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금) 14:50, 9호선 백제한성역 2출구에서 동기회 여의도포럼 회원 8명이 만나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근현대미술전을 관람하고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산책로 답사 후 부근 산들해 맛집에서 저녁식사

고가 진품의 관람기회

수년전에 덕수궁 미술관에서 한국근현대미술전을 관람한 적이 있는데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이중섭화가의 황소그림이나 박수근화백의 빨래터, 이응노의 군상, 천경자의 꽃과 여인 등 수억, 수십억원대의 고가작품의 진품을 한자리에서 직접 관람할 기회는 일생에 그리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근현대화가의 1세대라고 할 1800년대후반 태생으로 파리 유학을 다녀온 신여성 나혜석으로부터 일제시대와 6.25의 혼란기를 겪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25인의 작품 159점을 한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귀한 기회이다.

5개 섹션

이번 특별 기획전은 5개의 小주제로 나뉘어 전시하였다.

1섹션: <우리 땅, 민족의 노래>
한국 근대 미술가들은 이땅의 공기, 이땅의 얼굴을 즐겨 그렸다. 경관이든 인물이든 그것은 우리가 사는 시대의 한 風景이라 요약할 수 있다. 풍경은 눈에 보이는 외관뿐 아니라 눈에 안보이는 마음까지 담는다.
화살표를 따라가며 전시된 순으로 정리해 본다. 경(景)은 날(日)의 빛(光)과 그림자를 의미하듯이 객관적으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다. 風은 풍토나 풍수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 근대미술의 인물화와 풍경화는 단순히 소재 차원을 뛰어넘어 시대의 공기, 시간을 압축한 민족의 노래다. 이 땅에 살았던 한민족의 희로애락을 담았다. 이 섹션은 일제강점과 해방, 6.25동란의 격동을 거쳐낸 대한민국 역사의 빛과 그림자다.

구본웅 박생광 박수근 이중섭 이인성 장욱진

2섹션: <디아스포라, 민족사의 여백>
민족분단 70년. 이 시간과 공간은 비단 이데올로기의 분단, 국토의 분단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삶 자체를 송두리째 뒤흔든 분단이라 해야 옳다. 70년 분단의 미술사는 동족상잔의 6.5를 거치면서 미술계의 인적 구조까지 대대적인 변혁을 겪었다. 이른바 월남작가와 월북작가라는 이름으로 나누어지는 이산의 미술사가 탄생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분단고착화와 높은 단절의 벽이 생성되기에 이르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분단의 미술사를 조명하는 섹션을 꾸몄다. 자칫 전설로 사라질 뻔 했던 월북작가의 유산이 극적으로 발굴되어 우리와 다시 만난다. 또, 해외 한인작가의 작품도 소개한다.

배운성 변월룡 이쾌대 황용엽

3섹션: <여성, 또 하나의 미술사>
이 섹션에서는 봉건사상, 남성중심, 가부장제의 질곡을 딛고 일어선 한국 여성미술의 여정을 추적한다. 근대미술을 여성이라는 시각으로 조명한 전시는 아직 한번도 없었다. 이 섹션은 남성주류의 미술사에 새로운 화두를 제시한다.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 전시는 “여성비엔날레”를 표방). 한국 근대의 여성미술은 그 존재 자체로 선구적, 이례적, 극적, 숙명적이다. 불같은 생애와 예술은 모두가 한편의 소설이며 드라마 이상이다. 출품작가 모두 험난한 해외유학의 길을 걸었으며, 결혼과 육아, 가사, 사회적 편견 등 많은 고난과 굴곡을 딛고 일어선 여성의 승리로 볼 수 있다. 근대여성의 미술사야 말로 페미니즘의 맹아(萌芽)라 할 수 있다.

나혜석 박래현 방혜자 이성자 천경자 최욱경

4섹션: <추상, 세계화의 도전과 성취>
20세기 미술은 추상으로 치닫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추상이 승리했다. 추상의 여정에는 시대를 앞서는 전위(Avant garde) 정신이 맹렬히 작동했다. 이 거대한 흐름에 한국근대미술도 동참했다. 한국의 추상미술은 국제화, 세계화의 다른 이름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를 놓지 않았다. 한국의 추상미술은 동서양의 만남이자 전통과 현대의 융합이다. 추상화가들은 선진미술에 도전장을 내밀고 그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었다. 오늘날 단색화의 세계적 약진에서도 확인되듯 추상은 한국미술의 국격을 높이는 선봉장이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해방을 맞은 나라 중에서 모국(Vernacular)조형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이처럼 눈부신 추상을 이루어 낸 사례가 또 있을까.

