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금) 10시, 동기회 산호회 송년산행은 8호선 산성역에 9명이 모여 청량산, 남산산성을 답사했다.

산성역에서 능선길 따라 남문과 수어장대, 서문, 북문을 거쳐 로타리광장까지 3시간 남짓 얼어붙은 눈길로 산행 후 전통 맛집에서 예전 임금님보다 훨씬 나은 별미 보양식 '효종갱'으로 늦 점심.

역사의 현장에서 오늘의 시국을 반추해보며 우리의 역할을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다.

381년 전 1636년의 병자호란 당시에 조선은 기존의 명나라와 신흥 강국인 청나라와의 사이에서 심각한 고민을 했지 않았나 싶다. 신문물과 새로운 과학기술을 받아들여 무기체계 현대화도 서둘렀어야 했는데 내부적으로 다투느라 정책의 합의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고도 그로부터 불과 30여년만에 정묘호란을 당했고 곧이어 9년만에 병자호란에서 왕이 완전히 항복의 예를 갖추기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옛날을 이야기하지만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북한의 직접적 핵위협이 있는데도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강대국인 미국과의 동맹을 소홀히 하고 중국에 줄을 서려고 하고 있다.

이런 저런 상황에 대하여 국민들은 무관심하거나 어떤 대책을 강구하도록 나서지 않는다.

어떤 동기생이 한마디 한다.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국에 가서 협의하는 문대통령은 참 잘하고 있는것 같아.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야잖아?''

여러 친구들이 반론을 제기한다.
평화를 말한다고 평화가 달성되느냐? 전쟁이 안 일어나려면 전쟁을 각오하고 대비해야 안 일어나는 것이지.

송년산행으로 남한산성을 답사하면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고 지금 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산성역에서 출발 전

폭포공원 앞 공터에서 체조 후 코스 및 주의사항 전달하고 산행 시작

낙엽쌓인 길이 온통 얼어있다

산성역에서 폭포공원을 지나 도로와 나란히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1시간여만에 남문(지화문)에 이르러 성내로 진입.

예전에 인조도 병자호란 피난시에 12월15일 오늘, 이 문으로 들어갔지만 47일 피난 후 2월초 추위속에 항복하러 나올때는 서문을 나가 이끄러운 비탈길을 걸어서 갔다고 한다.

완전히 얼음도로이다.
아이젠이 꼭 필요한데 우리 일행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산수유가 조랑조랑 예쁘게 달려있다.
어느 식품사장의 광고가 생각난다.
''남자들한테 참 좋은데...''

성밖 서울 분지는 구름과 안개와 스모그로 덮혀있다. 먼 산들과 롯데타워, 남산타워만 구름을 벗어나 있다.

청계산과 관악산

관악산과 북한산

2시간 훨씬 지나 간식시간

천지신명과 우리보다 훨씬 오랜세월 이땅을 지켜오고 사람들과 역사를 보아왔던 지킴이들께 감사의 잔을 올린다

뒤로 잠실 롯데타워

555m 롯데타워와 863m북한산 정상
절경이다

수어장대

병자호란의 이 치욕을 결코 잊지말자는 無忘樓를 세웠건만 또 잊어버리고는 당파싸움에 물러설 줄 모르고 다투다가 계속 변란을 맞는다. 지금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맨 오른쪽에 단기 4287년 (1954년) 이승만대통령이 방문하여 기념식수 한 구상나무가 있다.

청량당 사당에 얽힌 가슴아픈 사연

381년 전 1866년 오늘, 12월15일.
강화도로 피난길에 나선 인조는 청나라군대의 빠른 진격으로 피난길이 막히자 남한산성으로 발길을 돌린다. 오후 늦게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난하여 여기서 47일간 머물면서 10배의 적군에게 포위당한채 버티다가 강화도로 피신한 세자와 권속들이 이미 포로가 된데다 성안의 식량까지 동이나서 부득이 항복을 하기에 이른다.

남문으로 말이나 가마를 타고 나가지 못하고 적의 강요로 서문을 통해 나가 가파른 비탈길을 걸어 석촌호수 부근의 삼전도까지 가서 '삼배구고두'의식으로 청태종에거 항복을 하고 청나라를 형제의 관계에서 군신의 관계로 예우할 것을 서약한다.

삼전도비(大靑皇帝公德碑)에 그 사연이 한자와 만주어, 몽고어로 이렇게 새겨져 있다.

ㅇ어리석은 조선 왕은 위대한 청국 황제에게 반항했다.
ㅇ청국 황제는 어리석은 조선 왕을 타이르고 자신의 대죄를 납득시켰다.
ㅇ양심에 눈을 뜬 조선 왕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반성하고 위대한 청국 황제의 신하가 되는 것을 맹세했다.
ㅇ우리 조선은 청국 황제의 공덕을 영원히 잊지 않고 또 청국에 반항한 어리석은 죄를 반성하기 위해서 이 석비를 세우기로 한다.

바로 이 서문으로 나갔다.
문을 나서면 곧바로 급경사 비탈이라 얼어있는 오솔길로 엉금엉금 기어 내려가야 한다

성내의 평화스런 풍경

'효종갱'이 전문인 고향산천 맛집에서 김국남동기의 후원으로 점심식사.
올 한해동안 11회의 산행에 연 156명의 회원들이 동참했다.

회장이 커피 서비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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