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16(일) 10시, 1호선 아산역에서 동기회 자전거동호회 4명이 만나 아산지역 라이딩 시작

서울에서 먼 지역으로 동기회 월례 라이딩에 나섰다. 근교에는 10년 넘게 여기저기 안가본 곳이 거의 없어 아직 힘이 있을때 조금 먼곳까지 가보자고 했다.

안가본 곳으로 길을 찾아가기가 쉽지 않지만 길찾기 전문가 김명수동기가 코스검색을 해서 선두에서 이끌어주니 걱정할 일이 없다.

1호선으로 천안을 지나 아산역에서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각자 집에서 2시간이 더 걸리니 전철 한대를 놓치면 2,30분이 늦어져 모이는데 모두 애를 먹었다. 한정거장을 더 지나간 대원과도 중간에서 겨우 합류했다.

이날 라이딩의 주요 포인트는
1)광덕사와 700년 호두나무
2)최영장군의 손녀사위 맹사성고택
3)외암민속마을
4)현충사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가는 과정 자체가 호기심이고 도전이며 즐거움이다. 평생 처음 가보는 길이고 어쩌면 두번 올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이런 곳도 있구나, 이렇게 사는 이들도 있구나 알게 해준다.

수년 전부터 자전거에 '히든파워'라는 작은 모타를 회원들이 다 부착했다. 이전에는 어떤 코스나 오르막길도 힘으로 다 다녔는데 지금은 아니다. 강원도의 대관령을 비롯하여 선자령, 안반데기, 닭목령 등의 절경코스, 1573m 함백산정상과 만항재도 수년 전까지는 쌩쌩 다녔다. 서울과 근교의 한강부근 지천의 자전거길은 평탄하여 어디로든 갈 수 있지만 이전처럼 먼지역의 역사문화 유적지로 가는 길은 오르막 고갯길이 많다. 안전과 순례의 의미를 다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모타를 부착했고 그 이후로는 코스선정도 쉽고 어디를 가도 별로 걱정스러울 일이 없어 마음이 편안하다.

지난 시절을 되돌아 보면 지난날의 화려했던 경력들이 오늘의 뒷받침이 되기는 했지만 그것들이 지금 여기 나를 움직이는데에는 크게 작용하지 못한다. 지금은 나의 두 발로 걷고 페달을 밟고 마음을 먹고 쓰고 하는 것들이 유용할 뿐이다. 이전에 내가 100km마라톤을 완주했다거나, 3,000km를 걸었다거나, 어떤 직급, 직책이었다거나, 그런 것들은 족보책이나 비석의 비문에 들어갈 내용일 수는 있어도 지금 내가 살아가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보다는 지금 push-up이나 스쿼트, 걷기 등으로 신체를 단련하고 마음을 닦는 수련을 하여 건전한 심신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긴요하다. 실손보험, 치매보험 등을 잘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권유도 많지만 그런것 보다 바람직하기는 그런 상태가 아예 되지 않게 자기관리를 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날때가 온다면 요양원 걱정을 할게 아니라 떠날 것을 미리 알고 채비를 갖추어 ''나 이제 간다. 그동안 고맙다''하고 떠나는 그런 경지가 되도록 말이다.

삶의 모든 과정 자쳬가 익어가는 여정이고 수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수련인가? 젊은 시절에는 많이 가지려고 하는데 온통 정신이 팔려 바삐 살아왔다면 장노년에는 그 반대쪽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그런 방식으로는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터득했으니 이제는 내려놓는데 익숙해 지는게 행복해지는 길이 됨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다.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아무것도 갖고 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미리 정리하고 홀가분하게 떠나는게 가볍지 않게나.

라이딩을 하는 과정도 동호회 초기의 의욕적인 상태와는 다르다. 지금은 갈 수 있을만큼 쉬엄쉬엄 유람하듯이 가고 가다가 나무그늘이 좋으면 또 쉬면서 간다. 그러니 거리로는 67km이지만 시간상으로는 7시간이나 걸린다. 그래도 여름의 뙤약볕은 무척 뜨겁다. 예전의 혹서기훈련을 떠올리면서 지탱하는 대원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광덕사와 700년 호두나무
아산 광덕사: 광덕사는 삼국시대 신라의 자장율사가 부처님사리, 가사, 화엄경 등을 봉안해 창건한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이다. 임진왜란으로 타버리기 전까지 충청도와 경기도 지방에서 가장 큰 절 중의 하나로 사찰 소유 토지가 광덕면 전체에 이르고 89개에 달하는 부속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2개의 부속암자만 남아있다.

700년된 호두나무: 고려 1290년 원나라에서 류청신(1257-1329)선생이 들어올 때 어린 호두나무와 열매를 가져와 어린나무는 광덕사에 심고 열매는 자신의 고향집 뜰에 심었다고 전해진다.

호두란 이름은 호도(胡桃)로 오랑캐 나라에서 온 복숭아씨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광덕산 자락을 품고있는 광덕면 지장리마을에는 서울 여의도의 1/4 면적에 1만여 그루의 호두나무가 자라고 있어 단일 수종으로는 국내 최대 호두나무숲 단지이다. 고 최종현 회장은 1970년대 초 벌거숭이 광덕산에 30cm짜리 호두나무 묘목을 심었고 그가 심은 나무들은 우량목으로 자라 매년 가을 풍성한 열매를 쏟아내고 있다. 광덕면 지장리 마을에서 광대한 호두나무 숲을 주민들에게 구역 책임제로 가꾸게 하고 거기서 나는 호두는 수확한 만큼 다 가져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였다.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이 숲의 1대 숲지기이다.