김환기 남관 유영국 이응노 한묵

5섹션:  <조각, 시대를 빚고 깎고>
조각예술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재료와 후원자와의 격투의 역사였다. 작품제작에 많은 시간과 노력과 공간을 요구하는 조각은 근대에 이르기 까지 예술가의 순수한 개성표현이 가로막혀 있었다. 작품 대다수는 주문제작 이었으며, 오늘날에도 조각은 순수미술시장 보다는 공공미술에 치우친 경향이 많다 할 수 있다. 수적 열세와 열악한 환경에서 한국 근대조각의 꽃이 피었던 것이다. 조각은 회화에 비해 무게와 부피가 커서 전시에 제약이 많다. 한국 근현대 조각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과연 몇 번이나 될까. 이번 전시는 소마미술관 소장 서울올림픽공원의 야외에 설치된 조각과 더불어 한국 조각의 어제와 오늘을 동시에 조망하는 기회이다.

권진규 김정숙 김종영 문 신

성령과 本性의 발현 경지

어떤 예술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잘 드러나며 대중, 청중과 교감할때 빛을 발한다. 좋은 작품의 모방은 재능이나 반복으로 가능하겠지만 그 경지를 뛰어넘어 자기의 독특한 개성, unique한 경지가 드러나야 비로소 예술이라 할 것이다. 이는 실로 성령이나 本性이 발현되는 경지로서 詩나 수필, 소설, 음악, 운동경기, 요리, 농사, 사업 등 어느 경로를 통해 入門해도 그 이르는 상태는 비슷하다 하겠다. 100세에 그림을 그린 미국의 어느 할머니나 100세에 시를 쓴 일본의 어느 할머니도 전문적인 공부를 해서가 아니라 그분만의 독특한 개성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작가: 구본웅, 권진규, 김정숙, 김종영, 김환기, 남관, 나혜석, 문신, 박래현, 박생광, 박수근, 방혜자, 배운성, 변월룡, 유영국, 이성자, 이인성, 이응노, 이중섭, 이쾌대, 장욱진, 천경자, 최욱경, 한묵, 황용엽 등 25명

●출품작: 회화, 조각, 드로잉 등 159점

●전시기간: 4.6~ 8.27
10:00~19:00 (입장마감 18:00, 월요일 휴관)

●관람료
개인: 성인(만19-64세) 15,000원
청소년 ·어린이(만5-18세), 경로: 9,000원


<박수근>
박수근(1914~1965)은 강원도 양구출생. 12세때 밀레의 만종을 보고 감명받아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가난으로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농가의 정경과  일하는 아낙네를 그려왔으며, 19세에 '조선미술전람회'에 "봄이오다"로 입선하며 화단에 등단하고 23세 부터 8회 연속 입상하기에 이른다. 박수근은 헐벗은 풍경과 평범한 이웃에서 선하고 진실한 시대의 리얼리티를 찾아 낸 서민화가이다. 박수근의 창신동 시절은 가난했지만 따뜻했다. 가장 많은 작품이 탄생한 공간이기도 했던 창신동 시절, 당시 아내에게, 멀리서 우리 집 지붕 꼭대기만 보여도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했다던 박수근의 일화는 유명하다.
박수근은 서양재료로 가장 한국적인 그림을 그린 작가로 평가되며 국전 추천작가와 국전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하지만 1965년 52세의 아까운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중섭>
이중섭(1916~1956)은 평남 평원의 부유한 집안에서 출생. 오산고보에서 서양화에 입문하고 일본 미술학교 유학. 일본에서 추상미술단체 활동 및 한국적 소재를 통해 유화의 향토화를 추구하기도 하였다. 국민화가 이중섭은 가족과 소 그림으로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낸 한국적 그림의 신화적 인물이다.

일본여인과 결혼하여 원산에서 광복을 맞았으나 6.25발발로 제주도와 부산에서 궁핍한 피란생활을 못이겨 아내와 두 아들을 일본에 보내며 이산가족이 되지만 병고에 시달리다가 1956년 41세에 가족과 재회하지 못한채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이중섭 '아내에게 보낸편지'1954.

