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개학이 또 늦어져 나라뿐만이 아니라 집집마다 비상시국이 되고 있다.
자녀들이 엄마와 계속 같이 있다보니 엄마가 마귀할멈같다는 풍자만화가 돌기도 한다. 맞벌이자녀 애들 돌보느라 할아버지 할머니가 바빠지기도 하고 부부 한쪽이 휴직을 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여러 자녀들을 엄마가 다 키웠는데 이제 젊은 엄마들이 그 어른들의 대견함을 조금 이해하기라도 할까?
재택근무도 늘고 아이들 학교도 안가는데다 봄꽃은 핀다고 하니 어딘가 가고 싶지만 경치좋은 꽃길은 사람이 많이 모이기 전에 폐쇄해 버렸다. 집에 있으라 하지만 차로 나서면 될 것같아 많이 나서는 탓에 평일인데도 도로가 꽉 찬다.
사람이 적게 올거라고 예상하여 입장료가 꽤나 비싼 용인 호암미술관으로 가보았다.
''앗차 여기도 아니구나.''
먼쪽에서부터 도로옆에 차들이 줄지어 서있어 왜 그런가 들어가 보니 입구에 휴관이라 차량진입이 안된다. 도로와 양쪽보도 외에는 들어갈 공간이 아무데도 없다. 길옆에 겨우 차를 세우고 진달래꽃 아래 차한잔 하러 앉았더니 거기는 들어가면 안되는 곳이란다. 알지만 조금 밍기적거리고 있다가 나왔다.
차들이 계속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오고 길가에 세운 차에서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좁은 보도를 따라 왔다갔다 하고 있다. 그래도 답답한 집안에 갇혀 있다가 야외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탁트인 야산과 저수지 풍경을 스쳐 보는 것만으로도 야외로 나온 값어치가 되나 싶다. 꽃구경은 오가는 도로에 만발한 노오란 개나리와 분홍색 진달래, 그리고 벚꽃 등을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건너편 에버랜드 놀이시설들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곤돌라, 청룡열차. 회전풍차 등이 보여 가까이 가보니 그 넓은 주차장이 차들로 가득하고 대형셔틀버스가 계속 입장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코로나'때문에 평일까지도 대성황을 이루는 이런 곳도 있나 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로 인해 인류의 기존 규칙들이 다시 재배치되고 있다. 다르게, 새롭게. 휴전이 되고 노사갈등이 풀어지고 공포의 평준화도 되었다. 큰것도 별것 아니게 되고 사소한 것이 소중해지기도 했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으며 일은 이제 더 이상 삶에서 우선이 아니고 여행, 여가도 성공한 삶의 척도가 아님을 깨닫기 시작했다. 세상일과 삶이 'reset'되는 것같다. 우리 시대에 이런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은 그래서 축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아직은 얼마나 더 이런 칩거가 계속되어야 할런지 알 수 없지만 온 세상의 달라진 일상 중에 대한민국의 어느 봄날 풍경이다. 세균보다 작은 바이러스에 과학문명을 자랑하던 전 인류가 꼼짝 못하고 변화되고 있는 풍경의 한 단면이다.
Cuomo 뉴욕주지사의 당부가 적합한 말로 보인다.
''각자는 친절해 주십시요,
미소를 잃지 마세요,
성실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Don't challenge life, but living.''
이의를 제기하지 말고 그냥 자기의 삶을 살아가세요!
세상이 어수선할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하늘에 공손한 마음으로
주변에 친절하며
자기 일을 알차게 해나가야 할 것이다.
''Stay humble, work hard, be kind!''
길가 진달래아래에서 봄기분을 달래본다.
87세 자형 누님 내외분과 함께.
저 안쪽 공원 잔디밭 넓은 공간에는 온갖 봄꽃이 만발했는데 무기한 폐쇄로 차도와 보도밖에 공간이 없다.
다 무기한 폐쇄
오른쪽편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왼쪽편 도로 양측에 차들이 늘어서 있지만 내려서 갈 곳이 없다.
차타고 스쳐 지나가는 바깥도로의 풍경이 꽃구경이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4.4(토) 공명선거 유튜브방송 (0) | 2020.04.05 |
---|---|
한식다례 올리기 - 4.3 11:00 (0) | 2020.04.04 |
토요 기자회견 및 1인시위 - 4.15총선 사전투표 NO, 당일투표 촉구 (2) | 2020.03.29 |
소위임관 49주년에 회고해 보는 생도입교의 첫 추억 (1) | 2020.03.27 |
천안함폭침 10주기 순국장병추모 기자회견 (0) | 2020.03.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