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금) 아침, 남수원에서

또 하나의 좋은 초가을날이다. 매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날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쉬운 일이고 당연한 일일수록 더욱 고마워해야 할 일이라 할 것이다.

한라산, 백두산을 여러번 가보았어도 백록담과 천지 풍경을 제대로 못보고 온 사람이 많다. 또 그런가 하면 갈때마다 쉽게 보고 오는 이들도 있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똑같이 펼쳐진 세상에서도 사람마다 그 살아가는 모습이 다 다르고 수준이 다르다. 참 다양하다. 나를 기준으로 보면 내맘에 쏙드는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쪽도 있지만 이들이 모두 세상의 여러 구성요소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세상은 야생화들판이라 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들판으로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하나하나 살펴보면 비극이라 했나 보다.

젊은시절, 직장업무에 매달려 지낼 때는 이런저런 생각 할 겨를도 없이 바삐 지나갔지만 장노년의 여유로운 삶에서는 어느 쪽이든 선택이 가능하지 않을까?

계속 변화해가는 것에 이끌려 살 것인가, 그 변화해 가는 것을 관조하는 안목으로 살 것인가?

옛분들이 이런 비유를 하셨다. 흘러가는 강물에 함께 떠내려 가다가 하구언 '삼각주'에 발을 디디고 올라 흘러가는 강물을 관조하라고... 그 강물에 홍수로 소나 돼지가 떠내려 오기도 하고 때로는 집도 떠내려 온다. 함께 떠내려 올때는 잘 안보였던 것들이 비로소 다 보인다.

세상을 보는 주인의 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백두코스에서 내려다 본 멋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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