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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길 건너편 쪽이 홍릉이야. 너가 잘못 알고 있어''
''아니, 거기 있는 릉은 영휘원이고 홍릉은 수목원 안에 있다가 금곡으로 이장했다던데.''
 ''아니야. 내가 고등학교때 여기 살았어. 여기 야산 오솔길을 어둑한 저녁무렵 넘어가면 무서울 정도였지''

나는 지난 주에 홍릉숲과 영휘원 양쪽을 다 가보았고 자세한 설명까지 들었던 터라 그렇다고 설명해도 그 친구는 그럴리가 없다고 여전히 주장한다.
''예전에 1번 시내버스가 홍릉~노고산 구간을 운행했는데 여기가 홍릉종점이고 그 옆에 큰 릉이 둘 있어. 거기가 홍릉이야.''

우리는 대다수 자기가 보고 알고 경험한 것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산다. 그 틀을 깨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수십년 보아왔고 경험한 것을 실체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가 있나?

고교 반창회 역사문화 탐방으로 고려대역에 모여 홍릉수목원으로 걸어가는 중에 박창호친구와 한참동안 홍릉을 두고 왈가왈부했다. 거기 부근에 살면서 십수년을 보아왔고 다른 사람들도 그리 알고 있다고 하니 오늘 현장을 가보지 않으면 내가 이길 수가 없게 생겼다. 남대문 안가본 사람이 가본 사람을 이긴다는 말도 있다. 가본 사람은 남대문 기와집만 보았지 거기 현판이 남대문인지 숭례문인지, 가로로 쓰였는지 세로로 쓰였는지 크게 신경쓰지 않고 보았으니 누가 큰소리로 우기면 그런가 싶다.
''내가 잘못 보았나?''

어쨌거나 우리는 자기에게 형성된 관념을 실체로 인식하며 살고 있다. 그 주장이 분명한 사람을 사리분별이 뚜렷하고 똑똑한 사람이라 한다. 그런데 사실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분을 보고 그것을 전체라 말하고 있다. 어떤 이는 손바닥을 보았고 다른 이는 손등을 보았다. 어떤 이는 꼬끼리 다리를 보고 코끼리는 나무기둥같은 것이라 말하고 또 어떤 이는 긴 코를 만져보았고 꼬리를 만진 사람도 있다. 장님 코끼리만지기라 한다. 자기가 보고 경험하고 체험한 문화는 극히 작은 일부분에 불과한데 그것을 철칙같이 주장한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결과이고 일어난 파도를 보고 바다를 보지 못한 것이라 하겠다.

우리가 익숙하게 보고 경험한 것을 '百聞 不如一見 百見 不如一行'이라하며 확신을 가진다. 고정관념으로 자리잡는다. 그런데 우리가 눈 귀 코 냄새 맛 촉감 등으로 인식한 것들은 모두가 변해가는 과정의 한순간이지 근본이 아니다. 즉 본질세계와는 카테고리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이런 착각을 '범주오류'라 한다. 내가 보고 경험한 것은 世間法인 상대세계에서의 일이었으니 그 상황에서는 물론 틀린 것이 아니다. 단지 실상이 아닌 그림자를 실체로 착각하여 거기에 익숙하게 살아온 것이다. 그런데 出世間法으로 실체를 알고보니 그 실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과거에도 늘 존재해 왔고 지금도 변함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러하다. 지금 이 순간이 곧 영원으로 이어지는 접점이라 할 것이다.

그런 如如한 세계에 내가 태어나 어느기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난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살고 있다. 즉 이 몸뚱이를 나로 동일시하며 살고 있으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 나이가 들면 늙고 때로는 병이 들며 또 언젠가는 죽는다. 지금 우리는 그 카테고리를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무엇일까?
다리 아래로 물이 흐르는걸까?
물은 언제나 그대로 있는데 다리가 흐르는 걸까?
이미 펼쳐져 있는 세상에 내가 온걸까?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여러 앱들이 깔려 아이콘들이 뜨는데 아이콘이 나일까, 바탕화면이 나일까?
내 몸이 보고듣고 하는걸까?
내 몸을 통해 보고 듣고 하는 주인공이 있는걸까? 그럼 그 주인공이 내 주인이고 나는 머슴이란 말인가? 아니 그럴리가  없어. 머슴으로 살기 보다는 주인으로 사는게 낫지 않겠는가? 내가 이 몸을 쓰고 있는 것이지 몸이 나를 끌고 다니는건 아니지 않은가? 나를 몸뚱이와 동일시 하지 않으니 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제약이 없으니 자유롭다. 드디어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났다. 여기가 실상세계이고 영원한 세계이다. 내 앞으로 세상만물이 온갖 모습으로 지나가고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하고 있다. 아하 나는 원래 있었고 어느날 습득한 이 몸뚱이로부터 벗어난다 해도 변함없이 존재하고 있겠구나. 드디어 생사로부터 해탈했다.

