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대한문 앞으로 안산에서 혼자 태극기 들고 나온 중년의 아줌마. 한국 아줌마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모든 일에 무척 적극적이다. 안산에서 가게를 운영하는데 토요일에 가게 오픈하고 마음 졸이기 보다 멀지만 태극기들고 대한문 앞으로 나오는 편이 훨씬 속편하다는 것이다.

군에 가있는 아들이 그런단다.
"엄마는 일제시대 태어났으면 독립투사 되었을꺼야."
그런데 아닐것 같다. 당시에 독립운동 했더라면 감옥에 갔거나 사형집행 되었을지도 모른다.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그나마 이 시대 태어난 덕분에 이 만큼의 자유를 누리며 시위에 동참할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일게다. 다만 이런 체제가 계속 이어질 것인가가 과제이기는 하다.

혼자 걱정하며 참가했는데 구국동지회 고위간부를 만났으니 얼마나 든든했겠나 싶다. 부근으로 뛰어가 냉커피와 도너츠를 사온다. 힘내서 나라 걱정 안하게 해주시라고...

지난 겨울을 넘기며 6개월 넘게 매주말마다, 그리고 수시로 태극기집회가 계속된다. 매번 참석할때마다 대한민국 아주머니들의 특이한 열정을 느낀다.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오나 싶다. 무대의 연사 연설에 환호하고 마이크 없이도 행진간에 우렁찬 목소리로 구호를 선창한다. 열성적 참가자들도 아줌마들이 더 많아 보인다. 남자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한다.
"나라 지키는 힘이 아줌마들한테 나오지요?"

소녀적에는 분명히 수줍고 연약하게 느껴지며 보호받아야 한다는 정도로 보였는데 엄마가 되면서 용감해지고 가정의 살림을 도맡아서 해낸다. 집집마다 경제권을 아내들이 다 쥐고있지 않나 싶다. 아마 출산을 하고 아이들을 키워봐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그 역할이 저절로 몸에 익어 어떤 분의 표현으로는 "소라도 잡을것 같다"고 한것이 그리 과장도 아닐것 같다.

KIST에 근무한 과학자 친구 노박사의 설명에 의하면 나이가 들수록 남자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여성화되고 여성은 여성호르몬이 줄어들어 남성호르몬 비율이 높아지니 반대로 남성화되는 것이 생리적으로 정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남편이 부인에게 저사람 젊을때는 고분고분하더니 왜 저런가 하고 따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매년 봄가을 설악산 봉정암 1박2일 기도에 가는 대다수가 보살들이다. 너댓시간 산길 올라가는 것도 힘든데 도착하는대로 기도 올리기 시작한다. 남편 진급을 위해, 자녀 시험합격을 위해, 그리고 온 식구의 이름을 올리고 건강과 사업번창 등 무한한 발원으로 철야기도를 올리고 다음날 새벽에 또 너댓시간 걸어서 내려온다. 한국 불교가 이어져온 저력이 이런 어머니의 기도 덕분인가 싶다.

이왕이면 이런 열정에 더하여 유태인어머니 같의 지혜로움이 함께한다면 대한민국 자녀교육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테고 국가적 대사까지도 큰 힘이 될 것 갔다.

누가 이런 멋진 시를 썼을까?

ㅡ여추 전인구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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