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30(월) 11:10, 평택 해군2함대 만포대체력단련장에서

무더운 여름이 언제 지나가나 지루하게 기다렸는데 끝날것 같지 않던 그 폭염의 기세도 때가 되니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게 자연의 이치이고 우주의 운행원리이기도 하다.

인간사 일들이라고 그렇지 아니할까? 청춘의 시절도 한해 두해 지나다 보니 어느새 지나가고 권력과 명예도 그와 다르지 않게 잡을 것 없이 지나가 버리고 만다. 그나마 조금 오래 남길 것들이 있기는 하다. 나를 위해 투자한 것들은 내가 사라지면서 다 없어지지만 주변에 베풀어 놓은 것은 조금 오래 남는다. 넓고 클수록 더 오래 남게 되고 세상에 좋은 영향으로 이어지게 되지 않겠나 싶다.

가끔씩 가보는 평택 덕산대체력단련장은 군부대 수준으로는 고급이다. 누가 일찍이 이런 식견으로 이런 작품을 만들었을까 궁금하다. 그 덕분에 지금 우리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 사업 당시 국방부 시설국 건설관리과장 재직시에 부대이전사업 예산을 편성하고 설계, 시공하는데까지 관여했는데 시설사업 예산은 언제나 요구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게 현실이었다. 기본적 시설사업비도 충분하지 않은데 체력단련장 공사비는 엄두도 내지 못할 여건이었다.

돌이켜보니 그 당시에 徐제독께서 이 사업을 주도하셨나 보다. 수개월간 배에서 순양훈련을 하고 상륙하는 해군 간부들에게 전투태세를 유지하면세 체력단련을 할 수 있는 필수 시설이라는 당위성이 설득되어 없는 예산을 만들어 조성한 체력단련장이라고 회고한다. 얼마나 땀과 정성이 들어간 작품인가? 그로 인해 후대의 많은 후배들이 혜택을 받고 있고 전투태세 유지에도 기여하고 있지 않은가? 새삼 당시의 선배들 노고에 경의와 감사를 보내고 싶다.

초가을이 오는 화창한 오후의 평택평야 하늘은 엄청 시원스레 넓다. 20년전 1984년, 창작동요 '노을'이 이 벌판에서 나왔고 한다.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짓고
초가 지붕 둥근 박 꿈꿀 때
고개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가을 바람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노을>
이동진 작사
최현규 작곡
권진숙 노래

https://youtu.be/xwxAdmKHlrY?si=y30OIVVEZSmpRVTP



다 아름답다. 들판도 하늘도 하얀 구름도, 가끔씩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땀이 날듯한 얼굴을 스치면 마음까지 맑아진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군의날 행사에 대비하여 폭격기와 호위기가 비행훈련을 하고 있고 철새떼가 소리내며 줄지어 날기도 한다. 초가을 평택벌판의 오후는 이처럼 아름답다.

해군의 상징

'해양강국 대양해군'

수년 전까지만 해도 슬로건이나 구호로만 인식했던 문구였는데...

이제는 둘다 현실화가 되고 있어 보인다.

전폭기와 호위기

여기 멋진 풍경

버~디 감사

멋진 전경

철새떼

이른 저녁식사 갈비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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