해탈하고 보니 원래 있었고 지금여기를 떠나거나 벗어난 적도 없었다. 아니 벗어날 수가 없는 如如한 그 세계가 바로 나였던 것이다. 본래부터 영원토록. '육신의 나'가 죽고 '생명의 나'로 부활한 것이다. 분별심으로 인해 에덴의 동쪽으로 쫓겨났다가 다시 에덴으로 돌아온 것이다. '돌아온 탕자'의 비유처럼.

지난 주에 홍릉수목원으로 동기회 단체답사 주선하여 1시간반 해설 들으며 돌아보았는데 1주만에 이번에는 반창회 친구들과 함께 갔다. 한번 답사해본 것으로 ''홍릉숲은 이런 곳이야.''라는 고정관념 하나가 형성될 뻔 했는데 두번 와보니 ''아하 지난번 알았던건 겨우 한조각도 안되는 것이었구나!'' 알게 해 준다. 아마 10번을 더 오면 오히려 더 겸손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에 서식하는 나무가 1,200여종이고 풀이 800여종 되는데 한번에 한가지 식물을 설명하고 질문하는데 10여분 걸리니 어느세월에 그 많은 내용을 다 파악하겠는가?

그러니 아는게 정상이 아니고 오히려 모르는게 정상 아닌가 싶다. 안다고 하는 마음이 바깥에서 들어오는 새로운 것을 막고 있다. 아는 길을 찾으러 나서면 평생을 헤매도 피곤하기만 할 뿐 핵심이 아닌 주변을 맴돌기만 할 것이고 모르는 길로 들어서면 근본으로 바로 들어가니 지름길(경절문,徑截門)이 된다.
이 소식을 음미해볼 일이다.
평생에 이보다 시급한 大事가 더 없을테니까.

 <숲해설사의 설명>
여기 임업연구원은 사람보다는 동식물을 위한 공간이다. 13만여평의 넓은 지역에 85종의 동물들이 서식하고 1,200여종의 나무, 800여종의 풀이 있는 연구공간이다.

여우오줌: 산간지역에 자생. 쥐 퇴치에 특효

은방울꽃: '성모마리아의 눈물'이라는 천주교식 예쁜 이름이 있다.

'화냥년 소꼬쟁이 가랑이풀'이라는 야릇한 이름의 풀도 있다. 양쪽으로 난 두 잎사귀를 연상했나 보다.

속새: 부근에 땅을 파면 지하수가 나온다.

어성초: 머리칼 나게 하는 효과. 도꾸다미. 양모밀.

개똥쑥: 어느 중국학자가 개똥쑥을 27년간 연구한 결과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했고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한다. 한가지 연구에 깊이 몰두할 여건이 되어야 그런 결과가 나온다.

피톤치드: 러시아 이름.
침엽수가 많이 뿜어낸다 히노끼. 편백나무에서 많이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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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감주나무: 우리나라에 있는 희귀나무. 열매가 단단하여 고급 염주를 만든다.
금강자. GOLDEN RAIN이라 부른다.

꽃무릇: 석산. 상사화

문배: '기준표본목'이다. 이런 기주표본목은 우리나라에 2개뿐이다. 이곳의 문배와 광릉숲의 물푸레나무이다.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올해 8월17일에 가입했다.
그 의정서 내용은 어떤 식물로 연구하거나 상품화할 수는 있으나 그 식물이 있던 나라에 로얄티를 내야한다는 내용이다.

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건 심각한 문제이다. 인간의 생존환경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올해의 개화시기는 예년대비 1주 당겨졌고 꽃핀 기간은 예년의 평균 1개월에서 16일간으로 줄어들었다. 남쪽지방에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차례차례 북쪽으로 피어가야 꿀벌이 계속 이동하며 꿀을 섭취할 수 있는데 요즈음은 여러 꽃들이 동시패션식으로 피고 남녘과 북쪽지방의  개화시기도 비슷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바뀌고 있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강구해야 인류의 생존이 지속가능할 것이다.

속리산 정이품송이
삼척 미인송과 2003년에 산림청장 주례로 혼례를 치르고 합방하여  후계목 12그루가 생산되었고 전국 여러곳에 심어 관리되고 있다.


을미사변으로 민비가 시해되었고 고종이 황제등극한 후 1897년에 명성황후로 홍릉에 장사지냈다. 이후 1919고종이 승하하자 일제는 고종을 황제로 인정하지 않아 릉으로 이름 붙일 수 없었다. 편법으로 명성황후의 홍릉을 금곡으로 이장, 합장하여 그곳을 홍릉이라 불렀고 이후 순종릉을 모시면서 홍유릉이라 이름하고 있다.

이곳에 1922년, 임업시험원이 설립되었다.

원래 30여만평이었는데 1960년대에 여러 연구원들이 들어오면서
지금은 13만평이 임업연구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참 묘하게 자라는 나무도 있다

희귀한 반송

금강소나무

125년된 반송


수목원을 나와 500여m 앞으로 가니 왼쪽편 숲속에 영휘원과 숭인원 2기의 묘가 있다. 사람들은 여기를 홍릉으로 착각했나 보다

조선왕의 계보도가 잘 정리되어 있다.


3학년때 6반 반창회 친구들.
8개반 중에 6반 모임이 가장 활발하다
저녁식사에 13명이 모였다.
차성근반장의 열정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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