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조안면 팔당댐 호수를 남쪽으로 바라보는 위치에 있는 다산 정약용선생의 생가와 유적지를 답사했다. 영조, 정조의 조선시대 일이라 까마득한 옛날로 생각했는데 200년 전을 따지고 보니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제사를 모시는 5대조 할아버지 시절이고 우리 모친이 태어나기 100년전 이야기이니 말이다.

다산문화관에서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이런 훌륭한 선조를 우리는 별 생각없이 그냥 여러 역사속의 한 인물로 여기며 지냈구나 하는 송구한 마음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고 했는데 어떤 일이나 다 마찬가지이기는 하다.

동상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생가인 '여유당'을 둘러보면서 마루에 걸터앉아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몇가지 일화들을 추가로 소개했다.
1)  18년 귀향생활 덕분에 주옥같은 책 500여권 저술
2) 강진에서 주막집노파와의 대화
3) 아들에게 보낸 서신에
'바람에 재가 날리듯...'
4) 부인이 보낸 치마에 쓴 글, 그림. '하피첩'의 사연 등

1) 다산은 능력있고 잘 나가던 공직자로 장차 판서, 정승깜이었다. 앞서 나가는 이에게는 시기, 질투가 따르는게 정치권의 일반적 풍토다. 본인에게서 시비꺼리를 찾지못한 반대쪽 파에서 그의 형을 모함하여 퇴직시킨다. 관례상 집안의 누군가가 처벌받게 되면 도의상 본인도 관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관례여서 다산이 사직 상소를 올렸고 수차의 반려끝에 받아들여 졌다. 그런데 그냥 두지않고 여러 구실을 걸어 유배를 보낸다. 경상도 장기를 거쳐 전남 강진으로 간다. 유배기간이 18년이나 된다. 그런 그가 더 훌륭해 보이는 것은 40세의 나이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유배를 받아들이며 바쁜 공직으로 소홀했던 학문에 전념하고 저술활동을 한 점이다. 500여권의 주옥같은 책이 저술된 것이다. 다산의 유배덕분에 후손들은 위대한 유산을 물러받게 된 셈이다. '세옹지마'라 할 것이다.

2) 강진에서 거처를 잡지 못해 주막에 한동안 머물렀고 다산초당어서는 마지막 10년을 지냈다. 40세의 명석한 엘리뜨 다산에게 주막집 노파가 물었다.
''부모의 반반을 물러받아 자식이 태어나는데 왜 아버지의 姓을 따릅니까?''
다산이 여러 고전과 성리학 논리를 들며 친절하게 설명했으리라. 노파가 말했다.
''선생님 말씀이 일리는 있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콩은 이 밭, 저 언덕에 심어도 콩으로 나고 참깨를 어디에 심어도 참깨가 나듯이 그 원리가 아니겠습니까?''
여러 대화를 나누면서 촌로에게서 이런 지혜가 있음을 보고 겸손한 마음이 우러났고 더 학문에 전념하는 계기가 되었던 듯싶다.

3) 고향의 두 아들은 출세길이 막혀 공부생각은 없었을게다. 서신으로라도 계속 자식들을 일깨운 정성이 대단하다. 이렇게 타일렀다. 
''이웃을 많이 도와드리거라. 나는 저들에게 이리저리 도왔는데 저들은 나에게 그리하지 않는구나 하는 마음이 혹시라도 일어난다면 너가 쌓은 공덕이 마치 바람에 재가 날리듯 흩어질 것이니 바라는바 없이 선행을 해라.''

4) 2005년 수원의 어느 모텔주인이 폐지를 가지러 온 노파의 수레에서 눈에 띄는 책을 보고 이를 폐지와 맞바꾸었다. 이후 그 책이 뭔가 궁금하여 방송국 '진품명품'에 제시했는데 '하피첩'으로 확인되어 1억원으로 감정되었고 이후에 경매시장에서 7억5천만원으로 국립민속박물관에 팔렸다. 

다산의 부인 홍씨는 16세에 한살 아래의 다산에게 시집왔다. 다산의 유배 10년이 되는 해에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집올 때 입은 예복인 '노을빛 치마'를 보냈다. 다산은 치마폭을 잘라 자녀에게 당부하는 글을 써서 보냈고 마지막 한조각에 梅鳥圖를 그리고 詩를 써서 시집가는 딸에게 보냈다. '노을빛 치마폭'에 쓴 그 글과 그림을 묶은 것이 바로 '하피첩'으로 전해져 온 것이다. 

이런 선조들이 한분 한분 계셨던 덕분에 우리는 높은 문화민족이고 시대마다의 역사가 후손들에게 전해져 오고 있다. 나는 이 시간과 공간에서 나에게 주어진 삶에 정성을 다하고 있는지, 맞는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인지 살필 일이다. 

운길산역을 나와 마을버스편으로 다산유적지로 20여분 걸려 이동
(56번버스는 유적지까지 운행되고 다른 버스는 입구에서 내려 걸어서 20여분 이동해야)

다산이 저술한 500여권의 책자들

배다리(부교)와 거중기 등의 발명품

'하피첩'의 사연 설명

다산의 동상에서

동상 뒤쪽 비탈 언덕위에 묘소가 있는데 멀리서 참배를 대신하고 바로 옆 생가로 가서 마루에 걸터앉아 몇가지 사연 설명

생태공원 힐링 답사

맛집식당으로

귀한 제비집이 어느 식당 천막 아래에

양수역에서 전철로 여유로운 귀경

●6. 8(금) 15:13, 
●경의중앙선 용문행
용산14:09, 옥수14:21, 왕십리14:26, 청량리14:31, 상봉14:40, 운길산역15:13

운길산역에서 만나 
마을버스로 남양주시 조안면에 위치한 다산유적지 이동, 답사.
유적지와 생태공원 돌아보고
마을버스편으로 양수리 이동.
●맛집에서 저녁식사 후 주변 산책
19:37 양수역에서 전철로 귀경
●고교 일육우보회 10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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