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에서 라이브톡 생중계로 추석차례, 한글축문도

여추 2021. 9. 21. 12:26

9.21(화) 추석날 차례모시기

추석차례

우리 어른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대다수 농경 문화속에서 살아왔고 우리 두 아들도 그런 분위기에서 자라왔다. 또 아직은 형제간들이 계시니 지금의 전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명절마다 젊은이들의 인식을 조사한 통계를 보면 기존의 제사방식에 대한 과도한 부담으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과반을 넘어서는 것같다. 특히 여성들의 부담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이 더 큰 편으로 보인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해 직계가족외의 어른들을 만나는 기회가 줄어드니 이제는 '엄마 아빠 아들 딸'만 가족이라고 여기는 경향까지 늘어나는 것같다.

개발과 보전

세상의 일들은 언제나 '개발과 보전'을 두고 상충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전통은 잘 실천하고 보전하는 것이 인류문화에 과학적 발전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시대가 되고 있지 않은가?

젊은 세대의 일은 그들의 형편 되는대로 알아서 할 것이지만 적어도 우리세대에서 실천할 수 있을 만큼은 하는 것이 우리의 소임이 아닐까 싶다.

라이브톡 영상 중계

형제간들과 조카들이 이전처럼 한 자리에 모일 수가 없으니 스마트폰 '라이브톡' 생중계로 동생도 동참하고 조카가 누님자형께 동영상을 보실 수 있게 했다. 노트북을 이용하고 누가 시청하고 있는지 이쪽편 화면에 나타난다. 앞으로 이런 방식이 점차 보편화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2021 신축년 추석 차례 한글축문>


歲次 辛丑年 八月 戊午朔 十五日 壬申 孝子 ㅇㅇ 敢召告于

올해의 가을도 작년 가을처럼 코로나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부모님께서 사랑하는 자녀 형제들과 손주들이 차례에 함께 모이지 못하고 부득이 최소한의 가족들만 모여 조촐하게 부모님과 조상님께 가을수확의 정성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국가적인 방침으로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전국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직계가족들도 백신 2차접종자 4인을 포함하여 최대 8인까지 모이고 야외 성묘 시에는 4인까지만 허용되는 방침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에 따라 기존의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고 그 영향이 여기에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어른들에게는 안타까운 현상이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자연스럽게 변화되어가는 문화적인 형태로 보입니다. 현장에 동참하지는 못하더라도 온라인 동영상(라이브톡)으로 공간의 제약을 초월하여 교류하는 새 역사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제주도에 가 있는 조카들이나 서울에 있는 외손들도 영상으로 동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온 나라와 전 세계가 코로나 역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들 합니다마는 어려운 편에 선 사람도 있고 또 그 반대편에 선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어렵게 한다기 보다는 똑같은 세상의 상황에서도 현명하고 지혜롭게 사는 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이보다 더 심각한 일들도 일어날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어떻게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부모님과 조상님들께서는 저희들에게 몸소 실천하면서 일러 주셨습니다.

이 즈음 고향의 가을들녘은 벼패는 내음으로 온 들판에 구수한 향기가 가득하고 밭에는 들깻잎 향, 빨간 고추, 호박이 누렇게 익어 갈 것입니다. 태풍과 비바람을 잘 이겨내고 결실의 계절을 맞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연초에 마음먹었던 일들의 결실도 거두어야 하는 가을입니다. 열심히 땀흘려 노력한 결실도 있고 소홀했던 점도 많습니다만 아직도 남은 올해 연말까지 또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을 성찰하는 자리가 되고 있습니다.

작년도 이맘때 이후 한해 사이에 가족들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누님 자형 내외분은 고맙게도 여전히 집안의 어른으로 자리잡고 계십니다.

형님은 작년 말에 먼저 부모님 곁으로 떠나셨고 조카들은 제주도 형수님 댁으로 명절에 모입니다.

남동생, 여동생 내외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손주들도 무럭무럭 성장합니다.

여러 자손들과 손자 손녀, 외손자, 외손녀들 모두 개인별로 특출한 역할로 직장과 사업에 최선을 다하면서 다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가정을 이루는 근본은 화목과 사랑입니다. 온 가족이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서로 아끼고 도우면서 부모님께서 이어주신 전통을 잘 실천하겠습니다.

오늘 올리는 이 음식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땅에서 솟아난 것도 아닌 저희 자손들의 정성으로 바치는 것이오니 흠향하시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거나 사정상 함께하지 못한 자녀 손주들까지 잊지 말고 챙기시어 큰 사랑을 베푸소서.

辛丑年 음력 8월 보름 추석에 부모님과 조상님께 후손들이 간절히 고해 올립니다.

4년전 추석날은 이렇게 만났다. 이런 아름다운 시절이 곧 오겠지?

고향으로 가는 고속도로
이쪽은 널널~하다.

고향집 마당에서 불피우고 보름달보기

그리고 야식

어릴적 올려다 보았던 그 천정서까레

감나무단풍이 가을을 재촉한다.

선산 성묘

대구 막내처제네 집에서 점심식사 후 상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