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월) 1030, 서울숲역 3출구에서 고교친구와 가족 16명이 만나 서울숲 벚꽃길과 용비교를 지나 응봉산 남측계단으로 정상 정자로 오르고 북측 응봉역 방향으로 하산하여 부근 맛집에서 점심식사
봄꽃구경은 어디서나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가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전령이다. 산에 가보지 못한 사이에 아마 빨간 진달래는 때맞춰 피었겠지.
요즘은 꽃구경하러 멀리가지 않아도 주변에 개나리와 벚꽃, 목련, 명자나무, 조팝나무 등 봄꽃이 지천에 널려 있다. 4,50년 전에는 창경원 벚꽃구경이 봄의 축제처럼 열린 추억도 있다.
봄詩
“3월은
은근히 다림질한 햇살이
연둣빛 새순 보듬어주고
벚나무 젖빛 눈망울
가지를 뚫고 나와
연한 살내 풍기는
부드러움이다
꽃샘추위 시샘을 부려도
서둘러 앞지르지 않고
먼 길 돌아온
도랑물 소리...
3월은...
씨앗 한 줌 나누는
포근함이다”
-박금숙 ‘3월’-
두보의 詩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강물이 푸르니 새가 더욱 희고
山靑花欲燃(산청화욕연) 산이 푸르니 꽃은 타는 듯 더욱 붉구나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올봄도 이렇게 지나가니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고향에 돌아가는 날 그 언제 일까?
응봉산 개나리
응봉산 개나리는 봄의 명물이다. 단지 꽃이 명물이 아니라 그 산봉우리의 형상이나 위치가 천하일품이라 할만하다. 여기 이런 자리에 왜 송강 정철이나 다산 정약용의 싯귀 한구절이 없었을까 궁금하다. 근세의 시인들이라도 어찌 이 풍광을 읊지 않았을까 또한 의구심이 든다. 절경에 도취하여 미처 글이 나올 겨를이 없지는 않았을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도 했듯이 응봉산도 멀리서 보는 것이 먼저다 싶어 서울숲역에서 2km 정도를 걸어서 출발했다. 마침 서울숲 곤충박물관 뒤쪽 벚꽃 가로수길에 벚꽃이 반이상 피어 벚꽃터널을 지나면서 충분히 봄꽃구경은 했다. 그리고 큰 도로를 따라 용비교로 올라섰다. 용비교쪽에서 올려다 보는 응봉산과 정자, 그리고 앞쪽의 한강으로 합수되는 중랑천, 가끔씩 전철이 지나가는 풍경이 노오란 개나리로 뒤덮힌 응봉산과 너무나 조화로운 모습이다.
"아하 이래서 멀리서 보는게 희극이로구나."
가까이 남측 계단을 따라 오르는 길은 서울 둘레길 구간으로 하얀 벚꽃과 노오란 개나리가 번갈아가며 자태를 자랑하고 있어 어느쪽으로 카메라 앵글을 잡아도 다 작품이 된다. 첫번째 정자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을 나눈다.
올라갈수록 먼쪽의 전망이 점점 더 좋아지며 95.4m 정상의 정자에 오르니 천하가 발아래인 듯하다. 한강과 강남지역 일대가 멀리 대모산, 청계산, 관악산 안쪽으로는 훤하게 보인다. 동쪽으로는 불암산과 용마산, 아차산,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 그 앞의 잠실쪽 롯데타워까지 오똑하게 보인다.
명품은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몽마르뜨언덕이나 로렐라이언덕의 경관 정도는 여기에 비하면 턱없는 수준이라 할 것이나 거기에 여러 사연과 노래가 붙어 있어 그렇게 유명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것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사연을 찾아내고 고급스런 문화로 포장을 하면 어떨까 싶다. 많은 길거리화가들이 다 어디로 갔나? 몽마르뜨언덕에서 그려주는 그림 정도를 여기서 그려주면 어떨까? 협회가 나서주면 될것 같은데... 또 어떤 기획꺼리가 더 있을까? 찾아내고 만들어 세계명품으로 내세워보자.
강변도로를 지나다니면서 언젠가 때맞춰 가보고 싶었던 그때를 적중한 날이었다. 봄날은 한때의 청춘처럼 오나 싶게 쉬 지나간다. 있을때 즐기자. 무엇을 하기에도 좋은 이 봄날에...
서울숲 3번출구로 나온 길가의 능수벚꽃
곤충박물관 뒷편의 벚꽃 가로수길
큰 도로로 나와서
뒤로 노오란 개나리로 뒤덮힌 응봉산
용비교로
중랑천과 응봉산, 전철이 지나간다.
저 왼쪽 능선위에 1차 쉼터가 있다.
첫벗째 정자 쉼터에서 간식
뒤쪽 한강하류 강변북로
정상의 정자
행복해하는 가족들
잠실쪽
이런 멋진 풍경
응봉역부근 맛집 크우익가든에서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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