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수)1530~1800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한 대표적 성공사례 중 하나가 고얌 국제꽃박람회이다. 4.28부터 5.14까지 일산 호수공원에서 개최된다. 3호선 정발산역 2출구로 나와 구름다리를 건너 호수공원으로 가면 된다.

입장료가 만만찮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서 보니 비싼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고 오히려 세계 각국에서 이런 작품들과 전시품을 유치해오고 평소에 보기 어려운 휘귀한 꽃들을 심고 관리해온 노력과 정성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게다가 수변무대에서는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고상한 클래식을 연주하는 무대, 타북공연과 발리댄스, 가요무대로 흥을 돋궈주는 무대도 있다. 남미 에콰도르 인디언 전통의상으로 그들 특유의 악기와 음악, 춤을 곁들인 공연도 펼쳐진다. 호수에 수상자전거를 타고 돌기도 한다. 하루종일 놀아도 될만큼 다양한 볼꺼리, 놀꺼리들이 즐비하다.

요즘 세상은 세계의 온갖 좋은 곳을 안방에 앉아서도 다 보고 즐길 수 있어 누구나 천안통, 천이통이 다 열린 상태라 할만하다. 보는 눈이 높아 왠만한 수준이 아니면 시시해 보일 정도이다. 그런데 영상으로 아무리 보아도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감동에 비할까? 하늘과 흰구름, 연두색 나뭇잎을 흔드는 시원한 바람, 잔잔한 호수 물결에 반짝이는 햇살, 거기에 더해 사람들  모두가 아이들처럼 깔깔거리며 즐기는 생명력을 느낀다. 거대한 자연의 오케스트라이다. 누군가가 완벽하게 지휘를 하고 있다. 그 각각의 개체들 또한 완벽하게 각자의 연주를 해내고 있다. 다만 사람들만이 때때로 그 자연스러운 흐름을 거스르고 깨뜨리려 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까지도 전체의 흐름속에 있고 그 손바닥을 벗어나지 않고 벗어날 수도 없기는 하다.

바로 이전까지 화제로 올려 아쉽고 분하고 억울하고 걱정스럽고 했던 일들이 지금 여기에는 없다. 눈앞에 펼쳐지는 곱고 아름다운 모습들이 '사실'일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에서 밖에 없다. 여기에서의 역할은 이 펼쳐진 현상에 감동하면서 즐기고 행복해 하는 것이다. 지금 발현되고 있는 이 생명력을 가장 값지게 쓰는 것이다.

멋진 풍경에 한동안 취하여 선과 악, 정의와 불의, 아름다움과 추함, 좋음과 싫음 등의 경계를 뛰어넘는 그 너머를 통찰해 본다.

다양한 형상의 꽃장식

남미 에콰도르 전통공연

수변무대에서 타북, 가요, 춤 등 여러 공연

오늘의 자발적 호스트 차성근동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