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일) 아침, 합천공설운동장에 12,000여명의 달림이들이 모였다. 마라톤대회의 참가인원 규모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대회로 자리잡은 합천벚꽃마라톤대회, 어느새 22년째가 되고 있다.

4년만에 열리는 대회

2019년 봄에 18회 대회가 개최된 이후 3년간 코로나로 인해 개최되지 못하다가 4년만에 대회가 열렸다. 기다리던 대회여서인지 역대 최다 참가인원인 12,000여명이나 동참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 마라톤대회에 이만큼의 참가자가 모이는 것은 귀한 일이다. 아마 이 지역 연중행사 중에 타지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참가하는 행사가 되지 않은가 싶다.

12,000여 참가자가 모이는 이유

왜 이렇게 많이 모이게 될까?
몇가지 원인과 특징을 들어본다.

일본의 자매도시를 포함하여 몽고를 비롯한 여러나라 외국인들까지 동참하는 국제대회 수준으로 격상된 그 위상이 한몫을 하고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수려한 경관과 아름다운 벚꽃 100리길을 달리게 되는 황강변의 아름다운 풍경은 세계 최고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

사람마다 능력에 적합한 거리의 코스가 있는데 풀, 하프, 10km, 5km 등 참가자의 취향에 맞게 뛸 수 있는 전용도로같은 코스가 가용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는 특징이 있어서이다. 도시는 교통통제때문에 이게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지역민들이 함께 호응하면서 중간중간 섹소폰동호회가 음악을 연주하고 농악대가 흥을 돋구어 주며 간식딸기제공과 골인 후의 기념품쌀, 여러 무료시식행사 등 푸짐한 먹거리, 즐길꺼리가 있어 지역잔치 분위기가 특이한 매력을 준다.

2002년도, 현역시절에 첫번째 대회가 열리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에 역할을 하면서부터 참가를 시작하여 이제까지 매년 빠지지 않고 이 대회에 동참해 오고 있다. 4월초 청명한식의 고향선산 성묘를 겸하여 매번 형제간이나 자녀들과 함께 고향방문을 겸하여 대회에 참가한다. 이제는 손주까지도 동참여건이 된다. 설, 추석, 묘사와 함께 매년 고향집을 방문하는 연례행사로 정착되고 있다.

청명한식 고항방문을 겸하여

고향집을 고쳐놓은 덕분에 언제든 갈 수 있어서 좋다. 비워두고 있어 관리가 어렵고 특히 겨울에는 아무리 감싸도 보일러와 수도관이 얼어 터져 매번 고친다. 지난해에는 보일러대신 전기패널을 깔고 순간온수기를 설치하여 안심했더니 설 이후의 한파에 세면장 수도꼭지가 동파되어 두어달동안 수돗물이 새어나와 마루와 마당까지 흘러 넘쳤다. 다행히 하루 전에 이장선배께 집을 돌아봐 달라 부탁한 덕에 발견되어 급하게 수도꼭지는 새로 설치하여 응급조치해서 하루 지냈다. 비워둔 집의 관리가 계속 그렇다. 그래도 없는 것과는 비교가 안된다.

마당에 장작불을 피우고 달과 별을 보며 둘러 앉아 숯불에 고기를 굽고 저녁식사를 한다.
손주가 묻는다.
"할아버지는 어릴적에 뭐하고 놀았어요?"
"여기 앞마당에서 친구들이 모여 술레잡기를 했어. 술레가 기둥에 눈을 대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두번 하는 사이에 짚단 뒤, 나무삐까리, 정지문 뒤에도 숨었어. 찾아서 뛰어와 기둥을 얼른 짚어야 이겨."
라디오, TV, pc, 핸드폰 없었어도 훨씬 재미있었어. 황강, 모래사장, 산과 들, 골목이 다 놀이터였지. 겨울엔 장갑 없이도 썰매타고 놀았어...

영국인학교에서 공부한 영어로 아빠, 삼촌 영어발음을 교정, 테스트하기도 한다.
고향집 제사에 참석한 이웃 친구가 와서 70년 전의 옛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렇게 고향집에서의 밤이 깊어간다.

축제같은 운동장과 벚꽃길

행사장인 운동장에 도착하니 온통 축제분위기이다. 본부석에서 주요인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20여년 지나는 사이에도 대회를 계속 지켜오는 몇몇분들이 있고 대다수 선출직 지자체 단체장들과 공직자들은 계속 바뀐다. 오히려매년 참가하고 있는 내가 주인인 듯하다. 몇년 후에 오면 군수, 도의원, 군의원, 지청장 등 대다수가 바뀌어 있겠지.
달림이들과 응원가족 등 운동장과 스탠드에 거의 가득찬 12,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열기는 엄청나다. 주변의 알록달록한 봄꽃과 어우러져 넓은 운동장 전체가 야생화 들판이다. 같은 꽃이 하나도 없지만 어느 한송이 소중하지 않은 꽃이 없다. 각자가 다 자기 꽃을 마음껏 피우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활달, 우량한 꽃들이 모인 잔치이다.

공설운동장에서 합천댐을 지나 봉산에 이르는 길은 거의 40km에 이르는 100리 벚꽃길이다. 마라톤대회는 그 가운데 오르막길이 적은 조정지댐, 영상테마파크 부근에서 되돌아 오는데 거의 전부가 꽃길이다. 한자락 바람이 불어오면 꽃잎이 눈처럼 머리위로 휘날려 내린다. 시간이 꽃잎으로 흐른다. 순위나 기록으로 뛰는 이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차게 뛰는데 즐기는 우리는 땀을 식히는 바람 한줄기가 귀하고 햇살과 옆에 흐르는 황강의 물줄기 등 소리, 느낌,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것들과 하나가 되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중부내륙고속도로 내려가는 길과 주변의 산에도 벚꽃이 만발

바로옆의 국도는 꽃길이다.

휴게소에서 하늘의 반달

고향집마당에 불피우고 둘러앉아

우리 친구도 왔다.

달과 별빛아래 밤이 깊어간다.

일요일아침 합천공설운동장으로

0940 풀코스 700여명이 출발

곧 출발

섹소폰동호회 응원연주

얼마전에 큰 산불이 났던 용주 월평

아들 친구가 반환점을 돌아

아들이 돌아 오고

나는 아직 가고 있는 중

영전초등 7년 위인 83세 박희선선배께서는 아직도 뛰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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