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만큼이나 많은 동지기도 신도들이 일요법회에 왔다. 노보살님들은 거의 매주 동참하는 고정멤버이고 매월 4주차 예불연 정기법회에 예비역들이 동참한데다 평소에 자주 못오던 신도들까지 동지기도에는 거의 다 참석한 것같다.

연말을 앞두고 이 날은 정경두국방부장관이 동지팥죽 점심공양에 동참한다는 전갈이 와서 일찍 서둘러 법회에 참석했다.

[보운 김종봉주지법사 법문요약]
동지의 유래:
사바세계는 분별세계이다.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날 수는 없고 이런저런 일이 함께 혼재하는 세계이다. 분별하지 않으면 원래 좋고 좋지 않음도 없이 있는 그대로인데 사람은 끊임없이 비교하고 분별하여 좋은 것, 싫은 것으로 나누고 여기로부터 탐진치가 일어나 고통이 시작된다. 이런 구조 속에 사는게 사바세계, 생멸세계에서의 삶이다.

낮은 陽의 기운,
밤은 陰의 기운인데
동지는 밤이 가장 긴 날이라 陰의 기운, 즉 '잡신'의 활동이 많다고 믿었다. 그 여러 神들이 부처님 법문을 듣고 평온한 제자리에 들게 '천도'하는 날이 동지기도 날이다. 귀신이나 잡신도 다 마음에 있으면 있고 마음에 없으면 없는 것이기는 하다.

세상에는 희노애락이 혼재하고 있어 사람은 살아가면서 좋든 싫든 이 여러 상황을 다 겪게 된다. 따라서 사람 몸 받는게 희노애락을 다 겪기 때문에 수행하기 가장 좋다고 했다. 오늘도 죽는 사람이 있고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 있다. 결혼하는 사람이 있고 이혼하는 사람도 있는게 세상이다. 법당, 교회, 성당에서 나라 잘되라고 기도하고 신도들 소구소망 다 이루라고 기도하지만 다 똑같이 이루어 지지는 않는다. 다 그렇게 되지 않는게 세상이다.

그래서 이런 깨달음이 온다.
''뜻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지 않는게 세상이구나.''
생사가 오락가락 하거나 큰 일이 생겨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때 기도가 더 간절해지고 오히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동지이후부터는 조금씩 해가 길어지고 陽의 기운이 성하기 시작한다. 희망이다.

남의 얘기 많이 하지 말라.
노는 입 있으면 차라리 염불을 하라. 이런 걸 알기는 해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어린애도 아는데 80노인도 실천은 어렵다고 했다. ''내가 옳다''는 생각과 주장만 내려놓아도 세상살기가 훨씬 수월하다.

세상이 누구는 행복하라 누구는 불행하라고 정해놓지 않았다. 자기 스스로 행복이나 불행을 가지고 온다.계절은 아무런 차별을 두지 않고 변하고 있지 않은가? 매일 만나는 그날이 행복하면 인생은 행복이다. 날마다 좋은 날이 되면 되는 것이다.

오늘도 걸어서 법회에 오고 손발을 마음대로 움직이며 하고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이 정도가 얼마나 큰 행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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