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장법사가 불법을 구하러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를 대동하고 서역으로 구도여행을 다녀온 '서유기' 스토리에 비유되는 성지순례였다. 김익환 김정헌 박인영거사가 고맙게도 온몸 던지며 그 역할을 해 주었다.

우리들 누구나의 내면에 있는 '탐진치'의 표상으로 나타난 그 3가지 요괴들. 추구하는 힘이 감당못할 만큼 세고 능력도 탁월하다. 삼장법사는 아무 역할 없는 듯 하지만 손오공이 온갖 재주를 부려 날고 뛰어도 그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니 벗어난 적도 없고 벗어날 수도 없다. 물질이 아니고 의식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법을 구한다 하지만 사실은 구할 법도 없다. 우리가 며칠간 '무릉도원, 천상세계'를 다녀왔지만 돌아오니 제자리다.
''여기에 '오~늘' 무릉도원, 천상세계가 이미 펼쳐져 있구나!''

'예불연'에서 계획한 성지순례인데 예불연 회원보다 원광사 신도와 일반불자들이 대다수이다. 예불연 3명에 원광사 봉사회 신도 7명, 일반신도 27명이다. 부산에서 오신 분도 있다. 원광사 불교아카데미의 영향과 법상스님 유튜브 시청 영향이 무척 크나보다. 타종교인도 동참했다.

지금시대에 괴로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무척 많거나 진리를 탐구하는 이들이 많은 추세인가 싶다. 그러고 보면 태평성대가 아닌 어려운 때일수록 그 해법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을테니 여기서도 위기가 곧 호기인 셈이고 따라서 번뇌가 곧 발심하는 계기가 되나보다.

이동하는 버스에서 39명 참가자가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한다. 개인별 소개를 하다보니 사람들마다 삶의 사연들이 참 다양하다. 본체는 하나인데 작용이 제각각인 것이다. 나름대로 '전력투구'해온 삶이 느껴진다. 그 중 한분이 이런 소감을 말한다.
''저 자신에 대한 불만이 참 많았어요.''
그 표정에서 느낌이 온다.

누구나 자기 처지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다. 계속 무언가를 추구한다. 모자라는 것을 채우기에 급급하다. 그렇게 하면 행복이 오게 될거라고 끊임없이 추구한다. 나와 나 아닌 것과 상대적으로 비교하니 언제나 충분하지 않다. '吾唯知足'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돈과 명예를 추구하는 것을 삶의 목표인 양 집착하며 살고 있다.

왜, 언제까지 남과 비교하면서 2%부족함으로 충만하지 못한 삶을 살 것인가?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될 것 같은가? 아니다. 지금 그렇게 살지 않으면 이번 生에서는 기회가 없다.

세상 70억 모든 사람들은 각자 최선을 다해 살고 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나 자신이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상이다. '생멸세계'는 한치도 틀림없는 연기법에 따라 돌아가고 있으니 어떤 결과라도 원인없이 나타난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인정하고 '어서 오세요'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자기 안의 우는 아이를 자비심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 현재의 처지와 마음, 그리고 건강상태까지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 아픔까지도 받아들이는 것이 인욕이다.

그런데 지금 나타난 어떤 현상도 다 흘러가는 과정이지 실체는 아니다. 절대불변의 고정된 것은 없고 전부 조건에 따라 변해가는 것들이다. 그래서 꿈같고 거품같고 그림자같다고 했다. 제행무상이기 때문에 제행신신이 되어 세상의 신선함이 유지된다.

그렇다면 세상이 운행되는 본질은 무엇일까? 무엇이 실상일까? 무엇이 fact일까? 범주(카테고리)가 다름을 알아야 한다. 물질공간에서 추구하는 모든 것은 시간, 공간에 제약을 받지만 의식공간은 아무런 제한없이 무한대로 열려있다. 물질공간에 있는 이 몸뚱이를 나로 삼고 그 좁아터진 속에 구겨넣은 의식을 나라고 인식하면 항상 나와 나 아닌 것으로 구분하여 비교하고 모자라는 것을 채우려 한다. 그런데 의식은 통째로 하나인 세계라 한계가 없다. 과거, 미래로 자유롭게 갔다왔다 할 수 있고 공간적으로도 눈감고 세계나 우주 어디든 졔한없이 다닐 수 있다. 이게 진실이고 실상이다.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살아온 그 안목을 바꾸어 보자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하나도 부족함이나 불완전한 요소가 없이 완벽한 균형이 맞춰진 것이 지금의 현상이다. '나'라는 개체를 따로 떼어놓는 작은 안목이 아닌 우주에 가득차 있는 그 우주의식이 '나'라는 안목으로 浩然之氣를 키우면 나는 태어난 적도 죽은 적도 없는 생명의 바탕 그 자체이고 거기서 만물이 들락날락 한다. 이미 펼쳐진 세상에 내가 나온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었던 나의 의식세계에 만물이 물결처럼 각가지 모습으로 일어났다 제자리로 가고 하는 것이다. 그게 '나'의 실체이고 세상의 실상이다.

이런 의미를 요약해서 간략하게 이야기했다. 저녁시간에 한 참가자가 내말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누군가 알아듣고 조금의 변화가 생긴다면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성지순례의 첫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투어박스 여행사 하실장이 동행하며 챙겨주고 최걸 현지가이드까지 모두가 잘짜여진 오케스트라처럼 시간-공간여행이 진행되었다.

상해 황포강 유람선에서의 야경
세간에서 극치의 화려함을 보여준다

무석의 영산대불
79m+연꽃받침 9m = 88m

구화산 지장보살상

황산의 설경

북쪽 입구로 케이블카 올라갔다가 두어시간 걸어 남쪽 케이블카로 하산

송성가무쇼 관람 후 민속촌 돌아보기

소주의 영원사
기장 넓은 법당, 가장 큰 관음입상이 있다.

여행 일정표대로 거의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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