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고교친구들 졸업51 나이71 기념으로 마라톤참가

여추 2018. 5. 14. 20:01
10년쯤 전이던가, 육사 10년선배 두분이 칠순기념으로 동경마라톤 풀코스 참가하셨다. 무척 부러웠다.
''와 멋지다.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작년도 70이 된 가을에 고교친구들 4명이 풀코스는 아니더라도 뚝섬에서 개최된 마라톤대회에 함께 참가했고 올 봄에 또 한번 참가했다. 이왕 시작한 김에 앞으로 봄가을에 한번씩은 뛰자고 했다.

수년전에 70세를 몇년 앞두고 당시 회장단에서 5070 행사기금을 회원들이 큰 부담 가지 않게 조금씩 정성스레 모금하여 두몫으로 나눠 저축해 두었다. 같은해이지만 두번으로 나눠 하자고 하여 졸업50주년 행사, 그리고 다음해에 만70 합동 축하모임을 갖자고 준비했었다. 덕분에 2년에 걸쳐 의미있는 행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5월25일의 만71모임을 앞두고 미리 네친구가 마라톤에 참가한 것이다.

마라톤이라 하면 그건 특별한 사람들이나 뛰는거지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인식이 어른들에게는 있는 것같다. 그게 아니다. 5km, 10km, 하프코스 중에 능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평소 런닝머신이나 조깅, 걷기 등을 하면 5km정도는 1시간 정도에 빠른 걸음으로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일단 대회장에 자기 이름이 새겨진 번호표를 가슴에 달고 수백, 수천명의 대열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솟구치는 느낌이 든다. 큰 물결이 모든걸 쓸고 가듯이 그 흐름의 대열에 타고 있기만 해도 기운이 움직여 나간다. 굳이 힘들게 뭐 그런걸 하느냐고 하겠지만 용기를 내고 마음이 젊어지는 비결이다. 그 준비과정에서 물론 몸도 좋아진다. 헉헉 숨을 몰아쉬면서 산소 펌프질이 된다. 이런 움직임을 통하지 않고 약으로나 의사가 어찌 심폐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겠느냐고 81세 선배께서 매번 강조하신다. 실제로 의사들이 측정한 공준식선배의 신체상태는 심폐기능이 30대, 허리가 40대, 골밀도는 20대 수준이라고 한다. 

젊은이들은 쉽게 오락삼아 마라톤을 즐길 줄 안다. 풀코스나 하프코스 참가자는 적고 단거리를 즐기며 달린다. 직장 직원들의 단합, 극기 프로그램으로 수십, 수백명이 단체로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 로고를 새긴 깃발을 들거나 같은 유니품을 입고 생글생글 웃으며 뛰는 모습에서 어려움을 통해 동질감이 더해진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밀고 달리는 용감한 아빠들도 있고 자녀들과 함께 달리는 젊은 부부, 연인, 친구들끼리 참가하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지만 개개인 어느 한사람도 자기 자신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각자마다 온갖 사연을 가지고 모였을게다. 내 삶을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듯이 골인 지점까지 단 한발자국도 누가 대신 뛰어줄 수 없다. 연습한 만큼 근육이 기억하여 능력을 발휘한다. 과거의 화려한 경력이나 관록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100km 울트라마라톤을 13시간 53분에 완주한적 있지만 지금 10km 뛰는데 조금도 도움되지 않는다. 지금 나의 상태가 어떠냐 하는 것만이 내가 쓸 수 있는 능력이다.

마라톤대회 현장에 가보면 남녀노소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누구나 준비하면 가능한데 다만 하지 않을 뿐이다. 못하는게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다. 비단 마라톤 뿐만이 아니라 어떤 것도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아무리 단순한 것이라도 내가 실천하고 있어야 내것이 된다. 세상 모든 자원들은 내가 활용할 수 있게 무한히 열려있지만 내가 문을 닫고 있으면 써먹을 수 없다. 내 안에 갇혀있지 말고 활짝 열고 나가 보자. 부족하지 않은 충만한 삶이 무한히 펼쳐지게 될 것이니...

●5.13 일 09:00 뚝섬유원지 한강공원에서 런인마라톤

●참가: 김호표 이상철 이종복 전인구

한강 건너로 종합운동장이 보인다

천막 하나에 '육사3중대'라는 현수막이 있어 가보니 중대 훈육관 인솔로 50여년 후배 30여명이 참가하고 있어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 생도들에게 50년 선배는 얼마나 까마득할까?

훈육관 장소령.
젊음이 멋지다.

또 다른 중대 생도들도 분대장생도 인솔로 참가했네.

동생도 함께

09:10분경 출발

이종복친구가 먼저 반환점 돌아오네

천호대교 부근 반환점에서

골인 후

후배상도들

이상철친구 골인

부근 식당으로 이동

자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