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동기회 여의도포럼 초겨울의 바라산 숲길로 - 수조엽락 체로금풍

여추 2020. 12. 5. 00:06



12.4(금) 15시, 4호선 인덕원역에서 동기생 여의도포럼 회원 5명이 만나 버스로 바라산자연휴양림 입구 이동, 숲해설사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며 숲길을 산책하고 부근 맛집에서 저녁식사

樹凋葉落時如何?
''나무가 마르고 잎이 떨어질 때면 어떠합니까?''

체로금풍(體露金風)이니라!
''가을바람에 몸체가 드러나지.''
-운문선사, 벽암록-

새싹이 돋고 꽃이 피거나 잎이 무성하고 고운 단풍이 물든 풀과 나무가 있을때의 산을 자주 찾았는데 이번에는 잎이 다 떨어지고 줄기만 앙상하게 남은 초겨울 산길로 들었다.

안보였던 속이 훤히 다 보인다. 더 숨을 곳도 없고 숨길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 다 보여준다. 마치 정년퇴직 후 우리들의 모습같다. 계급장과 직책과 권력 등의 온갖 세상것들로 요란하게 겉치레를 하고 한시대를 풍미하고 살았던 것들이 다 떨어져 나간 '나'. 그게 권력인지도 몰랐지만 나도 모르게 거기에 취해 살았다. 돈은 없었어도 장날처럼 사람들이 모였다. 그 외형적인 것들, 하루아침에 모두 바뀌는 것들이다. 그것을 자기것으로 착각하고 산게 아닌가? 떨어져 나가고 나니 아무것도 없다. 남은 건 자신의 '본래면목'이다. 착각이 어리석음이었다.

눈밝은 선인들은 겨울나무에서 그 본래면목을 보았다. 나무와 자연이 전해주는 말없는 法의 가르침을 알아챈 것이다.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 흘러가는 구름, 해와 달, 계절의 변화 등 어느것 하나 가르침 아닌게 없다. 있는 그대로의 말없는 가르침으로 '무정설법(無情說法)'이다. 왜냐하면 말로 표현하고 생각을 일으키는 순간 곧 어긋나 正法은 말이나 글로 전해 질 수 없는 경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선사들께서 '水流花開'라고 그 경지를 표현 하셨나 보다.

오늘의 경계를 굳이 말한다면
''잎진 자리에
겨울눈은 봄을 머금었구나''

숲해설가 최은경선생이 코로나첵크 후 코스와 숲안내 설명과 스트레칭까지

망개나무를 만났다. '청미래덩굴'

이런 망개열매가 열려 빨갛게 익는다. 잎은 망개떡을 싸먹고 뿌리는 여러 약효가 있다.

국수나무.
껍질 속이 하얀 국수같다. 햇볕을 찾아 오솔길쪽을 향해 자란다.

물푸레나무
물에 풀면 물이 푸르다. 곤장으로 쓰지 못하게 했다는 기록이 있단다. 크라운같은 겨울눈이 있다.

단풍나무 열매는 프로펠러같은 날개가 달려있어 떨어지면서 멀리 날아간다. 바로아래 떨어지면 어미나무의 그늘이 되고 영양의 경쟁관계도 된다. 민들레홀씨도 바람타고 멀리 날아간다.
그런데 우리나라 엄마들은 반대로 헬리콥터맘이 되어 자식 부근에 뱅글뱅글 맴돌면서 자연의 순리에 맞지 않게 자식을 키운다.

생강나무 = 산동백나무
봄에 가장 먼저 노랑 꽃을 피우는 나무. 가지 껍질을 벗기면 생강냄새가 난다. 열매에서 짠 동백기름을 옛 여인네들이 머리에 발랐다. 잎모양이 하트모양과 山字 모양이 있어 산사랑나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역이름 중에 사람이름이 들어간 역은? '김유정역'
춘천출신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 소년과 점순이 풋사랑 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린다.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 김유정, 《동백꽃》
빨간 동백꽃이 아닌 그 노란 동백꽃이 바로 이 생강나무이다.

왼쪽눈은 꽃눈이고 오른쪽 눈은 잎눈이다.

 봄에 생강나무에 이런 꽃이 핀다.

 

하늘을 찌를 듯한 낙엽송 숲
침엽수인데도 잎을 간다고 하여 잎갈나무라 한다. 토종이 오대산에 몇그루 있는데 조림한 묘목은 일본이 원산지이고 후지산에 많아 富士木이라고도 한다.
키가 30m까지 곧게 자라 예전에는 전봇대로 많이 썼다. 전봇대나무라고도 부른다.

 여기는 잣나무 숲

 절단한 나무를 쌓아두었다.
비오톱이라 한다. 곤충들의 서식지로 활용토록 배려하는 것이라 한다.

 

사위질빵넝쿨
이름에 장모가 사위를 아끼는 마음이 담긴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

참나무6형제 중에 껍질을 콜크마개로 쓰는 굴참나무

무심코 스쳐 지나면서 보이는 나무나 풀마다 다 귀한 story가 있다. 알고 보면 이전과 달리 보인다. 나무와 풀, 곤충과 새, 인간과의 생태계, 자연의 연계성까지 보이고 느껴진다.
알아 갈수록 자연친화적이 되고 조화로운 삶에 도움이 된다.

김포공항을 향하는 예쁜 항공기를 올려다 보면서 코로나로 폐쇄 중인 휴양림 시설을 지나 출구로...

 바라산자연휴양림 입구의 유명맛집

갈치무조림찜 삼치 임연수 고등어구이 등
분위기 품격 맛 가성비 등이 기대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