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왕산 안산 사이의 예쁜 봄꽃길 걷기

여추 2019. 4. 6. 10:22

4.5(금) 15:30 동기회 여의도포럼 14명

여의도포럼 답사는 좋은때를 잘 맞춘다

봄꽃 피크시기에 딱 잘 맞는 답사였다. 봄꽃은 피어있는 시기가 짧아 모임의 때를 적중하기가 쉽지 않다. 개화시기가 남쪽지방에서 부터 점차적으로 중부로 올라오지만 요즘은 날씨변동이 심해 어떤 때는 남북 동시패션으로 피기도 하고 서울지방이 그 이남보다 먼저 피는 경우도 많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차례로 피지 않고 여러 봄꽃들이 역시 한꺼번에 피기도 한다.

합천벚꽃마라톤이 합천의 명물 벚꽃백리길에서 펼쳐지는데 벚꽃이 만개한 때를 맞춘 것은 지난 18년 동안 반수 정도가 된다. 하루 이틀 사이에 비가 내려 꽃잎이 후루루 다 떨어져버리거나 아직 피기 전이거나 꽃없는 길을 뛰는 경우가 많았다. 꽃이 피고 연두색 움이 돋아나고 합천댐의 고요한 물이 넘실거릴 때 그 길을 뛰면서는 언제나 두보의 이런 싯귀가 떠올랐다.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강물이 푸르니 새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산청화욕연)
산빛은 푸르고 꽃이 불붙는 듯 하도다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올봄도 이렇게 또 지나가나니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어느날에나 고향에 돌아가리오

여기 마지막 구절의 '歸'는 어디로 돌아가고자 하는지 이전에는 '고향'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고향은 고향이되 우리가 인식하는 그 고향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 싶다. 만해 한용운선생의 시에서 처럼 '구름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그곳을 말함 아닌가 싶은 것이다. 우리는 그 실상세계에 들지 못하고 집나온 나그네처럼 바깥을 떠돌며 살고 있지 않은가?
'어느날이 이 돌아갈 해요'

서울에 여러 이름난 벚꽃명소들이 있지만 번잡하지 않고 한적하면서도 개나리 진달래 벚꽃을 함께 볼 수 있는 명소. 바로 이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독립문역3출구 앞쪽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05 버스를 타고 3정거장 '넓은마당'에 내리면 한양도성 인왕산구간을 만난다. 정류장 이름만큼 마당이 너르지는 않은데 산동네에 이 정도 공간이면 넓은 축인가 보다. 권율장군과 그 사위인 이항복의 집터가 부근의 남쪽에 있다. 도성 바깥길을 따라 꽃길을 가다보면 왼쪽으로 선바위가 보이고 오솔길을 따라 선바위로 간다. 아들 출산 기도터로 유명한 선바위다. 보시금을 넣고 기도를 올렸다.

선바위 뒤쪽 큰 바위아래 자리가 기운이 큰 자리인가 보다. 바람이 무척 거세다. 그 바람을 이겨내야 한다. 전망이 좋다. 성곽 바로 바깥에 위치한 이 선바위가 서울도성 안에 포함되었으면 역사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무학대사는 안쪽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고 정도전은 안된다고 했다. 유교가 盛하기 위해서는 선바위를 바깥에 두어야 한다고 하여 태조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무학대사는 한탄을 했다.
''이제부터 스님들은 유생들의 책보따리나 지고 다니게 되겠구나''

선바위 뒤쪽에서 비탈길을 서쪽으로 조금 가면 거기에 봄동산의 절경이 펼쳐진다. 멀리서 내려다 보기에도 좋고 꽃동산 안으로 가도 좋다. 구불구불 꽃길 오솔길 끝은 어떤 무지개세상과 맞닿아 있을까 궁금해진다. 멋진 봄풍경이다.

봄이 어디에 있나 찾으러 온 세상을 헤매다 그 답을 찾지 못하여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보니 양지바른 마당에 작은 봄꽃이 피어 있더라. 아하 봄이 여기에 이미 있었구나. 우리네 삶을 말해주는 古辭이다. 

넓은마당 도착 후 성내에서

바깥길 따라 인왕산쪽으로

한양도성 축조시에 황해도 봉산현 담당구간을 표시한 실명제 글자

멀리 남산이 보인다

앞에 보이는 선바위로 간다

무학대사는 이 선바위가 성내로 해야한다고 했고 정도전은 바깥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선바위 앞쪽

선바위 뒤쪽에서

남산이 잡힐 듯 보인다

왼쪽편에 내려다 보이는 멋진 공원 오솔길

정자쪽으로 이동

진달래 개나리가 함께 만개

뒤에 진달래, 앞으로는 개나리

되돌아 보아도 온통 꽃길이다

앞쪽 건너편은 안산

정자에 둘러 앉으면 봄詩가 저절로 떠오른다

무악재하늘다리를 건너 안산자락길로

독립문

도가니탕의 명가 대성집에서 저녁식사

동기회 사무총장 전달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