에 나가서 티박스와 그린을 보고 있다.

각각의 티샷 동영상

이 공이야!

예쁜 가을,
가을이 맑다.

멋진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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