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금) 10시, 8호선 산성역 1출구에서 동기회 산호회 회원 10명이 만나 9번버스로 남한산성 남문 이동 후 하차하여 산행시작, 수어장대를 거쳐 서문으로 성밖으로 나와 하산길로 마천시장에서 맛집 점심식사

1월 셋째 금요일에 계획되었던 시산제 산행이 마침 폭설과 한파로 인해 부득이 시행되지 못함에 따라 이번 2월 산행이 첫번째 월례산행이 되었다. 예년에는 거의 첫산행을 강화도 마니산에서 天祭의 형식을 따라 始山祭를 올리곤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수년동안 단체산행을 못하는 사이에 대중교통체계가 바뀌어 단체로 가기가 어렵게 되어버렸다고 한다.

부득이 차선책으로 병자호란 역사의 현장인 남한산성 지역으로 올해의 첫 산행코스가 잡혔는데 그것도 한파경보에 눈까지 내린 날씨로 인해 안전을 고려하여 취소하고 한달 연기된 끝에 2월에 시행하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왠만한 날씨에도 참가하는 추세였는데 어느새 참가하지 못하는 이유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같다. 그래도 10명이 동참했다.

누르하치가 후금을 세우고 그 기세를 몰아 요동을 점령한 뒤 중원으로 진출하려 했으나 만리장성과 산해관 앞 중원성에서 명나라의 명장 원숭환과 사거리가 9km나 되는 홍이포의 위력에 기마부대가 힘을 쓰지 못하고 패퇴후에 사망했다. 후계자로 여러 아들 중에 8째인 홍타이가 실권을 잡고 몽고쪽으로 우회하여 명나라를 침범하여 간계로 산해관을 잘 지킨 원숭환장군을 역모로 몰아 제거하면서 성공을 거두었다. 때마침 만주지역에 가뭄이 극심하여 기근으로 인해 식량확보가 시급한 상황이 되었다. 명나라를 치기 전에 먼저 조선으로 쳐들어 왔다. 그게 병자호란이다.

인조가 강화도로 피신하려다 길이 막혀 남한산성으로 들어가 한겨울에 20여일을 버티었으나 홍이포의 위력에 혼비백산하여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항복하기에 이르렀다. 누르하치가 산해관 앞 영원성 공격시에 결정적 패인이 되었던 명나라의 신무기 홍이포의 기술을 개발 생산한 최고의 무기를 조선의 군사가 당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눈이 얼어붙은 추운 겨울에 인조가 서문을 나와 비탈길을 걸어 잠실 삼전도에서 청나라에 항복하는 치욕을 당했다. 청군은 이전의 정묘호란에서 형제의 예를 갖추도록 한데 추가하여 군신의 관계를 유지하도록 요구하면서 세자를 볼모로 데려가고 막대한 인원과 물자를 수탈해 갔다.

그런 여러 역사가 남겨진 남한산성이다. 이승만대통령께서 수어장대를 방문하여 기념식수를 하시면서 그 역사적 치욕을 잊지말고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자는 다짐을 하신 흔적이 남아있다. 평생을 국가안보에 매진해온 동기생들이 여기 뼈저린 역사의 현장을 찾아 국태민안과 국리민복을 염원하는 새해의 소망을 담아 청량산 산신과 오랜세월 이땅을 굽어보고 지켜오신 하늘과 땅, 선조들께 감사드리는 정성을 올렸다.

대다수의 영화나 드라마 줄거리는 초기에 악의 무리가 권모술수로 큰 이익을 얻고 높은 지위에 오르기도 하면서 잘사는 것같아 보이지만 결국에는 바른 길이 이기는 쪽으로 결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금방 그 결과를 알 수 있는데 비해 우리네 삶은 길게 느껴져 우리 눈에는 그 법칙이 맞지 않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그 순리에 하나도 벗어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말한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나라의 미래나 운세 또한 다르지 않다. 그 구성원인 국민들의 지금 모습의 결과가 내일, 내년, 미래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 미래가 다른데서 갑자기 나타나는게 아니다. 과거를 거울삼아 오늘 지혜롭게 그 역할을 다할때 밝은 미래는 저절로 열려오는 결실이라 할 것이다. 나부터 곳곳에서 할 수 있는 내 역할의 정성을 다하다 보면(盡人事) 알아서 결실이 있지 않겠나(待天命)...

