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시간은 흘러 어디로 가 있을까? 본질은 흐른 적 없이 현재인데...

여추 2020. 12. 13. 19:13

연말이 다가오고 또 한해가 지나간다. 새해가 되면 나이한살 더 먹는다. 한살한살 별것 아니게 지나다 보니 어느새 청춘도 젊음도 다 지나가 버렸다. 지나간 시간이 어딘가에 흘러가서 저장되어 있을까?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에 본질이 있고 현상이 있다.
현상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듯이 시간이 하루하루 지나고 미래에서 현재, 과거로, 또는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흘러가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시간의 본질은 흐르는게 아니다. 계속 현재가 이어지고 있는 과정이다.

이제까지 살아온 70여년 지난 세월은 다만 사진이나 추억으로 남아있을 뿐 어젯밤의 꿈처럼 실체가 없다. 과거의 추억이나 관념, 그리고 아직 오지않은 미래도 실체가 없다. 그런데 생각으로 떠올리면 현재의 스크린에 영상처럼 나타나온다. '현재의 순간'은 쉬지않고 끊임없이 샘물처럼 싱싱하게 계속 솟아나오고 있다. 순간이 늘~~있는 것이다. 즉 '영원한 현재'인 것이다. 이 얼마나 큰 축복의 선물인가? 그래서 현재를 영어로 present(선물)라고 하는 것같다. 잡으려면 곧 과거로 흘러가 버려 결코 잡을 수 없지만 늘~~ 있는 것은 확실하다. 감탄스럽다. 그래서 우리말로 '오~~~늘'이라 했나 보다.

시간만 그럴까?

삼라만상 모두 본질과 현상이 있다.
그렇다면 '나'도 그렇다는 말인가? 물론이다. 본질로서의 나와 현상으로서의 나가 있다. 현상으로서의 나에 대해서는 살아오면서 나의 외모와 생각이 계속 일어나고 희노애락이 거듭되는 삶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름과 성별, 출신, 학력, 경력, 직업과 소유 등을 자기로 동일시한다. 이 허구적 이미지가 '에고'이다. 그 정신적 이미지에 따라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언행으로 나타나오게 된다.

그런데 나에게 변하지 않는(不變) 내가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다. 내가 잠자는 사이에도 있고 눈을 감거나 떠도 있는 그것. 추운줄 알고 맛있는줄 아는 그것. 화낼줄 알고 걱정할줄 아는 그것. 나의 심장을 뛰게 하고 적기에 호르몬을 분비하여 소화를 시키며 머리카락이 자라는 신체적 활동까지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현상들. 우리 부모님도 그랬고 우리 자녀들 또한 그럴 것이다. 생명력이나 성령이라고도 할 것이다. 그것이 이 몸을 통해서 보고 듣고 이끌어가고 있다. 그게 주인공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생각과 감정을 자기와 동일시하며 에고를 나로 삼고 사는 그 생각의 흐름 배후에는 그 생각들에 물들지 않는, 그 생각들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무한한 공간이 있다. 그게 바로 변하지 않는(不變) '순수존재'이다.

왜 이러한 인식이 중요한가 하면?

시간: 변화해 가고 유한한 시간을 기준으로 삼으면 언제 태어나서 언제 죽는 이 육신을 자기로 삼아 태어나면서 부터 삶에서 이런 저런 일들이 끊이지 않게 일어나고 언젠가는 육신을 버리고 떠나는 날이 온다. 그렇게 해서는 완전한 자유로움이 없다. 시간이 준 현재의 선물(영원한 현재)에 눈을 떠야 한다(心眼).

그리고 의식은 에고로 부터 벗어나기

사람들은 행복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데 걱정, 근심, 감정 등의 에고로부터 벗어나지 않고서는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고 자유롭지 않고서는 완전한 행복에 이를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현재를 살면 된다. '행복'이니 '아름다움'이니 이름붙일 것도 없이 지금 그대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