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라이브톡 생중계로 부친제사 모시기 - 한글축문도

여추 2021. 8. 10. 00:26

음력7월1일 저녁, 부친 31주기 기제사에서

매번 부모님 제사와 설, 추석 등 1년에 4번은 가족, 친지들의 모이는 날로 오래 전통을 유지해 왔다. 형제자매, 사촌, 외사촌, 고종사촌, 이종사촌 등의 여러 2세대 조카, 3세대 조카손주들까지 만나는 기회가 되어 온 터였다.

작년부터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 방침 적용에 따라 20여명의 모이던 인원이 점차 줄어들었고 특히 이번에는 18시 이후에 직계가족만 4인까지 만날 수 있다는 새로운 방침이 적용되어 부득이 두 아들과 조촐하게 제사를 모실 수밖에 없게 되었다.

카톡방 라이브톡으로 생중계

서울에서 용인 수지 제사에 동참하지 못해 서운해 하시는 자형 누님, 남동생네, 여동생네, 그리고 단톡방으로 평소 소통하고 있는 조카들이 영상으로 제사장면을 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들이 여러 방법을 이리저리 시도해 본다. 결과는 노트북으로 연결된 '카톡방 라이브톡'에 의한 방법이 가능했고 이번에는 절반 이상은 성공을 거둔 셈이 되었다. 쌍방영상이 아닌 1방 중계였고 녹화는 되지 않았다. 미리 준비하면 쉽고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이번은 임시방편이다.

추후에 여건에 따라 3가지 방법이 가능할 것 같다.
-집에서 명절, 기제사 모시는 경우
-야외 묘소에서 성묘, 묘사의 경우
1)노트북에 의한 라이브톡 중계:
노트북으로 카톡을 연결하고 스마트폰을 삼발이로 적절한 위치에 세워 정해진 시간에 카톡방에 '라이브톡'을 보내면 가입자가 눌러 영상화면을 볼 수 있다.
2)유튜브에 의한 방법:
24시간이전에 신청하면 유튜브를 이용하여 중계하고 유튜브로 시청 가능
3)'줌'에 의한 쌍방 화상:
무료 '줌' 앱을 사용하면 중계화면 뿐만 아니라 시청하고 있는 상대방의 영상도 이쪽 화면에 나타나 쌍방 화상통화까지 가능

제주도에 계신 형수와 조카, 부산, 대구에 있는 조카 등 동참여건이 안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비접촉/언택트'가 대세인 시대가 될 여건에서도 가족, 친지간의 전통과 공감대 유지에 이런 IT기술의 활용이 더욱 필요한 시대가 되지 않겠나 싶다.

비단 집안 모임이나 행사 뿐만 아니라 종친회, 동창회 등의 여러 친목단체 모임에서도 시도해 볼만 한 일이다. 국방부 원광사에서는 주지법사 부임이후 환영법회도 갖지 못한 상태이지만 신도들이 없는 상태에서도 일요일마다 유튜브로 법회와 법문을 진행하고 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런 시대적 상황변화의 적응이 빠르다.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하는 것도 지혜로움이라 할 것이다.

캡쳐로 보내 온 화면들

실시간 문자도 왔다갔다...


<한글 축문>


歲次 辛丑 7月 戊子朔 初하루 戊子 孝子 ㅇㅇ와 자녀, 손주들이 아버님의 기일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국가방침으로 코로나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됨에 따라 직계가족들도 4인 이상 모이지 못하게 되어 있어 형제간, 손주, 증손들이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하고 온라인 영상으로 동참하는 새 역사를 시도하는 날입니다.

오늘 음력 7월 초하루, 31년전에 별세하신 아버님의 기일을 맞으면서 분주한 세상살이로 한동안 잊고 지냈던 부모님의 음덕과 고마움에 대하여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은혜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고 모르지는 않지만 이를 당연한 것으로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 은혜를 갚으려면 한쪽어깨에 아버지를, 다른 어깨에 어머니를 올리고 수미산을 천만바퀴 돌아도 다 갚지 못한다고 했듯이 어떤 비유로도 그 고마움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 보이지 않는 여러 음덕 덕분에 저희들의 오늘이 있고 또 자녀, 손주들로 그 내리사랑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들어 여러 어수선한 세상의 분위기로 인해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저희들은 비교적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난국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예전에 겪었던 6.25전쟁이나 농촌에서의 가뭄 및 홍수 등의 여러 자연적 재해와 수시로 발생되는 전국적인 유행병 가운데서도 가족들을 안전하게 지켜 오신 그 정성스러움을 전통으로 저희들이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년도 이맘때 이후 한해 사이에 가족들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누님 자형 내외분은 고맙게도 여전히 집안의 어른으로 자리잡고 계십니다.

형님은 아쉽게도 작년 말에 먼저 부모님 곁으로 떠나셨습니다.

남동생, 여동생 내외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 자손들과 손자 손녀, 외손자, 외손녀들 모두 개인별로 특출한 역할로 직장과 사업에 최선을 다하면서 다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생활에 가끔은 어려운 처지를 겪기도 하지만 고난을 통해 성장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확신으로 모두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가정을 이루는 근본은 화목과 사랑입니다. 온 가족이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서로 아끼고 도우면서 부모님께서 이어주신 전통을 잘 실천하겠습니다.

오늘 아버님의 기일에 올리는 이 음식은 하늘에서 떨어지 것도 아니요 땅에서 솟아난 것도 아닌 저희 자손들의 정성으로 바치는 것이오니 흠향하시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거나 사정상 함께하지 못한 자녀 손주들까지 잊지 말고 챙기시어 큰 사랑을 베푸소서.

辛丑년 陰 7월 초하루, 자녀 손주 일동이
간절한 마음으로 정성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