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고교친구들의 칠순기념 마라톤에

여추 2017. 10. 18. 19:23

10.14(토) 아침 뚝섬유원지역 한강둔치에서의 독도수호마라톤

마라톤?
아직도 마라톤 해?
이 나이에 뭔 마라톤이야.
무리하지 마!
만나는 사람들마다 공통적으로 한마디씩 한다.

올해 80세로 육사 10년선배이신 공준식선배님은 지금도 한주 빠지지 않고 주 2회 풀코스대회를 완주하신다. 며칠전 추석연휴 기간 중에는 '6연풀' 완주를 하셨단다. 6일연속 풀코스를 완주하는 대회가 있었다고 한다. 어찌 그분께 마라톤이 무리하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는가? 사람들마다 형편이 다르니 다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마라톤 대회장에 나가보면 전혀 색다른 분위기가 있다. 물론 베테랑급도 있겠지만 일반 참가자들이 대다수다. 직장 유니폼으로 단체참가자가 눈에 많이 띈다. 직장인들의 단합에 이만한 이벤트만큼 건전하고 쉬운게 있을까 싶다. 참가비만 내고 신청하면 행사 잘 진행해주지 기념품 먹거리 풍족하지, 게다가 함께 땀흘리는 공통적 주제가 있으니 여러가지로 바람직하다. 개인별 능력에 따라 그룹별로 하프코스, 10km, 5.4km 등 다양하고 또 달리는 코스에서도 줄서서 선두에 가까운 그룹, 중간그룹, 후미그룹으로 나눠 뛰면 된다.

10여년 전에 함께 달려본 고교 친구들이 대여섯명 되는데 이번에 칠순기념으로 4명이 동참했다. 일년에 한두번은 짧은코스 마라톤이라도 함께 뛰어보자는 호표친구의 제안으로 용감하게 나섰다. 10년 전인가 육사 10년선배 두분이 칠순 기념으로 동경마라톤 다녀오시는걸 보고 우리는 저런때가 아직 멀었겠거니 했는데 올해가 바로 그해가 된 것이다. 다행히 아직 4명이라도 건각 친구들이 유지되고 있다.

참가비 2만원 내고 우편으로 번호판과 스피드칩, 티셔츠 기념품 등을 받고보니 연습을 좀 해야겠는데 잡아놓은 날은 뽀독뽀독 잘 다가온다. 결국 한번도 연습 못한채 그냥 나섰다. 그런데도 대회장에 가면 저절로 그 분위기에 젖어들게 된다. 개회석에서 국내 최고령으로 올해도 풀코스를 완주하셨다는 89세 할아버지가 무대에서 소개되고 있다. 우렁찬 목소리로 여러분 모두 100세까지 뛰시라고 덕담인사를 하신다.

자녀들과 함께 참가한 부모도 많고 남녀노소 가릴것 없이 수천명의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 펼치는 잔치마당이다.

89세 할아버지

89세 그 할아버지

머리띠에 태극기 2개 꽂고 뛰는 선수도

친구 이종복회장이 먼저 반환점을 돌아온다

직장 단체참가팀이 같은 유니폼으로

아까 그 할아버지
등에 이름과 함께
'100살까지 마라톤' 구호가 새겨져 있다

롯데타워가 바로 건너편에 보이고

누워달리는 자전거가 지나간다

순두부와 막걸리 무료시식

먼저 골인한 두친구의 자축

뚝섬유원지역 출구부근 자전거 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