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유적지 답사로 '24년도 첫 고교 바이콜 라이딩

'24.3.3(일) 09:30, 잠수교 남단에서 고교 바이콜 6명이 만나 하류방향으로 라이딩 시작

올해의 고교 바이콜릭스 첫번째 라이딩으로 서울시내 3.1절 기념 유적지 효창공원과 탑골공원을 돌아보는 코스로 잡았다. 시내 도로와 인도를 따르는 길이라서 다소 불편하지만 역사문화 탐방길은 매번 그렇다.

3.1절 당일에는 겨울보다 추위가 더했고 다음날 토요일에도 바람이 거세게 불어 3일의 라이딩이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는데 하룻밤 사이에 바람이 잦아들고 아침기온도 겨우 평년을 회복한다. 세상일도 이렇다.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서 때를 기다리다 보면 순풍을 만나기도 하고 밀물을 만나기도 하는게 세상의 이치다. 예정된 6명이 가족 1명 포함하여 다 참가했다. 아직은 용감하고 씩씩한 친구들이다.

9시30분에 잠수교 남단에서 만나 하루쪽으로 출발했다. 강바람이 차갑지만 견딜만 하다. 반바지 차림으로 죠깅하는 외국인도 보인다. 여의도 고수부지에서는 마라톤대회가 열려 자전거길과 보도에 달림이들이 가득하다. 하프코스 선두주자가 곧 골인한다는 멘트가 들린다. 젊은이들은 춥지도 않은가 보다. 싱글벙글 조잘조잘 광장이 젊은이들로 가득한 풍경이다.

마포대교를 건너기 전에 잠시 쉬면서 여의도와 한강을 굽어보았다.

비행장이 있었던 여의도

비행장 활주로였던 어의도에서 생도시절에 국군의날 행사를 위한 퍼레이드 연습을 했다. 도보부대와 차량부대가 왕래하면서 모래먼지가 일어 하얗게 뒤집어썼다. 태릉지역에서 트럭뒤에 줄을 서서 타고 다녔다. 비행장이 이전되고 여의도가 개발되면서 큰 광장이 생겼다. 5.16광장이다. 100만 인파가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나라의 큰 잔치 '국풍'이 개최되기도 했다. 이후 언젠가부터 하도 시위가 많이 일어나 그 지역을 공원으로 조성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강, 엄청나게 큰 강이고 그 크기만큼 서울의 규모가 된다고도 했다. 한때는 마포대교, 한강대교 난간에 글귀가 많이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강물에 뛰어드는게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잠잠해 젔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공덕역에서 만리동고개를 넘어 효창공원으로 갔다. 백범 김구선생 기념관이 미국의 링컨메모리얼처럼 웅장하게 건립되어 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해주신 주역의 기념관은 어디에도 없는데 역사가 이렇게 뒤바뀔 수가 있을까 아쉬움이 크다. 진실이 있는 그대로 바르게 기록되고 이어지면 좋겠다. 일요일이라 학생들의 견학팀이 많다. 해설사가 자세하게 설영해주고 있다. 기념관 출구 벽에 김구선생의 유명 문구가 새겨져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남영역, 서울서부역을 지나 예전 퇴계로로 연결되었던 고가도로를 도시재생사업으로 고가공원으로 조성한 서울로7017로 올라가 서울역. 남대문지역 일대를 조망했다. 산수유가 마악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60, 70년대 서울역을 나서면 맞은편 건물벽에 네온사인으로 아이디얼미싱, 드레스미싱이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는게 신기하게 보였다.

