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눈부신 영산홍과 철쭉이 만발한 태릉에서 本心을 일깨워 본다

여추 2022. 5. 6. 10:47

5.3(화) 아침, 태릉에서 동기회 5월 월례골프 4팀

수년동안 코로나로 인해 해외골프가 불가능하다다 보니 국내의 먼 지방까지도 골프장마다 부킹이 무척 어려워진 실정이다.

그 영향이 군골프장에도 당연히 미치게 되어 군골프장 부킹도 무척 어려워졌다. 매월마다 10여개팀이 가족들과 함께 참가하여 월례회 모임을 가져왔었는데 이번달의 경우는 국방부 할당 3개티에 부킹 1개티로 총 4개팀만 동참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더구나 꽃피고 경관이 좋은 계절에다 날씨까지 운동하기에 적합하니 부킹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매월 잘 챙겨서 진행하고 있는 민병노 골프회장이 무척 고맙다.

영산홍, 철쭉이 만개했다. 눈이 부시도록 색깔이 곱다. 너무 진한 빨간색은 마음이 산란할 지경이다. 꽃이 지고 나면 모두 무성한 녹음 속으로 스며들어 가고 말겠지. 시작이 있는 것은 반드시 피크가 있고 하강기를 거쳐 그 끝이 있다. 전성기는 좋지만 이후로는 아쉽고 허전해 진다. 그래서 그 길은 언제나 희노애락이 번갈아가며 함께 하고 있다.

여기로부터 벗어나려면 행복과 쾌락이 없는 길로 들어서야 한다. 행복/불행으로 나누지 않고,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이다. 쾌락이나 불쾌 등의 구분을 하지 않는 것이다.

天地不仁

자연은 되어가는대로 일 뿐 거기에 아무런 감정도 없지 않은가? 홍수, 벼락, 지진에게 소송을 제기할 것인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 아무런 문제없이 세월은 흘러가고 있다. 그러니 그 문제없는 세월을 문제삼을 일이 없다. 심각하게 문제삼았던 옛분들도 다 돌아가셨다. 우리 역시 다르지 않다. 그냥 받아들이면서 적응하고 살면 편안하다. 順天者는 興이요, 逆天者는 亡이라 했다.

止觀

'좋다'거나 '행복하다'거나 하는 생각을 일으키는 순간 곧 이분법의 세계로 들어서고 만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해도 감정을 일으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즐기면 되는 것이다. 배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잔다. 쉬운 일이고 기본적인 일이지만 잘 안되고 자꾸 개인적인 ego가 작동하여 이끌고 다니려 하고 있다. 언젠가 이를 포기하고 내려놓는 날이 道가 트는 날이라 하겠다. 그러면 주변과의 마찰이 생기지 않고 내면적 평정이 온다. 외부로 향하는 마음에 따라가지 말고 그치면(止), 그때서야 안으로 자기의 본래마음이 보이기 시작한다(觀). 거기에 무한한 보석이 있었음을 깨닫고 이를 자유자재로 쓰면 된다. 그것이 '지혜'이다.

태릉의 아름다운 봄날에, 잠들었던 '本心'을 일깨워 본다.

씩씩한 동기생들이 함께

북한산 정상 향한 浩然之氣 풍경

불암산 정상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