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10.31(금) 10:30, 4호선 한성대입구역 6출구에서 고교 반창회 친구들 10명이 만나 02버스로 길상사 이동, 경내를 돌아보고 벤치에서 차담을 나눈 후
걸어서 부근의 간송미술관으로 이동하여 1층, 2층의 국보 4점과 보물 등 전시된 귀한 유물을 관람하고
부근의 맛집에서 점심식사
,

길상사는 요정 대원각이 들어서 있던 자리로 성북동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대원각은 1970년대 정치인들의 회동장소로 일명 요정정치의 산실이었다. 외국 손님이 올때도 접대했던 최고급 음식점이었다. 기본 한상이 25,000원, 1980년대 월급이 30만원이었던 시절이었다. 대원각 주인 김영한은 한편의 영화같은 삶을 산 여인이다. 집이 너무 가난해 16세에 기생의 길을 택한다. 김영한은 여창 가곡과 궁중무예가 특출해 신윤국의 후원으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신윤국은 독립운동하다 체포돼 함흥 감옥에 수감된다. 김영한은 신윤국이 함흥 감옥에 수감되자 옥바라지를 위해 귀국해 함흥에 있는 요정의 기생으로 취업한다.
김영한은 또 다른 주인공 시인 백석을 학교 회식자리에서 갔다가 운명처럼 만나 첫 눈에 반한다. 백석은 당신은 나의 영원한 여인이라고 말한다. 백석은 손꼽히는 미남이었다. 백석이 김영한에게 자야란 명칭을 부여한다. 이태백 시에서 나오는 자야처럼 나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한다. 백석은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야와 결혼식을 하였지만 자야는 백석에게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 홀로 서울로 오는데 그후에는 백석이 교사를 그만두고 서울의 한 신문사에 취업해 함께 살게 된다. 백석은 만주로 함께 떠나자고 부탁하지만 자야는 만주로 가지않겠다고 단호히 거절한다.
백석은 자야와 헤어지고 만주로 떠났지만 분단된 광복과 6.25 전쟁으로 영원히 이별하게된 두 사람, 백석이 시를 남겼는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중략) 눈이 푹푹 내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운명처럼 만나 불꽃같은 사랑을 나눴지만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 대원각이 어떻게 해서 사찰로 변모했을까. 김영한은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법정스님에 찾아가 대원각을 부처님에게 받치고 싶다고 10년동안 제안하지만 법정스님은 끝내 거절한다.
집념이 대단한 법정스님이었다. 그러나 1997년 길상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약 7,000여 평 땅에 40여 채의 한옥, 1997년 당시 가치로 평당 500만원 대략 35억, 무려 1,000억원, 통크게 무소유 실천한 김영한은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하다고 말한다. 김영한 여사의 유언은 내가 죽으면 화장해서 눈이 펑펑 내리는 날 길상사의 뜰에 뿌려 달라고 부탁한다. 흰눈이 내리는 날 길상사 곳곳에 그녀의 유해가 뿌려졌다.

자야 김영한보살을 모신 사당

벤치에 얁아 축시낭독


간송미술관으로 이동


여기가 간송미술관
다른때 왔을 때는 관람줄이 길어서 엄두도 못내고 발길을 돌렸는데 이날은 조용하다. 비싼 입장료를 내고 입장.

간송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시립박물관으로 전형필(1906-1962)이 1938년에 완공하였다. 간송은 전형필의 아호이다. 현재는 전형필의 장손이자 전성우의 아들인 전인건이 관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전형필은 조상 대대로 한양의 종로 상권을 모조리 장악하여 서울을 넘어 전국 최고의 부호였다. 그는 막대한 부호를 허투로 쓰지않고 한국의 귀중한 문화재들을 지켜내는데 온몸을 바쳤다. 소장 문화재로는 주로 고서적위주지만 규모 자체는 다른 대형 박물관에 비해 다소 초라하지만 유물의 질적 수준은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국정교과서에 등장하는 귀중한 가치를 지닌 문화재의 상당수가 여기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정 문화재는 국보 12점, 보물 32점, 서울시 지정 문화재 4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전시회는 국보 4건, 보물 4건을 포함한 서화, 서예 등 총 26건 40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전형필은 귀중한 문화재는 돈에 상관없이 웃돈을 얹어 매입하였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 훈민정음 해례본을 구입할 때였다. 당시 훈민정음의 매입을 제안한 사람은 명성 콤그룹의 거물 김태준이었다. 그가 처음 제시한 책값은 1,000원이었다. 그러나 간송은 상대가 처음 제시했던 가격에 10배의 돈을 추가로 얹어 무려 11,000원을 지불하고 훈민정음을 매입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전형필이 사망한 1962년 12월20일 대한민국의 국보 제 70호로 지정되었고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개방기간은 1년에 단 두 번, 봄과 가을에 각각 2주일 뿐이고 5월,10월 하순에만 개방한다.
관람객들로 붐빌 것으로 예상했는데 관람객 수가 적어 여유롭게 관람하였다.
관람료는 65세 이상은 3,000원, 국가유공자는 무료다.

추사 김정희선생 작품들이 많다.




금강산 내금강에 위치한 正陽寺

금강산의
낙산사

국보 4점이 전시되어 있다.




바깥에도 여기저기 유물들이다.



부근 식당으로

식사 후에 카페에서 차담

길상사 가을빛, 벗들과 함께한 축시(祝詩)
길상사의 가을을 돌아보며,
무소유의 맑고 향기로운
법정 스님의 숨결을 느끼고,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 시처럼,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고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
자야 김영한 보살의 애틋한 마음이 깃든 이 곳.
🍁 1. 길상사 옛뜰에 서서
고운 단풍 물든 길상사 뜰에 서니,
세월의 강을 건너온 우리들의 우정이 더욱 빛납니다.
청빈했던 스님의 고요한 발자취가 낙엽 소리에 묻어나고,
천억 재산도 시 한 줄만 못하다던 자야의 지극한 사랑이
범종 소리처럼 가슴 깊이 울립니다.
🌕 2. 백석의 시처럼, 우리들의 이야기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그 순정한 꿈처럼, 우리는 푸른 날을 함께 건너왔습니다.
세월의 눈 푹푹 맞으며, 서로를 가장 아름다운 나타샤로 보듬고,
함께 걸어온 우정의 흰 당나귀는 지치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며 살아온,
고교 시절 그 순수하고 뜨거웠던 마음 그대로입니다.
✨ 3. 아름다운 광경을 축복하며
길상사의 가을 햇살 아래, 반백의 우정이 환히 빛나네.
함께 앉아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에 지난 추억이 녹아들고,
웃음과 회한이 뒤섞인 목소리들이 가을 공기를 채웁니다.
이 아름다운 광경이야말로 법정 스님의 무소유가 빚어낸 가장 값진 소유요,
백석과 자야의 사랑처럼, 영원히 시들지 않을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축원하옵니다.
모두의 앞날에 길상(吉祥)이 가득하고,
이 가을날의 아름다운 정(情)이 늘 충만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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