맹사성고택 맹씨행단
맹씨행단은 청백리 맹사성(1360-1438) 집안의 고택이다. ㄷ자형 중앙 2칸에 커다란 대청을 두고 좌우에 온돌방을 두었다. 앞마당 한쪽에 큰 은행나무가 있어 행단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맹씨행단은 최영장군이 손녀사위인 맹사성(號 고불)에게 물려준 집이라고 한다. 맹사성은 조선 초기 황희 정승과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재상이자 청백리의 상징적인 인물로 우의정 좌의정까지 지냈다. 황희는 강직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추진하는 인물인데 반해 맹사성은 자신의 의견을 내더라도 분명하게 개진하기보다는 우회적으로 신중하게 의견을 내는 스타일이었다. 한마디로 부드러운 성품의 호인이었지만 나쁘게 말하면  물러터진 사람이었다는 소리로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문화해설사를 우연히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것을 묻기도 했다. 맹사성집에 황희 권진 삼정승이 모인 기념으로 느티나무 3그루씩을 심어 九槐亭이라 했는데 한그루가 지금까지 있다고 한다.

외암저수지와 외암민속마을
맹사성고택에서 설화산 뒤쪽으로 7km 지역에 외암민속마을이 있다. 먼저 마을 뒷편의 외암저수지로 향한다. 외암저수지는 산속에 들어앉은 아담한 저수지로 바로 아래가 민속마을이다.

외암민속마을은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으로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처럼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외암리마을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설화산자락 남서쪽 양지 바른 곳에 마을이 들어섰고 마을 앞으로 외암천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이다. 마을의 역사는 약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참봉을 지낸 진한평의 맡딸과 혼인한 안동의 예안 이씨 이사종이 들어와 살면서 부터다. 마을 이름은 외암 이간(1677-1737)의 호에서 유래했다. 마을에는 기와집과 초가집 등 전통한옥 60여 채가 돌담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다.

현충사
외암민속마을에서 현충사까지는 약 11.5km이다. 외암천과 온양천, 곡교천을 거쳐 현충사길을 타면 현충사가 나온다. 현충사는 임진왜란 때 혁혁한 전공을 세운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으로 방화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경역면적은 16만3096평이고, 주요시설로는 본전, 구본전, 유물관,고택, 활터, 정려, 이면의 묘소가 있다. 본전은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유물관에는 난중일기, 서간첩, 임진장초, 장검, 해전도 등이 있다. 현충(顯忠)이라는 이름을 붙여 세워지게 된 시기는 숙종 32년(1706년)이다. 현충사라는 현판은 숙종이 친필 사액으로 직접 내린 것이다. 현 현충사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성역화 과정이 진행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입장 마감시간이 지나 부득이 바깥에서 기념촬영만 하고 돌아섰다.

마감장소인 온양온천역으로 향한다. 곡교천을 건너 충무로를 타고 온양민속박물관을 거쳐 긴긴 오늘의 여정을 온양온천역에서 19시경에 마무리하고 서울행 전철을 탔다. 아침 7시경에 집을 나서서 저녁 10시경에 집에 무사히 복귀. 길고도 긴 하루였다.

코스: 아산역~ 천안천~ 곡교, 풍서천~ 광덕사~ 보산원삼거리~ 고불로~ 넓티고개~ 수칠저수지~  맹사성고택(맹씨행단)~ 고불로~  온양천 ~ 송악로~ 외암저수지~ 외암민속마을~ 온양천~ 곡교천세월교~ 현충사길~ 현충사방문~ 곡교천~ 온양민속박물관~ 온양온천역 (67km)

아산역에서 만나 이동시작

위치적으로는 아산시 배방읍에 있어 KTX 천안아산역이라 하고 2004년에 개장되었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인 아산역이 바로 옆에 있다.

한 친구가 실수로 한정거장 더가서 내려 중간에서 만나도록 기다린다.

잘 찾아오는 친구와 합류

햇살은 따갑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다.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동영상

정자나무 아래에서 휴식

직진하면 마곡사, 우측은 광덕사

광덕사 방향으로

광덕사를 향해

가로수가 다 호두나무다.

광덕사 방문 참배

광덕사 700년 호두나무

대웅전

국태민안 발원

광덕사를 나와 점심식사 식당으로

옛골가든 야외 느티나무 아래에서
점심식사. 옆으로는 개울이 흐른다.


들판길을 지나고

맹사성고택 맹씨행단

우연히 만난 문화해설사가 설명

외암민속마을을 향해

맞은편에 젊은 동호회가 지난다.

외암민속마을 위쪽 저수지로

외암저수지

아래쪽으로 외암민속마을

돌담장길이 운치있다.

시원한 팥빙수

동영상


참판댁은 관람시간이 지나 문이 닫혀 있다.

외암민속마을을 벗어나와

곡교천 고수부지 자전거길을 따라

현충사로 이동

현충사 입구

관람시간이 지나 문이 돋혀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기념비 앞에서

17:40경 온양온천역에 도착, 서울로

전체코스 라이딩 Re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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