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봉화 불영계곡 불영사 단풍과 울진 영덕 동해안 1박2일 라이딩 - 1일차

여추 2020. 11. 2. 11:15


10.31(토)~ 11.1(일) 고교 바이콜릭스 4명이 스타렉스에 자전거를 싣고 1박2일 장거리원정 단풍라이딩 여행

불영계곡 단풍라이딩

상상으로 떠올리기만 해도 그 가을풍경이 연상되는 첩첩산중 불영계곡. 수년동안 벼뤄왔던 주말원정라이딩을 드디어 실현했다.

좀처럼 가기 쉽지 않은 경북 북부 산골지역이라 봉화를 지나며 안동권씨의 500년 집성촌인 전통마을 닭실(달실)마을을 방문했다. 금계포란형의 아담한 동네로 해설가 설명도 들었다.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잘 보존되고 있는 풍경이지만 권세가들이 배출된 이 마을에 이제는 젊은이가 거의 없으니 그 맥이 어떻게 이어질까 싶다. 한때는 13만정도였다는 봉화군 인구가 이제는 3만명밖에 안된다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전국적 현상이다.

봉화별미 솔봉숯불갈비

처음 가보는 지역이다 보니 보이는 것마다 신선하고 새롭다. 봉화의 별미 솔봉숯불갈비도 처음 맛보는 생소함이다. 솔잎에 구워 나오는데 이전에 없던 맛이다. 좋은데 와서 맛있는거 먹는게 행복의 하나인데 오늘 그 하나의 조건이 되고 있다.

하이라이트인 답운재 넘어 동쪽 내리막 라이딩

이어서 기다리던 답운재라이딩이다. 적당한 오르막 공터에 차를 세우고 자전거를 내려 빨갛고 노오란 단풍이 물든 오르막길을 힘차게 오른다. 환상적인 주변풍경에 힘든줄 모르고 오르다 보니 어느새 619m 답운재 정상이고 이제부터 동해안까지 35km가 넘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행복은 이런 구불구불한 길위에 있는데

터널과 고가도로로 연결된 고속도로같은 국도가 새로 뚫렸다. 그 위로 차들이 쌩쌩 바삐 지나 다닌다. 그렇게 빨리 간 끝에 행복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 보다는 목표에 가는 과정에서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움이 있는 예전도로에 더 행복이 있지 않겠나 싶다. 삶이 순탄하고 여의원만하다면 걱정이야 덜하겠지만 거기에 어디 도와주고 이끌어주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보람을 느끼고 하는 작은 행복들이 들어설 자리가 있을까? 이런 예쁜 행복의 길을 마다하고 사람들은 앞만 보고 달려 나가기에 바쁘구나.
''바구니에 물을 담고 달려간들 무엇이 남을까?'' 선사들의 가르침이 되새겨진다.

불영사 회주스님께서 주신 화두

천년고찰 불영사에 귀빈으로 방문, 참배하고 회주스님을 친견하며 차담을 나누는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 1989년부터 31년째 주석하시는 心田 一耘스님을 친견하면서 회원들의 중생심과 스님의 청정심이 대화로 자연스레 교차되는 시간이 한참동안 이어졌다. 생멸세계를 이야기하는 우리들의 관심과 질문에 스님은 眞如의 문을 열어 보이신다. 또 짐짓 여쭈었다. 답이 꼭 짭어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이들이 화내고 가슴아파하고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어찌하면 지혜롭게 이런 시대를 이겨낼까요?''

세상에 고정불변의 것은 없다. 다 변해간다. 우주도 성주괴공을 반복해가고 있는 과정이다. 개체마다 제 위치에서 자기역할을 바르게 잘해야 한다. 사람들은 서로 배려하고 도우며 양보하고 겸손하게 사는 길이 전체가 잘되는 길이고 내가 잘되는 길이 될 것이다. 모든 이들이 실천하고 살 과제이다.

이후 동해안에 이르러 산과 들과 바닷길 라이딩으로 이어진다. 탁트인 동해바다와 수평선과 맞닿은 하늘, 일어나는 파도와 하얀 포말, 모래사장과 바위들, 그리고 푸른소나무, 따스한 햇살과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 철석이는 파도소리, 그 모두의 완벽한 조화속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다. 전체가 한덩어리(一團)로 상호 작용하고 있다. 어느 하나도 따로 분리될 수 없는 전체를 이루는 구성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절묘한 오케스트라이다.

자연과 전체의 조화속에 푹 빠져 현재의 시간 공간위를 이리저리 헤집고 다녔다. 그리고는 어디에도 흔적이 없다. 다만 아름다운 가을추억의 한토막이 되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행복추억이다.


봉화의 안동권씨 500년 집성촌인 닭실(달실) 방문

 답운재 정상을 향해 단풍길을 올라

 단풍길 동영상

616m 답운재 정상이다.
이제부터 동해안까지 35km정도 계속 내리막길이다.

1시간여 내려가다가 불영사로 접어든다. 특별히 차로 불영사까지 이동

 회주이신 一耘스님 친견

 다시 동해안으로

작은 행복이 있는 이런 예쁜 길을 마다하고 사람들은 밋밋한 고속국도로 쌩쌩 가버린다.

 동해안 바닷가에 도달

망양정(望洋亭)
관동8경 중에 第1樓라고 한다.
숙종대왕과 정조대왕의 御製가 걸려 있다.

망양정에서 본 시원스런 동해바다 정경

 망양정에서

 망양정 바로 아래 바닷가 팬션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잠자리에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