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네 집에서 매제가 준비한 가락시장 대방어 성찬으로 축하와 2부, 3부 저녁식사까지 여유롭게
2년여 사이에 전국 100대 명산을 여동생이 완등했단다. 대견한 일이다. 더구나 여동생의 여건으로는... 올해로 '지공선사' 반열에 들고 누님과는 17살 차이로 누님이 18세 결혼식 올린 해에 태어났다.
어릴적에 몸이 몹시 약해서 먹는 것을 별도로 챙기는데도 잘 먹지를 못했다. 아프지 않은 곳이 거의 없게 살아왔다. 고향에서 초등학교 졸업 후 상경, 낮에는 일하고 야학으로 공부하여 코오롱에 입사한 덕분에 직장커플로 명문대출신 신랑을 만났다. 4남매를 키우고 이른 퇴직의 남편과 가게를 운영하면서 자녀 대학공부, 딸 셋을 출가시키고 나니 밀렸던 몸이 아파왔다. 큰 수술을 했다. 후유증을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회복이 잘 되었다. 건성으로 새벽기도에 동참했던 매제가 말했다.
''여보, 하나님께 당신 살려달라고 기도했어''
동네 공원을 꾸준히 걸었다. 20계단을 못올라가던 체력이었는데 점차 단련되어 나갔다. 기적적으로 산행까지 따라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산이 사람을 살려 주었다. 내친 김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다녀오고 최근 2년여 사이에는 전국 100대 명산 등정에 나섰다. 산사랑, 교회, 선후배들이 도운 덕분에 단양 금수산에서 100산 완등 축하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력 덕분이고 특히 종교적 신념이 굳건한 바탕이 되었던 것같다.
장거리 산행은 대체로 무박2일 코스로 전날밤에 버스로 출발하여 새벽부터 걷기 시작, 1, 2산을 종주하고 당일 복귀하기를 매주 거의 격일로 참가한다. 그 사이 비는날은 또 둘레길을 걷는다.
17년 전인가, 전국 해안선일주 3,000km - 100일 도보순례 단장으로 매일 30km씩 걸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젊기도 했지만 힘든 줄도 몰랐다. 첫 열흘정도 적응하는데 힘들었지만 그 이후에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먹고 걷고 자고 하는 단순한 일과였다. 그런 컨디션이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나 싶었지만 전혀 아니었다. 건강과 체력은 세월따라 어차피 변해간다. 지금 훈련하여 익힌 만큼만 가능하지 예전의 경력이나 관록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각자 자기의 여건과 능력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지 초인적 능력을 발휘한다고 과시할 일은 아니지만 한번 주어진 이 몸뚱이도 잘 관리하고 훈련시키면 기대이상의 능력을 발휘해 준다. 그렇게 잘 써먹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육신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시간과 함께 변해가는 것이 당연하고 그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도 조금 노력하면 조금 더 오래까지 좋은 일 더해가면서 잘 써먹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면 평탄한 과정으로 성장하고 사회생활을 해온 사람들의 경우보다는 어려운 고난의 과정을 겪은 사람들이 훨씬 삶에 대한 깨달음이 크다는 사례를 많이 본다. 그리고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경우에 회복하여 초능력이 생길 정도의 역할을 하는 이들을 가끔 보기도 한다. 그들은 이전에 건강할 때보다도 더 모든 일에 감사해하고 행복도가 높다.
'비밀의 門'은 언제 열리나?
어떤 이들은 苦行을 통해 그 門을 열고자 했지만 불가능했다. 그런데 살면서 원하지 않게 부딪쳐 오는 '逆境界' 상황들, 이런 피해갈 수 없는 기회가 곧 그 門을 여는 절호의 챤스가 된다. 바닥을 칠 때 역전이 되면서 영성의 문이 열린다.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현재의 실천'이 그 문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과거나 미래는 실체가 없고 생각속에 있는 관념에 불과하다. 세상에 실존하는 것은 오직 내가 내딛는 발자국의 현재순간들이다. 발자국따라 끊임없이 현재의 순간들이 이어져 나가고 있다. 걷는 사람은 곧 '영원한 현재'를 살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계속 이어지는 '늘~~~'위를 이미 타고 있다.
'현재 = present = 선물'
현재의 선물을 잘 쓰고 사는 사람이 멋지게 사는 삶이다.
100대 명산에 이어 200대 명산, 이미 진행해온 백두대간과 국립공원답사도 완성해나갈 것이고 서남해안의 여러 섬들을 있는 코스나 전국 곳곳의 명품걷기길 등 앞으로 가보야할 곳들이 수도없이 많다.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여 체력이 감당하는 정도까지는 계속 이어간다는 여동생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답사를 하면 제공된 앱에 코스가 자동으로 이렇게 기록되고 인증이 된다.
산행을 다니다 보면 여러 종류의 인증을 받는 시스템이 있어 사람들의 참여동기를 유발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많은 전국의 산들을 다 다녀왔다니...
<블랙야크 100대명산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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