남대문을 지나 북창동 동기회 단골식당인 전주회관에서 점심식사

3.1만세운동의 발상지 탑골공원

시청, 청계광장을 지나 3.1절 만세운동의 발상지인 탑골공원으로 갔다. 1919년 탑골공원에 수천명의 군중이 모인 가운데 팔각정에서 어느 청년이 독립선언문을 10여분간 낭독한 것을 시작으로 군중들이 만세를 외쳤고 그 물결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당시의 상황을 되돌아보면 무척 극적으로 보인다. 우연처럼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국운이고 역사의 흐름일 것이다.
1919년 3월초는 고종의 國喪기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된다. 이때를 기하여 독립선언문을 발표하도록 민족대표 33인이 준비를 했고 선언문의 골격을 손병희선생이 잡았다. 최종적으로 최남선이 완성했고 한용운의 제의로 공약3장을 추가했다. 초안을 엿판에 숨겨 보성사 인쇄소로 가서 2만 1,000부를 인쇄하여 가마니에 포장, 2월28일 전국으로 배포했다. 3월1일 당일 민족대표 33인은 독립선언서를 탑골공원에서 오후 2시경에 거행키로 계획했는데 참가한 학생과 시민들이 일경과 맞부딪치게 되면 희생자가 많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150여m 인근의 태화관 식당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총독부에 그 사실을 알리고 29인이 참가하여 한용운이 선언문을 낭독하고 전원이 체포되었다.
한편 비밀조직을 통해 탑골공원으로 모인 4,5천여명의 학생과 시민들은 예정시간이 되어도 민족대표들이 나타나지 않자 분위기가 우왕좌왕하며 혼란에 빠졌다. 오후 2시경 어떤 젊은이가 팔각정 단상에 올라 가슴에 품어둔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기 시작한다. 10여분간 1762자를 떨리는 듯 시작하여 점차 우렁차게 마지막 공약3장에서 '마지막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마지막 한 순간에 다다를 때까지, 민족의 올바른 의사를 시원스럽게 발표하라'고 하면서 '조선 독립만세!'를 외쳤다. 학생들은 모자를 벗어 하늘에 날렸고 서로 부둥켜 안으며 독립의 기쁨을 나누었다. 그가 아니었으면 자칫 3.1 혁명은 태화관선언으로 그쳤을런지도 모른다. 이렇게 하여 3.1일 혁명의 횃불은 전국으로 퍼져나가 수개월에서 1년동안 계속되었다.

탑골공원은 고려 흥복사, 조선 원각사

탑골공원은 원래 고려시대의 흥복사 사찰이었던 곳을 조선조의 '숭유억불'정책으로 세조때에 흥복사를 폐하고 樂學都監을 두었다. 이후 효령대군으로부터 부처님사리가 수차례 分身하는 현상을 보고받고 그 터에 원각사를 건립토록 하고 10층석탑도 1467년 사월초파일에 완공하면서 대사면령을 내리고 세금을 감면하는 조치를 하였다. 당시의 10층석탑은 지금의 롯데타워처럼 한양 어디에서나 우뚝 보이는 높은 조형물이었다. 이후 연산군때에 妓房을 두어 승려들이 머물 수 없게 되었고 중종때에는 절을 헐어서 없어지게 되었다. 고종때에 탑골공원으로 조성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역사문화 탐방 라이딩은 이렇게 여기저기 펑소에 많이 지나다니면서도 그 깊은 사연들을 잘 몰랐던  역사적 사실과 교훈들을 일깨워 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새봄을 맞으면서 올해의 안전하고 즐거운 라이딩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코스: 잠수교 남단~ 마포대교~ 공덕역~ 효창공원~ 백범기념관~ 서울역가교~ 남대문~ 북창동(점심)~ 청계광장~ 탑골공원~ 종로3가역(마감, 30km)

잠수교남단에서 반포대교를 배경으로

노량대교 방향으로

한강철교

여의도 63빌딩쪽을 향해

여의도 고부부지에서는 마라톤대회가 열리고 있다.

마포대교 서남단 옛 헌병초소 앞

마포대교를 건너 공덕역을 지나고

만리동고개를 넘어 효창공원으로

효창공원과 백범기념관

태극기꽃이 활짝 핀 입구

웅장한 백범기념관

학생들의 견학

어록

동영상

남영역 방향으로 이동

서울역 부근 옛 고가도로 서울7017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직전

풍년화

철도부지 넓은 공간에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옛 서울역

서울역앞 광장에 강우규의사 동상

남대문방향 전경

오른쪽이 옛 대우빌딩

남대문을 지나며

북창동 전주회관에서 점심식사

점심식사 후 출발

서울시청과 청계광장 소라탑을 지나

탑골공원으로

탑골공원 안쪽의 팔각정과 원각사지 다층석탑(국보4호)

일제시대의 탑골공원

원각사 10층석탑과 석비

미공병대 지원으로 석탑보수

이승만대통령 동상이 있었는데 1961년에 철거되었다.

독립선언문이 이 자리에서 낭독되었다.

여기서 오늘의 첫 라이딩을 마감하고 각자별 이동.
몇몇 친구는 청계천따라 수서역까지 라이딩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