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12(금)~ 13(토)
1일차: 백담사에서 점심식사 후 12시에 백담계곡으로 걷기 시작하여 영시암, 수렴동대피소를 거쳐 구곡담지나 6시간만에 봉정암에 도착, 저녁식사를 하고 22시에 사리탑 앞에서 합동 호국기도회, 이후 개별기도.
2일차: 05:30 아침식사 후 하산, 5시간만에 백담사에 도착, 셔틀버스로 용대리주차장 이동, 점심식사 후 17시경 잠실도착

2000년 2월에 국군불교총신도회가 창립되고 그해부터 2가지 중점사업을 추진했다. 6월 호국보훈의달에 올린 호국영령 위령재와 춘추계에 시행한 설악산 봉정암 호국기도회이다.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시행하다가 코로나로 인해 수년간 중단되었다.

6년만의 봉정암 호국기도회

봉정암 호국기도회는 2017년 봄에 국방부원광사 주관으로 76명이 버스 2대로 다녀온 이래 6년만에 이번에 예불연 주관으로 재개 되었다. 오랫만의 장거리 산행이라 걱정도 되고 예전처럼 열성적인 참가자도 많지 않지만 계획된 사업이라 소규모라도 계획대로 진행했다. 21명이 동참했고 전방부대의 젊은 법사 두분이 집례와 기도를 하는 것으로 협조하여 시행했다.

6시간 걸린 여유로운 산행길

이즈음의 산행이 시기적으로 적합할 것같아 일정을 잡았다. 부처님오신날 지나면 무더위의 여름이라 너무 덥지 않은 시기이고 설악의 진달래 철쭉이 만개하는 아름다움도 있어서다. 그런데 봄철 산불발생이 많은 관계로 설악산 입산절차가 무척 까다로워졌다. 봉정암에 인터넷으로 예약된 인원만 통과가 되고 봉정암까지만 갈 수 있다. 소청 중청 대청봉으로는 5월15일까지 입산금지기간이라 갈 수가 없다. 매번 대청봉을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방법이 없어 아예 포기하고 도반들과 함께 쉬엄쉬엄 천천히 올랐다. 덕분에 좋은 경관 다 구경하면서 힘들이지 않고 백담사에서 6시간 걸리는 여유있는 산행을 했다.

1244m 고지대에 위치한 적멸보궁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5대 적멸보궁 중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계곡과 산길을 걸어서 갈 수밖에 없는 곳에 있어 왠만한 정성이 아니고서는 가볼 엄두가 나지 않는 기도터이다. 그래서 거기를 가는 것 만으로도 기도의 가피가 다른 곳과는 다르다 하겠다. 신라 자장율사께서 전국의 좋은 터 다섯군데를 잡아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데 1000여년 이전에 어찌 이런 깊은 산골을 지나는 고지대 바위에 모시게 되었을까 그 뜻을 가늠하기 어렵다. 어쨌거나 이런 곳에 모신 덕분에 불자들의 佛法에 대한 信心이 더 깊어지는 결과가 되어왔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리라 기대된다.

설악산 봉정암으로 기도회 동참할때마다 佛法에 대한 안목과 기도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정리해 본다.

무엇을 구하고자 함인가?

솔직히 말해서 깨달음을 통해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이 되는걸 원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떤 과정을 거치거나 나의 ego가 조금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싶다는 욕심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게 하는데 제일 큰 장애가 되는 놈이 바깥에 있지 않고 바로 '나 자신'이고 ego덩어리인 나의 이 몸뚱이라 하겠다. 내가 문제삼지 않으면 세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삼고 있는 내가 문제인데 우리는 문제를 언제나 남의 탓, 세상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세상의 문제는 문제가 풀려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내 안목이 바뀌어 문제가 문제로 보이지 않게 될때, 분별하지 않을때 완전하게 해결된다. 이런 안목으로 나를 보고 세상을 보면 본질적으로는 세상은 있는 그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세상에 내가 몇년도 태어나 몇년도에 사망한다고 하는 생각으로 우리는 살고 있다 - '수자상'
그런데 본질에서 보면(실상) - '내'가 이미 있고(體, 바탕) 그 위에서 온갖 것들이 일어났다 사라지고 펼쳐진다(用). 그게 나이다.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세상보는 나의 안목 바뀌는 것이 먼저이다.
主/客의 관계(내가 있어 상대가 있다는 관계)로 보지 말고,
體/用의 관계(원맨쇼이고 천백억화신으로 나타난 세상)로 보아야한다.

* 세상은 늘 그래야 하는대로 있다.
지금 있는 것이 있는 그대로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이것이 fact이다.

