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23(목) 14시
절기로 立冬이 지나 아침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리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단풍시즌은 다 지난듯 한데 이날 오후에 가본 덕수궁은 아직 단풍이 절정에 이른 듯 무척 예쁘다.
어느 해는 단풍이 곱고 어느 해는 덜하다고 하는데 올해는 윤달탓인지 단풍이 늦기도 하고 기온이 추웠다 따뜻했다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나무가 나뭇잎으로 가는 수도꼭지를 잠글까 말까 하지 않았겠나 혼란스러웠을 듯싶다. 일찍 잠근 나무는 단풍이 일찍 들었고 아직 덜잠권 나무는 파란 잎이 그대로 있기도 하다. 물들지 않은 파란 단풍이 추위에 말라서 떨어졌다고 방송에서 보도하기도 했다. 서울시내가 남쪽보다는 기온이 대체로 높아 단풍이 늦은 편이다. 남산 북측이 그렇고 여기 덕수궁도 그렇다.
덕수궁을 들어서서 똑바로 앞으로 가는 길이 아닌 반대편 오른쪽으로 돌았다. 통상 앞쪽만 보고 지나가서 놓친 색다른 경관이 있는 곳이다. 고종의 처소가 전통 기와집이 아닌 중세의 유럽풍 현대식 건물로 특이하게 최근에 복원되어 있고, 350년된 고목 회화나무(정승나무)가 우람한 자태로 서있는 모습이 무척 기상이 넘쳐 보인다. 그리고 석조전 뒤쪽에 역시 근래에 복원된 것으로 보이는 2층 유럽풍의 아름다운 돈덕정 건물이 있어 젊은이들이 포트죤으로 내외부 발코니와 복도 등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뒷문 바깥으로 나가 덕수궁돌담길과 맞은편의 미국대사관저 지역을 지나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아관파천한 '고종의길'을 따라 구 러시아공사관까지 돌아보았다.
조선말기에 국제정세의 흐름에 맞추지 못하고 쇄국정책으로 고립되어 국력이 약해진 조선을 주변 강국들이 거의 마음대로 좌지우지했던 아픈 역사를 회고해 보면서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자리잡은 대한민국이 수천년 영욕의 역사를 이겨내면서 이어왔듯이 앞으로는 어떤 양상으로 대비하고 전개되어 나가게 될 것인지 숙고하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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