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수)
재경합중 친구와 가족 등 21명
내장사로 가을여행

서울지역 중학친구들은 해마다 가족동반하여 가을 단풍여행을 간다. 복잡한 주말을 피하여 평일로 날을 잡는다. 당일코스로 다녀오는데 아직도 일하느라 바빠서 함께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 아쉽다.

재경지역에 사는 친구들이 30여명은 될터인데 반수정도는 참석하는 셈이다. 전국 연합회 모임때는 더 많이 모이고 서울지회가 주관하는 전국모임때는 거의가 다 모인다.

서울에서 보면 천리 먼길 갱상도 깡촌 시골학교 출신인데  참 많은 친구들이 서울로 왔다. 그러니 고향은 텅텅 빌 수밖에 없나보다.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중반까지 아마 10여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농촌을 떠나는 현상이 있었던가 싶다. 부산, 대구로 많이 갔고 수도권으로 올때도 수원, 인천쪽에 자리잡은 사람도 있다. 그때 어떤 인연으로 자리잡은 그 곳이 터전이 되어 평생의 삶이 되었고 자손대대로 연고지가 되어간다.

아마 수천년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세대가 우리들인 것같다. 우리 부친세대까지만 해도 入鄕祖로부터 수백년 같은 지역, 같은 논밭에서 농사지으며 그 집에서 살아왔다. 농촌인구가 아마 전국민의 7~80%는 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그런 추세에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런 어린시절로부터 지금은 경제력으로 세계 10위권의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6.25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세계  최빈국이고 후진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여러 기술분야에서 세계 1위로 앞서고 있는 기적같은 현상이 일어났으니 우리들 입장에서는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의 큰 변화가 4~50년 사이에 벌어진 것이다. 가난하고 생활이 어려운 어린시절이었지만 그래서 우리는 가난과 풍요가 어떤 상태인지, 또 지금 우리가 얼마나 경제적으로 잘살고 있는지 안다. 고맙지 않은게 없다. 게다가 어린시절 고향에서의 추억이 있는 마지막세대가 되는 것같아 아쉬움도 크다.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도 경제력 만큼 향상되었으면 좋겠는데 앞으로 우리가 노력해나가야 할 과제이다.

시대적 행운아였고 지금도 그 혜택을 누리고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장년의 삶을 아름답게 열어나가야지.


오늘은 온통 붉은색 천지이다. 단풍나무 중에서도 잎이 작은 꼬막손단풍나무가 대부분이라 한다.

주차장까지 관광버스가 줄줄이 이어 진입한다.
 버스에서 내려 많은 인파에 일행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몇명은 앞사람 가는대로 따라가서 전화로 겨우 위치를 확인한다.

붉은 단풍에 취해 모두 들뜬 기분이 된다.

우리 일행은 1인 천원에 19인승 셔틀버스를 타고 일주문까지 이동한다

내장산 내장사 일주문

공주에 사는김용원친구 내외

사찰 앞 계단에서

내장사 대웅전

내장사 대웅전 건물 불상 뒤편이 내장산 기운이 모이는 자리라고 소개하고 명상을 했다.
김태수친구는 오체투지로 온몸으로 기운을 받는다.

내장사 뒤쪽 개울따라 조금 올라가니 널찍한 공터가 있다. 하늘이 둥그렇게 보이는 '洞天'이다. 둘러앉아 간식을 하며 흐르는 세월을 잡으려 해본다.
잡으려 하니 잡히는건 없는데 그냥 놔두니 그 자리는 변함없이 계속 고요하네.

국방부 원광사 법상 김대현주지법사와 불자들이 성지순례차 왔다. 세상은 참 좁다. 아니 인연있는 이들은 이리저리 계속 만나진다. 동쪽으로 기운 나무는 언젠가는 동쪽으로 넘어진다고 했다. 나는 지금 어느쪽으로 기울여 살고 있나?

일부는 셔틀버스를 타고 또 일부는 꿈길같은 오솔길을 따라 20여분 걸어서 이동

감도 조랑조랑 익어간다

황홀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런 仙景을 어디서 또 만날까?

눈이 호강한 날.
이제 입까지 한우식당에서 호강한다 - 저녁식사

이갑채회장

멋진 추억의 한페이지를 쓴 하루였다. 행복은 누가 주고 받고 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선택하여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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