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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 전생을 무시하지도 말고 과도하게 집착하지도 말라

佛法의 근본(眞如)에서 보면 오직 現今目前이 진실이고 이외는 전부 생각이 만들어낸 관념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生滅)하여 고정된 실체가 없다.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세계는 다 성주괴공(成住壞空), 즉 生滅을 거듭하는데 그 변화해 가는 원리는 예외없이 '원인-결과의 법칙'을 따른다. 

오래 전 70년대에 있었던 일타스님의 경험담이다. 대구 00사령관의 기특한 아들이 있었는데 부모에게 효도하고 공부도 잘하여 서울대에 들어가니 모두가 부러워하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어느 여름에 친구들끼리 바다로 놀러갔는데 다이빙을 하다가 바다에 익사하고 말았다.

똑똑한 외아들을 잃은 부모의 슬픔은 말할 수도 없었다. 동화사에 재를 올려놓고 일타스님께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한탄했다. 당신이 열심히 기도를 하면 알 수 있을거라고 스님이 말씀하셨다. 열심히 기도를 했고 아들의 49재 막재를 올리는 자리가 되었다.

막재 기도 중에 사령관이 영단을 향해 심한 욕설 퍼부었다. 평소 그런 말을 하지 않는 분이라 주변에서 깜짝 놀랐다. 천도재가 끝나고 이튿날 새벽에 사령관이 동화사로 차를 보내 일타스님을 급하게 부대로 모셔오게 했다.

전날 막재에서의 욕설

49재 올리는 중에 어떤 이가 아들 영정사진 앞에 어른거리며 비웃고 조롱하는게 사령관의 눈에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야단치고 욕을 했는데 그게 누군가 보니 6.25 전쟁때 죽인 부하장교의 얼굴이더라. 북진 중에 중공군이 들어왔다는 첩보로 상급지휘소에서 긴급작전회의가 있어 副대장에게 대리근무를 명한 후 참석하고 돌아와 보니 그 사이에 중공군의 기습으로 부대가 전멸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副대장은 살아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다구쳤더니 그 사이에 인근 술집에 갔었다고 이실직고했다. 경계에 실패한 책임을 물어 그 자리에서 즉결처분한 일이 있었는데 그 장교의 얼굴이 아들의 영정앞에 어른거린 것이다.

아들의 나이를 따져보니 그 즈음 이후에 자기의 아들이 태어난 것을 알았다.

인연이나 인과의 신비한 측면을 위주로 인식하거나 말하는 것도 편견이지만 이를 무시하는 것도 편견이라 하겠다. '眞如'는 한결같고 변함이 없지만 '생멸세계'는 분명한 因果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전생의 원수지간이 부부로 만나 평생 서로 고생시킨다거나 원수가 자식으로 태어나 부모 애먹이고, 나를 괴롭히는 직장상사, 나에게 손해를 끼친 친구 등 뭔가 갚아야 할 꺼리가 있는 경우에는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런 일이 생기면 억울해하고 화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짐 하나를 덜게 되어 고맙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백장스님이 ''大道人도 因果에 떨어집니까?''라는 질문에 떨어지지 않는다(不落因果)라고 잘못 대답한 과보로 500生 여우몸을 받은 노인의 똑같은 질문에 ''不昧因果''라는 바른 깨우침으로 여우의 몸을 벗게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미국 심리학교수가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들 수만건을 수집하여 연구한 사례가 있다. 4~5세의 그런 아이가 전생에 살았다는 나라와 지역을 찾아가 보았다. 이야기한 그 집의 지붕을 다른 색으로 칠해 놓고 그 아이와 함께 가보니 아이가 ''지붕색깔이 달라졌네''라고 했다 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전생이나 윤회에 집착하는 것도 편견이고 윤회나 사주도 현생에서 수행과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게 佛法이다.

가까운 내 가족과 친척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세상 일들이 제멋대로 아무렇게나 일어나는 것같지만 분명한 법칙에 따라 일어나는 생멸세계의 법칙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진수는 진여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고 또 그 진수는 사랑 자비 해탈 실상 등이라 하겠다.

티베트에는 죽은 자의 귀에 대고 읽어주는 기도문이 있다. ''찬란하게 나타나는 밝은 빛에 고개를 돌리지 마세요.'' 죽은 후에 휘황찬란한 밝은 빛이 보이는데 거기가 너무 밝아 고개를 돌리면 그보다 차츰 약한 빛이 온다. 그러다가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빛을 따라 들어 간다고 한다. 의식이 밝은 이는 큰 빛을 따라 가고 어두운 이는 그 빛이 편해서 따라간다. 자기의 수준에 맞는 빛을 따라가다 보면 거기가 개의 자궁일 수도, 또 돼지의 자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지옥도 그렇게 자기가 스스로 그 수준에 맞게 찾아가는 것이다.

형제간의 관계를 돌아보라. 한 부모를 선택하여 온 형제자매간은 그 수준에 맞게 온 관계이기는 하지만 그 업에 따라 현생에서의 삶이 다 다르다. 전생이 다 다름에도 불구하고 현생에서 좋은 관계로 지내면 악업이 생기지 않아 삶이 순조로와 진다. 사람들의 의식의 수준에 들어가 보면 하루에도 몇번씩 악마가 되기도 하고 천사가 되기도 하는 변화가 있다. 형제간은 나하고 의식수준이 비슷하여 같은 엄마로 태어난 것인데 부모가 나를 선택한게 아니라 자기가 부모를 선택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내 탓이다. 나에게 즐거움을 주거나 상처를 주는 이는 다 가까운 사람들간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인간 생명력의 원천을 재가자는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하면서 세상일을 해나가는데 쓰는 것이고 출가자는 수행에 정진하여 그 에너지로 역할을 해나간다. 재가자들은 그 삶 자체가 훌륭한 수행이 될 수 있으니 佛法의 진수를 알고 그에 맞게 삶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 자체가 수행이라 할 것이다.

- 9.12(일) 10:30 한옥마을 입구 충정사 주지 명원스님 법문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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