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瑞雪, 펑펑 쏟아지는 눈같은 눈

여추 2021. 1. 7. 07:19

瑞雪

1월 6일 밤,
새해 첫주, 소한이 지나면서
눈, 혹한이 한꺼번에 몰아친다.

밤 눈길

한 잎 두 잎 눈에 보이게 떨어지던 눈이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쏟아져내려 귀덮은 모자, 목도리, 장갑에다 마스크까지 얼굴을 거의 덮었는데도 눈송이가 눈에 들어가 눈물이 되고 얼굴이 얼얼하다. 그래도 눈이 내리는 동안은 기온이 그리 내려가지 않는다. 눈길에 도로가 밀리기 시작하여 퇴근이 걱정이다. 눈이 내릴거라는 예보가 진즉 있었는데도 교통방송에서는 곳곳에서 미끄럼 사고가 나고 교통이 체증된다는 뉴스를 전하고 있다.

눈이 내리면 누구나 동심의 세계로 금방 돌아 간다.

고향선배의 추억담

''밤 사이 瑞雪이 냬려
소복히 쌓이고
아침 햇살을 받아
눈이부시게 반짝인다.

또한
소한의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있네.

옛 어른들의 말,
눈이 많이 내리면 풍년이 들고,
추위가 심하면 병이 없어 진다.

온 인류가 겪는 코로나의 고통
빨리 벗어 나기를 소망 한다.

대전 와서 겨울 여덢 번 째,
이렇게 심한 추위 처음이고,
정초에 이어 두 펀 째 내리는 눈은 동심을 깨운다.

눈내린 날은 面內에 하나 밖에 없는 사진사가 바쁜 날이다.
삼각대 사진기 들고 여기 저기,
처녀 패거리,
머슴아이들 패거리 들이 저마다 불러 댄다.

검정교복에 까까머리
빳빳이 서있는 모습이
하얀 눈밭에 검정이
유난히 돋보인다.

지금은 빛바렌 사진 몇 장이
엘범 한쪽에 붙어 있으려나 ?

눈싸움도 거새게,
미운 친구에게 정통 한방 날렸는데
그게 빗나가고 말지.

즐거운 회상 하며
봄을 기다린다.''
'21.1.7 아침 -이유신(87세)-

또 어느 선배님:
''상서러울 瑞, 눈雪!
백설부! 고공무용!
미나리논에서 송곳으로 얼음 찍으면서 스케토 타기! 숫검정으로 눈사람 눈섭 만들고 소나무잎으로 수염만들기, 눈을 돌돌 뭉쳐서 물에 한번 담갔다가 여학생 맞추어서 울리기, 당그래로 눈치우기, 산에 가서 눈에 빠지는 토끼잡기, 눈와서 집에 못돌아오고 대나무 위에서 밤새워 우는 장닭소리, 강아지는 좋다고 춤추고 노인들은 벌벌, 눈온 후 햇볕나면 초가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눈녹은 물이 고드름되어 주렁주렁, 눈오는 날 거지 냇가에서 빨래 빨기... 눈과 관련된 어린 시절 우리 고향에서 있었던 일들 回想'' -전정환-

백설부(白雪賦)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서 읽은 김진섭의 수필 '백설부'가 생객난다.
''비를 싫어하는 사람은 많아도 눈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라고 시작한다.
그리고 눈을 擬人化하여 이렇게 읊었다.
“백설이여, 잠시 묻노니 너는 지상의 누가 유혹했기에 이곳에 내려오는 것이며, 또 너는 공중에서 무질서의 쾌락을 배운 뒤에 이곳에 와서 무엇을 시작하려는 것이냐! 천국의 아들이요, 경쾌한 족속이요, 바람의 희생자인 백설이여, 과연 뉘라서 너희의 무정부주의를 통제할 수 있으랴.”

그때 읽어봐도 어려웠는데 지금 봐도 그렇다. 그러니 교과서에 실리고 시험문제에도 나오나 보다. 그런데 여기 20대 청년 윤동주는 이렇게 아주 쉽게 썼다.

눈 /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나리지


차 지붕에 눈이 수북이 쌓였다.

조금 경사진 고가도로쪽으로는 어느차도 못올라가니 어떤 대안도 없이 막연하다.


도로가 조금 한적해지는 저녁10시가 지나 퇴근, 20분이면 도착하는 집에까지 1시간반이나 걸렸다.

시내도로는 왕래한 차량으로 눈이 다져진 그대로이다. 수원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이르는 메인도로인데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서너시간이 지났는데도 제설차량이나 염화칼슘 살포하는 차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느편이 정상인지 혼란스럽다. 예전에는 공무원들이 비상대기하고 있다가 즉각조치하거나 밤새 치우기도 했는데

용역으로 일하던 많은 분들이 대다수 정규직으로 전환되다 보니 굳이 힘들게 일하지 않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야단치는 이도 없으니 그냥 두는 것같다.

이런게 정상인지도 모르겠지만 세금내고 하는게 이런 상황에 대처하도록 한 것인데 아무런 조치도 안하고 있으니 정상은 아니지 싶다. 수원 영통에서 용인수지로 경사로가 없는 길을 돌아돌아 이동했는데 조금만 경사진 오르막길도 올라갈 수가 없으니 수백대의 차들이 꼼짝 못하고 있다. 고속도로 램프마다 그렇다. 또 고속도로 톨게이트 내리막길에서도 마찬가지다.

아파트단지 앞길도 그대로

지하2층에 주차하고 밤 11시반 넘어 집에 도착

아침일찍 4시반에 출근.
눈은 그쳤어도 영하 15도 기온에 온 도로가 다 빙판이라 엉금엄금 기어서 20분 거리를 50분 걸려 안전하게 이동.

 

 이밤, 미국 워싱턴DC에서의 상황은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인지 더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