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 (금) 오후.
프랑스, 스페인에 이런 풍경이 있을까?

이맘때 가을에는 어딜 가나 단풍이 곱다. 굳이 멀리 나서지 않아도 된다. 아파트단지나 근린공원이 잘 가꾸어져 있고 기온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산책하기 딱 좋은 때이다.

떨어지는 낙엽에 자칫 쓸쓸해질 수도 있어 혼자 다니기보다는 친구와 가족들끼리 오붓하게 이런 가을길을 함께 걸으면 더 운치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청계산의 과천쪽 서울대공원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다. 야외 전시작품 공원을 돌아 미술관 건물 앞으로 이동했다. 참 좋은 위치로 보인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대공원과 동물원이 위치한 터가 명당이라 무척 평온한 지역이라 한다. 거기 사는 동물들은 편안하고 번식도 잘한다. 이 분야 전문가 의견으로는 국회의사당이 이 지역에 자리잡았다면 지금처럼 티격태격 시끄럽지 않았을거라 하기도 했다.

가장 좋은 '미술관'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예술작품은 어떤 것일까?
'있는 그대로' 즉, 자연의 상태가 아닐까 싶다. 여러가지 '있는 그대로'를 한 장소에서 다 볼 수 없으니 여러 기법으로 표현하여 미술관에 모아 놓은게 미술관이 아닌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풍경은 지금  그대로가 다 예술로 보인다. 살아있는 미술관이다. 하늘과 구름, 나무, 풀, 잔잔한 호수, 그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난간에 매달린 꽃화분, 호수를 내려다 보는 곳에 놓여진 파라솔과 의자. 어우러진 풍경 자체가 예술 아닌게 없다.

'음악당'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떤 아름다운 오케스트라도 자연속의 개울물 흐르는 소리, 새소리, 풀벌레소리, 바람소리에 비할까? 소리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사람이 소리를 줄이면 자연의 소리가 들린다. 마음을 열면 자연이 전해주는 소리와 하나가 된다. 내가 세상과 분리되어 있지 않고 통으로 하나임을 알게 해준다.

이 가을, 곱게 물들어가는 자연미술관, 자연음악당 속에 친구들과 함께 흠뻑 취해본다. 감탄사들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그리고 팁으로 하나, 우리를 일깨워 주기까지 한다. 내가 세상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풍경과 소리에 마음을 열기만 하면...

대공원역 출구를 나와 관악산을 뒤로 두고 청계산을 향해

야외조각공원 관람

국립현대미술관 건물 앞

여기가 거기다. 작은 호숫가에 우리 친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보온병에 가져온 집에서 끓인 차를 나눈다.

남태령역 부근의 관악회관에서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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