●기도의 과제:
  - '主客'을 '體用'안목으로 전환하기
  -간구하는 기도가 아닌 감사하는 기도
~~~~~~~~~~~~~~^~~^~^~~
귀경하는 버스에서 도반들에게 읊은 소감 詩

[백담계곡과 봉정암]

계곡 깊고 물맑아 난생 처음인 절경에
연이은 감탄사에도 봉정암은 아직 멀다

어려움 끝나나 싶을때 마주친 깔딱고개
정성 더하고 딴생각일랑 못하게 하누나

천근만근 무거운 다리로 이른 적멸보궁자리
여기가 본래 오고감도 없는 그 자리라 하네

아무나 할 수 없고 누구나 할 수도 없는
몇생을 그리워해도 쉽게 올 수 없지만
마음내서 돌아보면 時空넘어 만나는 자리
부처님 역대조사 전해주신 바로 그 자리

별빛 쏟아지는 적막한 밤 사리탑 기도
어느새 싸늘해진 산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낭랑한 독경소리 설악을 넘어 삼계에 퍼진다
젊은 스님의 힘찬 축원에 천지가 감응하여
깨달음 해탈도 머지 않아 보이니
아하 극락이 있다면 여기가 그 자리인가?

오르내리는 계곡마다 이어지는 절경들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코발트빛 고요한 물
쌍폭이다 용담이다 그 이름은 다르고
흐르는 모양 소리 갖가지 달라도
본질은 모두가 하나의 물이로구나

橋流不流水
(물이 흐르는가 다리가 흐르는가...)
물은 언제나 그대로 물인데
시간따라 단단한 바위가 변해 가네
自性의 내 마음 언제나 제자리인데
데크길도 계곡도 오고 또 가누나

구름위 하늘은 변함없이 푸르고
중생 짐 내려놓아 가벼위진 하산길
발자국은 달라도 딴곳을 밟지 않네

'23.5.13 如樞 전인구

07:30 종합운동장역 2출구 출발
박대섭예불연회장의 인사

홍천휴게소 들렀다가
10:30경 용대리주차장에 도착,
셔틀버스로 백담사로 이동

백담사 일주문에서

기와불사

점심식사

체조로 몸풀기

12시에 출발

초등친구들

고교 친구들과 가족

계속 이어지는 데크길따라

백담사 출발한지 1시간만에 영시암에 도착

예전에 우리를 반겨주셨던 도윤스님은 부도탑에서 우리를 맞아주신다. 어느새 열반 5주기이다.

영시암에서 젊은 스님이 우리 일행을 맞아주신다.

영시암 바로 지나 고갯마루에 오르면 왼쪽으로 오세암을 거쳐 봉정암 가는 길과 오른쪽으로 곧장 계곡따라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세암길은 무척 힘드는 길이다.

계곡을 건너는 다리

떨어질듯 매달린 바위

철쭉꽃이 활짝 피어있다.

쌍룡폭포

와~ ~~ 이런 절경이 있다니!

바위인지 나무인지...

5시간 지나 드디어 깔딱고개 들머리에 도착하여 숨을 고르고 이제부터 300여m 급경사 구간을 네발로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예전과 달리 난간과 밧줄 등 안전장치를 많이 보완했다.

독수리바위
변함없이 그자리에서 반긴다.

깔딱고개 정상- 해발 1180m

봉정암 도착

기암괴석들의 형상이 예사롭지 않다.

동기와 불사

저녁식사
식사는 언제나 미역국에 밥을 말아 오이무침 몇조각이 전부이다.

건너편 언덕위의 사리탑

22시에 사리탑앞에 모여 11사단, 21사단 법사스님 두분의 집례로 호국기도 시작

한시간동안의 정성스러운 호국기도

숙소는 개인당 40cm정도로 바닥에 줄을 그어 길쭉한 방석 하나로 밤을 샌다. 창문밖으로 사리탑이 보여 여기서 기도를 해도 된다.

05:30에 아침식사

사리탑이 건나다보이는 동쪽편 언덕에 적멸보궁 법당을 지어 여기서 수백명이 동시에 기도를 할 수 있다.

주지스님과 기념촬영 후 06시에 하산 시작

철쭉꽃 봉오리가 아직 피지 않았다.

건너편 정상에 소가 수레에 선물을 작뜩 싣고 열심히 올라오고 있다. 기도하는 분들께 나누어 드릴 선물보따리이다.

세월의 흔적

하산길에 만나는 평화로운 폭포

바위틈새에서 사는 나무들
힘겨워 보이지만 힘들지 않다.

나무와 바위 돌이 함께 생존한다.

탁족
물이 차다.
1분을 견디기 쉽지 않다.
3분을 이겨내면 다리의 피로가 다 풀린다.

고여있는 물도 본체는 물이다.

백담사 직전에 다시 한번 탁족

백담사 출입통제소 탐방로 통제선

점심식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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