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는 역사문화답사 모임이라 서울 주요지역은 거의 안가본 곳이 없다. 경치로 보면 새로울 것이 별로 없는 듯하지만 또 가보면 이제는 깊이가 더해진다.
지식으로 본다면 우리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게 훨씬 많다. 세상 곳곳에서 일어난 일을 다 알 수 없다. 보고 듣는 것으로도 안보고 안들어 본 것이 훨씬 더 많다. 그런데 동해안 바닷가에서 태평양 바닷물 맛을 보면 대서양, 인도양, 남극, 북극에 가보지 않아도 그 물맛을 안다. '一味'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맛도 그렇다. 역사문화를 다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모르는 바도 아니다. 지난 역사의 한자락이 오늘에 이어져 있고 깨어진 기와 와당무늬 하나에도 지금의 첨단문화와 단절되지 않은 연결이 있다. 이것저것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모르는 바도 아니다. 과거나 현재나 다 사람사는 일이고 내가 그 역사의 한 시대에서 나를 비춰보면 선조도 보이고 역사도 보인다. 시간과 공간이 지금의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역사문화답사는 지식을 쌓아가는게 아니라 과거를 통해 지금의 '時間, 空間, 人間'의 좌표를 확인하는 과정이라 할 만하다.
모두 착한 친구들이고 가족들이다.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첫번째 금요일 오후의 정해진 일정에 모이고 답사코스를 걷는다. 멀리 비행기를 타고 가야만 여행은 아니다. 이렇게 간편하게 우리는 매달마다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자유다'라는 어느 광고멘트에도 있듯이 평소 집에서는 이것저것 얽힌 일이 많아 물리적으로 마음이 홀가분하지 못한데 이렇게 나서면 좀 더 자유로와진다. 물론 완전한 자유는 언제 어디에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외부로 나와 파아란 하늘을 보고 푸른 숲과 나무, 호수나 강물을 보면서는 쉽게 편안함이 온다. 내몸 안에 쭈그러져 갇혀있어 답답해하던 마음이 바깥으로 무한히 퍼져나가며 '浩然之氣'까지 생긴다.
''아하 내 마음은 내몸 속에만 쪼그려 앉아 있는 그런 속좁은 존재가 아니구나.''
이름으로는 역사문화답사이지만 공간의 이동을 통해 사실은 내 마음의 '시간여행'을 하는 기회가 된다. 내 삶의 시간여행을 언젠가 도표로 그려본다면 이런 시간은 '행복의 시간'으로 표시되지 않을까 싶다.
*11.16(금) 15시, 동대입구역6출구에서 만남
*저녁식사: 18시에 아리랑가든
동대입구역
떨어진 낙엽이 비탈길에 무척 미끄러워 내리막길에서는 더 조심스럽다.
보은의 정이품송이 800년 넘는 古木이 되어감에 따라 그 품종을 보존하기 위해 삼척의 미인송과 꽃가루교배로 탄생된 장자목 5그루를 전국 여러곳에 나눠 심었다.
2001년인가, 사람이 그 역할을 대신하여 산림청장이 주례를 맡아 보은의 초등 남학생이 신랑으로, 삼척의 초등 여학생이 신부가 되어 꽃가루를 가지고 혼례식을 했다고 한다.
홍릉수목원, 올림픽공원 답사 시에 한그루씩 보았는데 그들과는 형제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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