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낙엽 푹신한 바라산 숲길로 일육우보회 늦가을 월례 산책

여추 2020. 11. 27. 14:20

11.26(목) 15:30, 인덕원역에서 고교 일육우보회 친구 및 가족 8명이 만나 버스로 바라산자연휴양림 입구로 이동, 코로나 관련 점검을 한 후에 숲해설사의 설명과 안내를 받으며 낙엽쌓인 숲속 오솔길을 이리저리 산책하고 휴양림 입구 맛집에서 품격있게 저녁식사(인근지역 거주 친구 동참으로 총9명)

전날 저녁에는 동문회 연말총회가 육군회관에서 있었고 애초에 월요일에 계획된 일정을 총회 이후 목요일로 조정하기도 했다. 거기다가 며칠전부터 수도권의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거리두기 1.5단계로 통제를 강화함에 따라 심리적으로 외출자체에 민감하게 신경이 쓰여 참가자가 당연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 활동지침에도 모임을 자제하거나 10명 이내로 제한토록 되어 있는데 마침 적절한 인원이 모였다.

바라산자연휴양림과 맑은숲으로는 좋은 계절에 수차례 답사를 다녀간 적이 있어 친숙하다. 매번 우리 답사때마다 수년간 예약과 안내를 주선해온 민들레선생님이 올해말 근무가 종료된다고 이날은 특별히 바라산을 새겨넣은 기념손수건까지 만들어 송별선물로 주었다. 숲과 자연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 관심을 갖게 해주고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안목을 키워주는 기회가 되었다. 고마운 일이다. 이날도 숲해설 전문가 양승길선생, 최선생 두분을 주선해주어 코스와 설명 등 유익한 산책이 될 수 있었다.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의 침엽수는 늘푸른나무로 생각하지만 가을에 낙엽이 진다. 계속 새잎이 돋아나 상록수로 보인다. 어릴적 시골에서 가을이면 산에 나무하러 가는데 최고의 땔감이 솔잎, '깔비'다. 가까운 산에는 나무를 다 잘라가고 없어 점점 더 먼 산으로 간다. 어쩌다 만나는 소나무 아래 불그스레한 깔비를 갈쿠리로 긁어모아 새끼줄에 묶어 지고오는 날은 횡재다. 그냥 활엽수 잎은 부피만 많지 땔감으로는 부적합하다. 부엌바깥에 깔비가 몇짐 가지런히 쌓여 있는 집은 부잣집이다. 장날 내다 팔기도 했다.

낙엽송 잎갈나무

소나무과에 속하는 침엽수이면서 가을에 잎이 다 떨어지는 낙엽송이 있다. 낙엽지는 소나무라고 하여 落葉松이라 하고 '잎을 간다'하여 잎갈나무라 하며 이깔나무라고도 한다. 재래종이 오대산에 몇그루 있다는데 대부분은 일본이 원산지로 후지산에 많이 자생한다 하여 후지송(富士松)이라고도 한다. 키가 30여m까지 곧게 자라 예전에는 전봇대로 많이 활용하여 전봇대나무라고도 하는 등 여러 이름이 있다. 공사장의 형틀 아시바로도 많이 썼다.

생강나무 산동백나무

봄에 노란 꽃이 먼저 피어 봄소식을 알리는 迎春花가 생강나무 꽃으로 산수유처럼 보인다. 예전에는 이 나무의 열매로 기름을 짜내어 여인네들이 머릿기름으로 써왔기 때문에 산동백나무라고도 부른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 소년과 점순이 풋사랑 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린다.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 김유정, 《동백꽃》
빨간 동백꽃이 아닌 그 노란 동백꽃이 바로 이 생강나무이다.

숲을 통해 인간도 자연생태계의 한 부분으로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자연친화적 인식을 갖는 기회가 되고 있다.

바라산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코로나체크와 안내코스 설명

연말 특별 손수건선물도 증정

정문은 폐쇄되어 계곡 흙길로 진입

맑은 물이 흐르고 키큰 나무숲이 있는 그 가운데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고 행복하다.

자연은 스스로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봄에 일찍 노란꽃이 먼저 피는
생강나무(동백기름을 짜는 산동백나무)

낙엽송인 잎갈나무, 전봇대나무

노을지는 숲길을 내려와 부근의 맛집으로

휴양림 입구의 유명맛집 - 자연그리고어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