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5월 동기회 잠실 팔당대교 덕소 구리 한강변 자전거라이딩

여추 2020. 5. 17. 19:25

5.17(일) 09시, 동기회쟌차동호회 4명, 잠실철교 남단에서 만나 한강변 43km 라이딩
●코스: 잠실철교 남단- 하남시 미사리- 팔당대교- 남양주시 수석동- 왕숙천 미음교- 구리시 한강공원- 잠실철교 북단~ 강변역(43km)

지난 1월의 동호회 라이딩 이후 4개월만의 만남이다.

오늘 라이딩은 찔레꽃과 아카시아향을 떠올리는 소박한 라이딩으로 기대했는데 우연치 않게 마주친 화려한 꽃양귀비와 유채가 코에서 눈으로 주제를 확 바꾸어 버린 매혹적 분위기의 라이딩이 되었다.
''아하, 여기가 혹 천상세계가 아닐까?''

요즈음은 부쩍 이런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 매순간이 내 삶의 '전성기'로구나!''

내 삶의 황금기

언제가 '전성기'였을까 되돌아 보면 무수히 소중한 시절과 순간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된다. 행복했던 시간뿐만이 아니라 몸의 고통이나 상황의 어려움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지만 언제나 희망이 있었고 그 역경을 이겨내는 즐거움도 컸다. 그런 순간들까지도 다 내 삶의 전성기들이었지만 지금은 이런저런 기쁘거나 어려움의 추억으로만 남아있지 잡히는건 아무것도 없다. 어젯밤의 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굳이 남아 있다면 그런 일들로 인해 지금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것들이다. 이겨내기 어려웠던 고난의 시간들도 지금의 나에게 그리 손해가 된건 없다. 오히려 그로 인해 면역력이 키워졌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내삶의 최고 전성기는 그런 여러 결과들이 모여있는 지금 오늘밖에 다른 어디에도 없다 할 것이다.

찔레꽃 향기는

이즈음은 아카시아나 찔레꽃 짙은 향이 먼 추억을 자극해 준다. 자생덤불로 자란 찔레가 하얀 꽃을 피워 지게지고 마을 건너편 밭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오솔길 모퉁이에 저 먼데서부터 향이 풍겨오면 무거운 어깨의 등짐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상쾌함을 느끼곤 했다. 굵게 돋아나는 새순을 꺾어 껍질을 벗겨 먹으면 새봄의 색다른 먹거리가 되기도 했다. 찔레꽃과 관련된 노래들도 많이 있다. 고향을 연상시키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장사익은 절규하듯이 이렇게 노래했다.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 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잠실에서 한강남측을 따라 하남 고수부지까지 가는 길에서는 코끝에서 그 향이 이어지고 바람결에 노래도 들리는 듯했다.

자전거타는 사람들이 여기로 다 나왔나 싶게 강변 자전거길은 호항이다. '코로나사태'로 인해 야외활동이 더 호황을 누리는 추세가 오히려 건전하고 바람직하지 싶다. 새봄의 풀과 나무에서 싱싱한 연둣빛 잎이 돋아나듯이 젊은이들의 넘치는 활력은 생명력의 멋진 발현현상이다. 70억의 온세상 사람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 세상 무대에서 춤추고 있는 모습이라 할 것이다. 어디 사람뿐이겠는가? 하늘과 구름, 산, 한강, 나무와 풀, 불어오는 바람 등 모든 法界가 다 살아 움직이면서 각자로 보면 개체로 전체로 보면 한덩어리(一團)으로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며 변화하고 있다. 그 움직임이 거대한 오케스트라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금의 '코로나사태'나 혼란한 '시국'까지도 그 조화에서 여외일 수는 없을게다.

한강의 남쪽과 북쪽편 강변으로 잘 조성된 둔치와 자전거길이 있는 서울과 하남지역을 좋은 터전으로 잡은 안목은 서기전 십제국과 백제시대가 시작된 2,000여년 전 조상들이나 지금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말해주는 듯싶다. 예전에는 아마 여름마다 홍수로 저지대 대부분이 물에 잠겼을테지만 지금은 남한강, 북한강의 여러 수계댐들이 수위조절을 하고 팔당댐이 마지막으로 받쳐주고 있어 하류지역이 다 옥토로 개발될 뿐만 아니라 상수도 급수원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이런 치산치수를 강력하게 추진했던 역대 국가지도자들의 선견지명에 새삼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의 무대는 언제나 활짝 열려있고 누구나 나서면 주인공이 된다. 아니 이미 주인공이 되어있는 상태이기는 하다. 인지하거나 않거나 본성은 이미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단지 그 생명력을 더 활기차게 살리는 일은 각자의 몫이다. '고려불화'의 화려함처럼 그렇게 매순간을 멋지게 살려나갈 일이다.

 

잠실철교 남단에서 09시 만나 동쪽으로 출발

암사대교 아래

하얀 찔레꽃 - 먼데까지 향기가

하남시 경계 진입

탁트인 한강변

 간식타임

무수히 지나간다

팔당대교를 건너

 팔당으로 가는 길은 도로체증 정도

덕소 둔치는 온통 꽃밭이다

꽃양귀비

앉고보니 고교 같은반 친구네

이전에 갔던 수석고개 토방에서 낙지비빔밥과 단지수제비 점심 - 고교 바이콜 손창인대장도 한강하류 오전라이딩 후 점심식사에 합류

 

구리 고수부지의 금계국

강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