근현대화가의 계보


<나혜석>
나혜석(1896~1948)은 부친이 군수를 지낸 유복한 가정에 태어나, 개화사상을 받아들인 부친의 뜻에 따라 진명여고를 거쳐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 유학. 미술공부를 하며 단편소설 <경희>를 발표하기도 하고, 귀국 후 "신여자"를 창간하며 계몽운동 전개. 25세(1920년)에 결혼한 후에도 1930년대 까지 개인전 개최 및 각종 미전 출품 등 작품활동. 결혼생활 중 세계일주여행을 떠나 33세에 파리 아카데미에서 미술수업을 받으며 유럽미술을 접함.  여행당시 만난 "최린"과의 관계로 이혼하고 그 후에도 개인전 및 전람회 수상을 하기도 했으나 가족과 사회적인 지탄을 피할 수는 없었다. 나혜석은 최초의 여성화가, 소설가, 수필가,  시인, 언론인, 신여성운동가, 애국지사로 불같은 인생을 살았다. 전시 출품작 파리, 스페인 풍경은 그녀의 파란 많았던 생의 궤적을 불러낸다.

그녀는 “여성=대지”의 정신으로 “앵포르멜 회화"의 세계를 이룩하였다.

1930년대 후반부터 사찰과 친정집을 떠돌던 그녀는 1948년 53세에 행려병자로 사망함.

(注). 앵포르멜 회화 :기하학적 추상을 거부하고 미술가의  즉흥적 행위와 격정적 표현을 중시한 전후 유럽의 추상미술


<천경자>
천경자(1924~2015)는 개성넘치는 화풍으로 큰 족적을 남겼으며 대중적 인지도에서 독보적인 화가이다.

1941년 광주여고 졸업 후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일본화전공-인물화 집중) 유학. 1943, 44년 연속으로 조선미전 입선. 처음엔 일본화 영향으로 세밀하고 사실적인 채색화 경향이었지만 점차 과감하고 개성적인 화풍으로 발전.  천경자의 채색화는 당시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으며 자신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아갔다.  전통화 베이스를 지킨 천경자는 압도적인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고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녀는 채색화의 전통을 끝까지 지켜내었으며, 이번에 천경자 작품의 백미 <초원> 대작이 전시된다.


<박래현> 운보 김기창부인
박래현(1920~1976)은 경성여자사범학교 재학 중 일본인 미술교사로부터 동양화 개인지도를 받음. 일본 유학(일본화 전공). 1946년 운보 김기창과 결혼하고, 개인전과 부부전을 계속하며 예술적 동반자로 성장. 해방후에는 묘사에 기반한 일본화에 머물지 않고 반추상에서 완전한 추상적 화면의 표현으로 나아 감. 1969년부터는 뉴욕으로 건너가 판화와 타피스트리를 배워 작품에 접목하는 등 작품의 표현양식과 매체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

박래현은 구상에서 추상의 길을 걸으며 판화, 타피스트리 까지 조형영역을 확장한다.

대표작으로 “이른 아침”(대통령상 수상작)이 전시된다. 전통화 베이스로는 박래현과 천경자의 존재가 언제 봐도 압권이다. 57세를 일기로 타계.

유영국(1916~2002)
한국 추상의 원조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을 이끌어온 쌍두마차이다.  유영국은 한국 모더니즘 1세대로 평가된다.


<이응노>
이응노(1904~1989)는 충남 홍성출생. 동양화가 김규진으로부터 사군자, 전통회화를 사사하고, 21세에  <제3회 조선미전> 입선 후 여러차례 입선과 특선을 수상. 22세에 일본유학. 동양화와 서양화를 공부.

35세 부터 홍익대 교수로 재직. 55세에 프랑스로 건너가 자유분방한 형식의 한지 콜라주를 문자추상으로 발전시켰고, 이후 서양에 동양미술을 알리는 역할을 했으며, 62세에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은상 수상.

1967년 동백림사건으로 2년반의 옥고를 치르는 동안에도 종천, 돌멩이,밥알, 신문지 등의 재료를 사용 많은 작품을 남겼다. 석방 후 프랑스로 돌아가 문자추상에 매진했고, 말년에는  "군상(群像)"을 연작 함. 이응노는 동양 지필묵의 조형을 문자추상으로 승화한 동도서기(東道西器)의 거장 이다,

조각

카페에서 비오는 창밖 내다보며

운치있는 몽촌토성길 산책

아카시아꽃

문화재 발굴조사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몽촌토성길의 시원스런 전경과 600년보호수, 나홀로나무 등

평화의문 꺼지지 않는 횃불

산들해 맛집에서 저녁식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