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들어 가장 무더운 날이다. 34도가 넘는 폭염경보가 발령되어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오후의 가장 더운 시간에 계획된 야외답사를 참가자 아무도 말리지 않아 계획대로 시행했다. 양수리 호숫가에 가면 조금 덜 덥겠지 했는데 왠걸 화끈한 지열과 내려쬐는 뙤약볕으로 한걸음만 옮겨도 등에 땀이 줄줄 흘러내려 옷을 흠뻑 적신다. 작은 양산으로 그늘을 만들어보려 하지만 열기는 양산까지도 다 통과하나 보다.
올 여름에만 5번째 세미원 연꽃 돌아보기다. 7월 16일부터 사흘연속 왔을때는 싱싱한 꽃을 볼 수 있었고 특히 오전에 왔을때 만개한 꽃이 더 많았다. 그로부터 보름이 지나니 여기도 '花無十日紅'이라 꽃봉오리는 거의 지고 겨우 몇송이만 남아 아쉽다.
''연꽃을 보았습니다.''
수행하던 제자가 마음자리를 보고 스승께 아뢰었다.
''스승님은 어떠십니까?''
''연꽃이 나를 보지.''
먼 산을 배경으로 연꽃이 떨어진 자리에 열매가 하늘을 향해 팔을 뻗고 있다. 연잎은 여전히 널찍한 잎을 펴고 있다. 꽃이 있으면 있는대로 꽃잎이 지고나면 또 그런대로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는 풍경, 뒤쪽의 먼산들, 모두가 내 의식의 場(field)안에 펼쳐져 있으니 몸으로 보면 바깥이지만 의식으로 보면 다 내 의식 안에서 보이고 소리가 들리고 있다. 열린 안목으로 보면 두두물물 모두가 내 의식 안에 일어났다 사라졌다 하고 있는 것이다. 제자는 안에서 밖을 보았지만 스승에게는 안밖이 없다. '내외명철(內外明徹)'의 경지이다. 그게 실상이다.
입구의 장독대분수에서 뿜었다 그쳤다 반복하는 분수를 보고 역시 이런 대화가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물을 보았습니다.''
일어났다 사라졌다 하는 분수의 모양(相)에 매달리지 않고 그 본질인 물을 본 것이다. 금강경 사구게에 이런 구절이 있다.
''若見諸相非相이면 卽見如來니라.''
무엇을 보고 듣고 해도 그 이름이나 형상에 끌려가면 그 본질을 보고 듣고 하는게 아닌데 사람들은 그 말꼬리를 잡고 좋아하거나 싫어하고 화를 내기도 서운해 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두번째 화살, 세번째 화살을 계속계속 만들어 내어 이로 인해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어차피 일어난 첫번째 화살에 얽매이지 말고 이로 인해 일어난 나의 감정에 따라가지 않고 내버려 두면 그걸로 끝이다. 업의 굴레에 휩쓸려가지 않게 되니 자유롭게 된다. 문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삼는 내가 문제이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은 그 문제가 풀려서가 아니라 내 안목이 열려서 그 문제가 문제로 보이지 않게 될 때 완전하게 해결되는 것이다.
이런 찬불가가 연꽃에 어울린다.
<홀로피는 연꽃>
해가 지는 산기슭 고요한 연못에
임은 가도 홀로 남아 청아하게 피는 모습
눈을 뜨면 선연하게 눈 감으면 아련하게
오탁의 연못 속에 아름도 하시어라
아 아 연꽃이 지는 구나
아 아 연꽃이 피는 구나
'不二'가 무엇인가? 무엇이 둘이 아니란 말인가? 의문을 가지고 들어가서 연꽃과 활짝 트인 대자연을 돌아보고 나올때는 그 의미를 깨달아 해탈하라는 염원을 담았지 않았을까?
가운데에 엄마가 기도올리는 형상의 바위,
4그루의 소나무는 사계절,
큰 장독 12개는 열두달,
그 다음 중간장독 24개는 24절기 상징
세한도 그림속의 소나무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가서 그린 한라산 소나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子曰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쨍쨍 햇살에 머리가 띵할 지경
밤에 꽃이 핀단다. 가운데가 꽃자리인 듯
일본이 조치한 '백색리스트' 품목이다.
[전철 교통편]
●일시/만나는곳 : 15:36 용문행 양수역에서
※용산역 14:30 출발
이촌역: 14:34
옥수역: 14:42
왕십리역: 14:47
상봉역: 15:00
양수역: 15:36
●답사코스: 세미원~ 세한도~ 배다리~ 두물머리
●저녁식사: 18시, 양수역부근 예전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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