버스로 구불구불 올라가는 길

8호선 산성역에서 9번버스로 남문입구까지 이동

남쪽에서 남한산성으로 진입하는 터널도로

남한산성 곳곳에 있던 공적비, 송덕비들을 한자리에 모아 비석숲이 조성되어 있다.

남한산성의 남문인 至南門에서

복장 정리와 체조

성벽을 따라

수어장대로 이동

한적한 피크닉탁자 있는 자리에서

시산제

축문 낭독

음복 간식

西翼門을 통해 성밖으로 나와 하산길로

내려온 길을 되돌아 보고

먼지털이가 있는 산행날머리

하남시와 서울의 경계

13:30경 점심식사


<육사27기 등산동호회 2023년 시산제 축문>
2023.2.17. 청량산

입춘이 지나고 봄이 멀지 않았습니다.
대열동기 산호회 회원들이 여기 청량산 남한산성 역사의 현장에서 어제와 오늘을 통해 내일의 다짐을 하고자 이 자리에 함께 했나이다.

먼 옛적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세월동안 우주와 하늘과 땅이 생기고 뭇 생명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조화롭게 살아가게 바탕이 되어주신 크신 은혜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오늘도 이 땅에서 그 흐름속의 한 시대를 사는 저희들은 이미 베풀어져 있는 수많은 혜택에 감사하기 보다는 먼저 눈앞에 보이는 이기적인 마음에 내것 챙기기에 바쁘고 이웃을 배려하지 못하는 옹졸함으로 살고 있지 않나 살펴 봅니다. 감사함의 부족과 조상으로부터 물러받은 음덕에 부합되게 실천하지 못함을 참회하고 회개합니다.

최근 수년동안에 대한민국에서는 역사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세계적인 코로나사태까지 겹치면서 일찌기 겪어보지 않았던 많은 진통이 있었습니다. 이제 그 실마리들이 하나하나 풀리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동력이 일어나는 싯점입니다.

오늘 대열 산호회 회원들이 380여년전 쓰라린 역사의 현장인 청량산 남한산성에서 지난 역사를 교훈삼아 부국강병으로 국태민안을 축원하면서 아울러 미래의 비전과 동기생, 동호회의 안녕까지 함께 고해 올립니다.

그 추웠던 겨울의 병자호란에서 원나라 홍타이에게 당했던 인조왕의 수모뿐만 아니라 일제36년의 식민지배, 그리고 6.25북한남침으로 폐허가 되었던 나라에서 우리세대에 세계 10대강국으로 발돋움한 기적같은 나라를 건설하여 이제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가장 찾아오고 싶은 나라가 되고 있습니다.

계묘년 새해의 나라 소망을 이렇게 올려 봅니다.

동으로 태백준령을 넘어 넓은 동해바다와 일본, 태평양 건너 미국대륙까지 큰 기운이 뻗어나가고,

서로는 황해를 건너 큰 중원대륙과 동남아 중동 유럽 아프리카까지,

남으로 아름다운 다도해 남해를 거쳐 호주와 남극으로,

북으로 백두산과 만주 몽고 러시아를 지나 북극에 이르고,

아래로 이 땅을 오래 지켜주신 지신 산신과 땅속에 흐르는 맑은 물, 뜨거운 기운,

위로 솟구쳐 세상을 굽어보아 오신 하늘과 통하여 그 기운을 받으면서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에는 개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본마음을 열어 서로 배려하고 상부상조하며 나라는 크게 번성하여 인류 공생공영에 기여하는 토대를 이루는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울러 대열동기생의 안녕과 오늘 시작되는 새해 산호회의 발길이 아름다운 장년의 삶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2023 계묘년 2월 17일에 대열산호회 일동이 간절하게 고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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