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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4(일) 음력 7월 초하루 저녁 8시에 부친 34주기 기제사에 형제자매 손주 등 12명 동참
1989년, 대구 2군사령부 비서실장 재작시에 부친께서는 주로 부대내 우리 아파트에 함께 사셨다. 만촌초등 1학년이던 둘째아들이 할아버지 손을 끌고 후문 바깥 가게로 가서 먹고싶은 과자를 이것저것 사달라고 다녔다. 술을 즐기시던 부친께는 매번 식사때는 물론이고 새찬으로 약주를 드셨다.
85세까지 건강하셨던 부친
1990년 11월에 원주 1군사령부 1107야공단장으로 가도록 보직이 정해진 그해 여름에는 부친께서 서울 방배동 형님집에서 지내고 계셨다. 85세의 연세에도 건강하게 잘 지내셨는데 7월경인가 여름감기인가 불편하셔서 병원에 가셨는데 그로부터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음력 7월 초하룻날 별세하셨다. 방배동 카페골목 부근의 형님댁에 빈소를 차리고 3일장으로 모셨다. 비가 몹시 내려 골목에 천막을 치고 문상객을 맞이했다.
3일째 아침일찍 버스로 출발하여 고향으로 향했다. 고향동네 마을앞에 준비된 꽃상여로 평생을 살아오신 고향집 마당을 돌아 노제를 지내고 당고개 윗쪽 장전 모친산소 옆에 쌍분으로 모셨다. 더운 여름날인데도 산위로까지 인근지역 어른들과 많은 문상객이 다녀가셨다.
어느새 한세대가 훌쩍 34년이나 지났다.
어릴적에는 1년에 7회 기제사
어릴적 우리집에서는 제사를 참 많이 모셨다. 고조, 증조, 조부모님까지 1년에 기제사 7번과 설, 추석 명절까지 모친이 혼자서 다 챙기셨다. 누님은 18세에 결혼하여 19세에 시집을 갔고 누님보다 17살 어린 여동생은 아직 아이라서 모친 혼자서 거의 모든 집안일을 다 하셨다.
우리집 마당에 우물파기
동네 앞 모퉁이에 우물이 있어 온동네 사람들이 물동이로 물을 이고 와서 밥하고 세수하고 했다. 군에 입대한 형님의 꿈에 우리집 앞마당 땅속에 물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을 받고 휴가를 나와서 부친과 둘이서 깊은 우물을 파내려가기 시작했다. 5~6m를 내려가 큰 돌을 만났는데 돌이 꿀렁꿀렁하여 곡괭이로 툭 치니 수맥이 솟구쳐 올랐다고 당시의 감회를 들었다. 노깡을 넣어 우물을 완성하여 두레박으로 물을 퍼올리게 되니 그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 온동네 사람들까지 그 우물의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그 당시의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수백불 수준이었을텐데 부족한 부분은 몸으로 떼우며 살았다고 하겠다. 그런 생활수준으로도 자식들 다 공부시키고 나는 서울로 유학까지 올 수 있었으니 논 1000평, 밭 1000평 정도로 부모님께서 얼마나 애를 쓰셨을까 가히 짐작이 가지 않는다.
누군가 실천하고 있어야 전통
간소화한다고 예전 시골집에서 사용했던 놋그릇, 숫가락, 호롱불, 물레 등 옛것들을 거의 다 버렸다. 서구의 색다른 문화가 밀려오면서 전통적인 것은 낡은 것이라고 인식되어 서둘러 버리기에 바빴다. 그러고 보니 우리것이라고 할게 많지 않아 이제는 그 보존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생활속에 실천되고 있지 않고 박물관이나 전시관에 진열되는 전통이 되고 있는 것같다. 누군가 실천하고 있어야 전통이라 할 것인데 말이다.
윗대 제사는 대구 장조카가 모시고 있고 우리 집에서는 부모님 제사만 모시고 있다. 자형누님이 동참하시고 동생 조카들이 함께 모이게 되니 명절 두번과 제사 두번은 자연스럽게 가족모이는 날이 되고 있다. 사촌, 외사촌, 고종사촌, 그 아래로는 6촌간이 되는 손주들도 서로 만나는 기회가 된다. 아직은 집사람이 모든걸 준비할 여건이 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되어 갈런지 알 수 없다. 자녀들이 이어가면 좋겠지만 그건 그때의 일이니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을 만큼만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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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준비와 젯상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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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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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이 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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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다: 냉수를 국그릇과 바꾸고 메를 세 번 떠서 말아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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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복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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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마당으로 나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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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촌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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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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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동영상
저녁식사 동영상
<부친 기제사 한글 축문>
維
歲次 甲辰 7月 庚子朔 初하루 庚子 孝子 ㅇㅇ와 자녀, 손주들이 아버님의 34주기 忌日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삼복더위 기간인 올해 여름은 어느 때보다 무더워 견디기 어려울 정도라고 야단입니다. 파리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선진국 프랑스 파리에는 버스에 에어컨이 없어 선수들이 불편하다 할 정도로 먹고 자고 생활하는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열악한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세계 어느 지역에서는 홍수가 심하고 산불을 비롯하여 큰 자연재해와 여기저기 전쟁이 발발하고 있어 한시도 지구촌이 평온할 날이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대한민국은 국내정세가 시끄럽기는 해도 비교적 안정된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에서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여 세계 중심권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선조 조상님들께서 다져주신 바탕과 흘린 땀의 결과로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면서 화목한 가정을 기반으로 이웃과 사회적 역할을 잘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다 부모님으로부터 이어받은 지혜와 음덕 덕분으로 또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조상을 공경하며 자녀들과 후손들을 사랑하는 우리나라의 좋은 전통은 인간세상의 가장 기본이 되는 도리로서 우애있게 지내는 가족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 사이에 가족들에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형 누님께서는 언제나 형제간의 든든한 중심으로 자리하고 계시면서 자녀 손주들이 국내외적으로 아름답게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저희 손주 ㅇㅇ는 태국 유학에서 귀국하여 새로운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고 있고 작은집은 ㅇㅇ네 식구 미키와 미아까지 다 참석했습니다. 여동생네는 딸네들이 챙겨준 해외여행 중이라 오늘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더운 무더위 속에서도 오늘 여러 가족들이 참례하여 정성으로 음식을 차려 부모님과 조상께 감사올리오니 흠향하시오소서.
이 자리에 사정상 함께하지 못한 자녀 손주들까지 잊지 말고 챙기시어 그들의 가는 발길마다 평안하고 뜻하는 일이 성취되게 하소서.
甲辰年 음력 7월 초하루에 자녀 손주 일동이 간절한 마음으로 정성 올립니다.
<제사 순서>
1) 設位: 진설 확인 후 제자리 서기
2) 就神位: 촛불 켜고 지방 붙이기
3) 焚香 降神: 분향 후 술잔에 술을 조금씩 세 번 나누어 붓기
4) 參神: 재배하기
5) 초헌
6) 讀祝
7) 아헌
8) 종헌
9) 啓飯揷匙: 메그릇 뚜껑 열어 놓고 수저꽂기
10) 첨작:
11) 합문: 흠향시간 (유식)
12) 개문: 제자리로
13) 헌다: 냉수를 국그릇과 바꾸고 메를 세 번 떠서 말아놓기
14) 철시복반: 수저 거두고 메그릇 뚜껑닫기
15) 사신: 재배 후 촛불과 향불 끄고 분축
16) 철상
17) 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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