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고교 바이콜릭스 14주년 기념라이딩과 축하

여추 2020. 9. 11. 13:21


9.5(토) 15시, 살곶이다리 동편 쉼터에서 고교 바이콜릭스 대원 5명이 만나 중랑천따라 월릉교 왕복 26km 라이딩 후 서울숲공원 야외무대 부근에서 추가로 2명이 동참한 가운데 조촐한 야외picnic 축하모임

''손대장은 천국에 갈 확실한 자격이 있어. 의사로서 사람들의 아픔을 낫게 해주는 기본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 친구들을 자전거로 행복하게 해주었으니 말일세.''

고교 바이콜릭스 창립14주년 기념 저녁식사 모임 전, 오후 늦게 간단한 라이딩을 가졌다. 식사장소는 코로나를 감안하여 실내모임 대신 뚝섬 서울숲 야외무대 부근 나무밑에 자리를 펴고 둘러앉았다. 한 친구가 14주년을 맞는 소감으로 이렇게 운을 뗐다.
''그래 맞아, 이런 또하나의 행복주머니를 만들어준게 손박사 덕분이지.''
무두가 동감이다.

시골에서 통학할때 자전거를 타고 다닌적은 있지만 스포츠로 타는건 내게 전혀 관심밖이었다. 척추와 관절이 편치않은 손박사가 운동법으로 부부간 자전거타기 주말운동을 해왔는데 너무 좋아 친구들도 동참하자고 하여 2006년 9월3일에 5명이 첫 모임을 가진 이후 점차 동호회로 활성화되어 왔다. 여름 겨울 빼고 매월 3회 정도로 연간 30여회 라이딩이 되고 이제까지 누계 387회가 되었다.

주말 종교활동과 중복되면 참가못하고 여건될 때만 참가하니 나의 참가율은 대체로 저조하나 인상에 남는 장거리코스에는 그래도 많이 참가한 편이다. 강원도 대관령을 비롯하여 선자령, 안반데기, 닭목령 등의 절경코스, 1573m 함백산정상과 만항재, 정선 임도코스, 강화도, 영흥도, 상주고속도로, 영덕 울진 포항 경주코스, 해외원정으로 대마도종주 등 여기 바이콜 친구들 아니었다면 생각할 수도 없을 그런 지역들을 다녀왔다. 나는 못갔지만 다른 친구들은 4대강에 서해안과 제주도일주도 다녀왔다. 하나하나 열어보면 모두가 다 행복주머니들이다.

코로나사태로 실내모임이 제한되다 보니 야외활동이 무척 많아졌다. 학생들의 등교도 제한되고 젊은이들의 취업이 줄어든 탓인지 평일 야외에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일터에 있어야 할 그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청년수당, 실업수당에 의존하고 있는게 아닌가 무척 안타깝다. 실내체육시설 이용이 중단되자 야외활동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자전거활동도 늘어 주말의 고수부지 자전거길은 늘 자전거인파라 할 정도로 많다. 미국에서는 자전거 사기가 어려울 정도이고 주문하면 몇개월 기다려야 한단다.

그리 길지 않은 14년인데 그 동안에 세상 변화만큼의 우여곡절과 변화들이 우리 바이콜릭스에도 똑같이 있어왔다. 이런저런 숱한 사연들이 있었고 회원들이 많다보니 먼저 떠난 친구도 3명이나 있고 부상당한 경우도 많았다. 그래도 꾸준하고 한결같은 친구들이 있어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늦게 합류하여 재미가 듬뿍 든 차성근친구가 자발적으로 총무역할을 열성적으로 해주어 계속 활력이 유지되고 있다.

손대장외에는 대다수가 현직에서 물러난 입장에서 지난 시절을 되돌아 보면 지난날의 화려했던 경력들이 오늘의 뒷받침이 되기는 했지만 그것들이 지금 여기 나를 움직이는데에는 크게 작용하지 못하는 것같다. 지금은 나의 두 발로 걷고 페달을 밟고 마음을 먹고 쓰고 하는 것들이 유용할 뿐이다. 이전에 내가 100km마라톤을 완주했다거나, 3,000km를 걸었다거나, 어떤 직급, 직책이었다거나, 그런 것들은 족보책이나 비석의 비문에 들어갈 내용일 수는 있어도 지금 내가 살아가는데 직접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보다는 지금 push-up이나 스쿼트, 걷기 등으로 신체를 단련하고 마음을 닦는 수련을 하여 건전한 심신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긴요하다. 실손보험, 치매보험 등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권유도 많지만 바람직하기는 그런 상태가 되지 않게 자기관리를 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날때가 온다면 요양원 걱정을 할게 아니라 떠날 것을 미리 알고 채비를 갖추어 ''나 이제 간다''하고 떠나는 그런 경지가 되도록 말이다.

이 정도의 삶이면 충분히 행복하고 사회적 여건도 그리 부족한 것 없이 갖추어져 있어 보인다. 다만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서로 배려하는 가운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금상첨화일텐데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근래 3년여 사이에는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라가 이끌려 가고 있어 무척 우려스럽다.

우리세대에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땀흘리며 정성을 다한 결과 개인적으로나 사회적, 국가적으로 이룬 성취에 대하여 우리는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이다. 우리자신 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인정하고 있다. 플랫폼과 하드웨어는 잘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근래 수년 사이에 그 위의 software가 잘못 깔려 작동되고 있어 무척 우려스럽다. 나이든 어른들이야 남은 세월이 그리 길지 않아 어떻게든 견뎌내겠지만 뭔지 모르고 태어나 자라고 있는 손주세대들이 걱정스러워 이대로 가게 둘 수가 없다. 우리 세대에서 이만큼 이루어 놓은 나라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이다. 대한민국의 국운이 살아 있다면 이겨나갈 것이고 이를 위해 애국국민들의 기도와 정성이 더 모여져야 하지 않겠나 싶다.

무덥던 여름도 계절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아무리 거센 태풍도 그 생명이 며칠을 넘기지 못하듯 돈이나 권력도 다 항상 그렇지는 않은 법이다. 한자락 가을바람에 실려오는 가을처럼 본래청정한 대한민국의 모습이 되살아 나기를 염원해 본다. 아울러 바이콜 14주년에 이제부터 새롭게 펼쳐져 나올 세계를 호기심으로 기다리면서 국민 모두가 코로나난국을 슬기롭게 이겨내기를 기대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예전에 경마장이 있다가 9홀 골프장이 있었던 뚝섬에 18만평의 서울숲이 조성되어 있다.

아름다운 노을

야외무대 부근에 자리를 잡아 picn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