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친구 일육우보회의 새해 첫답사]
●1.11(금) 15:30~
●만난곳: 서울시청 4출구, 지하공연장에서 만나 서울광장을 지나 덕수궁 앞으로 이동
●코스: 덕수궁 수문장교대식~ 정동전망대~ 중명전~ 고종의길~ 구 러시아공사관~ (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 ~ 부근의 맛집기행(생태탕)~ 광화문분향소 참배 후 해산

지금이야 덕수궁돌담길이 낭만적인 분위기의 관광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곳 정동일대는 조선시대 500년의 역사가 스며있고 근세에는 한일합방과 연계된 쓰라린 역사를 간직한 현장이다. 지난 역사를 교훈삼아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오늘의 우리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는 역사문화답사로 적합한 코스이다.

덕수궁 내부는 수차례 답사한 터라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을사늑약체결 현장인 '중명전'과 최근에 개통된 아관파천의 길로 추정되는 '고종의길' 위주로 돌아보았다.

먼저 매일 오후 3시30분에 거행되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의 수문장교대식을 참관했다. 영국왕실 경비병이나 대만에서의 의장대 교대식 등이 주요관광 상품인데 여기 교대식행사는 외국인들에게 매우 특이한 구경꺼리가 될 듯싶다. 서울시청 별관 13층의 정동전망대에 올라가 지역일대를 전반적으로 조망한 후 정동극장 뒤쪽에 위치한 중명전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중명전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는 국민유산문화신탁 직원의 친절한 안내로 내부 전시물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가 쉬웠다. 1910년의 한일합방 15년 전인 1895년의 명성황후 시해로 일본의 위협에 불안했던 고종이 1897년 덕수궁에 가까이 위치해 있던 러시아공사관으로 한밤에 몰래 피신(아관파천)하여 1년을 거기서 지냈다.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위세를 당시에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정세였다. 을사늑약 체결 현장인 중명전에서 참 안타까운 역사를 보았다. 1905년에 강제로 체결된  을사늑약을 끝까지 반대한 대신이 있었으나 이미 기울어진 대세를 어찌할 수 없었다. 이후에 고종은 밀사를 파견하여 그 부당함들을 국제사회에 호소하려 했으나 헤이그로 간 이준열사 일행은 회의장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자결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고종은 창덕궁으로 쫒겨나고 순조가 즉위하여 일본의 조정하에 있다가 대한제국은 외교권, 국방권이 박탈되고 군대가 해산됨으로써 한일합방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가까이 있는 나라가 강대국이 될 때마다 우리는 숱한 수난을 겪었다. 다행히도 지금의 대한민국은 가깝지 않은 먼 강대국과 동맹을 맺고 적극적인 뒷받침을 받아온 덕분에 주변의 여러 위협들로부터 안정을 보장받으면서 국력을 키울 수 있었다. 큰 행운이었고 그런 여건을 만든 건국대통령 이승만박사의 혜안과 외교의 수준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동서양 어느 역사에서도 패전국이 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쪽은 여인네들이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전쟁과 패전 후에 그러했고 2차대전 패전 후 독일인도 소련군으로부터 100만에서 200만명 정도의 여인네들이 유린당했다고 한다. 점령군이 경찰이 되니 112 신고를 해도 달려와줄 경찰이 없다. 패전은 한 나라의 보수적 가치를 박살낸다. 품위있는 신사나 존귀한 귀부인도 존재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된다. “세련되고 충실한 연애는 규칙적이고 풍족한 식사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2차대전 후의 상황을 기록한 '함락된 도시의 여자' 저자의 말은 현재도 마찬가지다. 망한 나라의 국민들에게 존엄은 없다.

이제껏 고마운줄 모르고 누린 자유와 행복을 지키려면 희생을 치르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왜 선진국들이 엄청난 국방비를 투자하면서 그들의 기존 가치를 지키려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겠다. 아무리 많은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게 나라를 지키는 일이 아닌가?

서울시청 지하공연장에서 15:30 만나서 출발

덕수궁 대한문 앞의 수문장교대식

서청별관 13층 전망대에서 정동지역 조망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여러 깜짝공연도 펼쳐진다

중명전- 1899년에 황실도서관으로 지었다가 덕수궁화재로 고종이 3년간 머물렀고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곳이기도 하다.

미국대사관저 앞

러시아 공사관으로 이동했던 120m '고종의 길'

구 러시아공사관의 전망탑 부분만 보존되고 있다

올해는 매달마다 '맛집기행'을 중심으로 역사문화답사를 진행한다. 그 첫번째로 생태탕전문의 안성또순이 식당으로.

광화문분향소 합동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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