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 부터 8.4 까지 10일간 구례, 여수, 순천지역 일대로

나라의 경기가 좋지 않은게 여기 청소년 국토순례에 까지 영향을 미치나 보다. 사람들의 마음의 여유가 적어서인지 예년의 절반수준으로 참가인원이 줄었다. 당장의 자녀들 학교성적이나 과외공부 등의 중요성에 비해 인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적어진 때문이기도 할 것이고 전반적으로 학생수 자체가 감소한 탓도 있겠다.

세상 사는데는 지식보다 더 중요한게 개인의 내면적 무형요소라는 사실을 어른들은 알고 있지만 자기 자식을 직접 교육시키기는 쉽지 않다. 옛부터 자식을 친구에게 부탁하거나 동네 훈장에게 맡기기도 했다. 지금은 그나마도 군에 갔다 와야 부모님 고마운줄 알고 남들 배려하는 마음이 늘어나 철이 든다고 했는데 요즈음 군생활은 예전에 비해 너무 자유스러워 그렇게 되는지 모르겠다. 여기 국토순례에 자녀를 맡기면 심신수련이 저절로 된다.

편안하고 줄거움을 추구하는 것으로는 계속 편안하고 즐거워지기 어렵다. 조금 더 편안한 것을 계속 추구하기 때문에 그 끝이 없고 항상 조금 모자라는 마음이다. 완전한 만족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편안하고 행복해지려면 반대로 어려움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어려움을 겪고 이겨내면서 어려움이 어려움으로 느껴지지 않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보람과 즐거움 등을 느끼게 될 때가 진정한 행복이라 할 것이다. 이게 편안함과 즐거움,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 된다.

전국 해안선 일주 도보순례를 100일동안 했던 특이한 경험으로 볼때 처음 열흘 정도 몸의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근육이 뭉쳤다 풀렸다, 물집이 생기고 새살이 돋아나는 기간이 필요했다. 그 이후로는 매일 30km씩 걷는 일이 전혀 힘들지 않고 편안해졌다. 그렇게 100일동안 3,000km를 걸었다. 지금의 학생들은 그 적응기간이 훨씬 짧을 것으로 보여 9박10일의 도보순례가 그리 힘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아침, 용산역에서 가진 발대식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당부했다.
''...여기 용산역은 55년전 고교 방학때마다 고향으로 가는 완행열차가 출발했던 곳으로 당시에는 대구까지 7시간 정도 걸렸다. 그런 경험이 있는 나에게는 지금의 모든 여건들이 다 고맙게 느껴진다. 앞날의 삶에 여러 어려운 일들과 마주치게 될텐데 이번의 무더위 속 도보순례를 통해 몸과 마음이 겪어내는 체험을 함으로써 미래에 부닥칠 어떤 어려움도 피하지 않고 이겨내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이 훨씬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런 기회에 참가한 학생과 보내준 학부모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분들로 보인다. 건강하게 무사히 8월 4일까지 완보하기를 기대한다.

베테랑 남여 지도선배들이 조별로 편성되어 매년 능숙하게 순례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매년 학생들과 함께 동행하는 화랑단 자문위원 이명진수학교수

열차로 구례역까지 이동하여 걷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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