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 ~20 속초 LH연수원

토지주택공사에 근무하는 여동생네 큰딸이 엄마아빠 겨울여행 가시라고 속초연수원 콘도를 예약해 주었다. 역시 부모님 챙기는데는 딸이 더 정성스러운가 보다.

자형 누님내외와 직장에 하루휴가를 낸 남동생이 아침에 여동생이 운전하는 카니발 차량으로 속초 영랑호를 들러 콘도로 갔다. 우리 내외는 서울에서 송년모임 끝나고 저녁 8시45분 출발하여 새로 개통된 서울 양양고속도로로 2시간여만인 밤11시경에 도착했다. 밤늦게 도착하여 하룻밤 자고 아침에 출근하러 나서야 하지만 그래도 함께하는데 의미가 있어 두말없이 나선다.

여동생이 전국의 휴양림이나 콘도 등 숙소를 예약하여 직접 운전까지 하면서 자주 다니는데 그때 시간이 나는 형제자매가 함께 한다. 덕분에 전국 곳곳 휴양림을 다녀볼 기회가 된다. 통나무로 지은 숲속의 집들이 얼마나 이쁘고 시설이 잘되어 있던지, 또 산책 숲길과 맑은 공기가 얼마나 신선한지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정화됨을 느낀다.

누구에게나 삶에서 순탄한 길만 있을 수는 없다. 상대적인 안목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비교하는 입장에서 세상을 보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어 보이는 사람도 그 내부를 엿보면 걱정의 유형이 다를 뿐 평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숱한 고난을 겪거나 이겨냈고 지금도 무언가 없지는 않다. 나만 힘든게 아니고 또 나보다 훨씬 어렵게 사는 이들이 더 많다. 마치 마라톤 달리면서 이렇게 힘든 일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지만 지팡이 짚고 고수부지 산책길 걷는 이들에게 뛰는 사람은 기적같이 보이는 것과 같다 할 것이다. 몸을 나로 삼아 살면 이런 저런 고통이 끊일 날이 없는 법이다. 그게 보통사람들의 인생이라 할 것이다.

여동생이 매주말 잠실교회 산악회에 참가하면서 건강이 좋아진 회고담을 올렸는데 감동적이다. 몇년전 뇌수술을 하고 기억과 판단이 정상으로 회복될 것인지, 몸의 활동이 원활하게 될 것인지 불확실한 상황이었는데 수년 사이에 오히려 이전보다 더 활동적이다. 매제가 집안일을 거의 도맡아서 외조를 해주는 정성이 큰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매제가 차 운전을 못하니 여동생이 운전하여 전국 곳곳으로 산과 숲을 다닌다.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 보인다. 서로서로 고마운 일이다. 설악산 공룡능선과 지리산 종주, 한라산을 비롯하여 난코스까지 안가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산이 생명을 살려주는구나 하는 사실을 절감하게 해준다. 

아래와 같은 회고담의 내용은 사람들마다 그 유형이 다를 뿐 대다수 겪게 되는 과정이라 하겠지만 난관에 직면했을 때 좌절하지 않고 적극적인 의지로 이겨낸 그 힘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아마 종교적인 신념이 또한 크게 작용했으리라 보인다.

^^~~~~~~^^
10대는 철모르게 초등학교시절을 보내고,
치열하게 어려운 야학으로,
20대는 직장과 평생직장(?) 결혼으로,
아이 넷을 양육하면서 30대까지 보냈다.
그리고 40대는 남편의 퇴직으로 같이 일을 하면서 아이들 교육에 젊음을 다 보낸 듯....
딸셋 모두 반려자를 만나고 출가!
그리고 50대는 몸이 아파왔다....
큰 수술 후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 계기를~~
끝났다고 생각될 즈음 의지가 생겼던 듯~~^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고....
(중략)
처음부터는 되지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졌다.
20계단을 오를 수 없었지만 도전했다.
이제는 잘하지는 못해도 꾸준함으로 뒤지지는 않을 수 있다.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60대.
회갑을 맞이하는 해.
1월 한라산을 시작으로 지리산 백두산 설악산까지 매월 산사랑산악회에 빠짐없이 개근상에다 MVP까지!
혼자 한게 아니었다. 믿고 협조해 준 남편이 있었고,
안내한 동생이 있었고, 힘들어 할때  누님,언니 최고라며 용기를 준 사람들.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고 내속에 있던 것들이 다시 회복되어져 갔다.
산을 오르면 숨이 차올때 쯤 평지가 나타났던 것처럼 우리네 삶도 어려움만 있지는 않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르고 과정을 못견디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고 과정이라는 것임을.....
어머니세대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호사를 누리고 살면서 이 행복을 잘 간직하자고 다짐도 한다.
잘 산다는 것은 짐의 무게를 들어내는 것이라고.
나 혼자만이 아닌 함께 행복하게~~
(중략)
 연말 잘 마무리하시고.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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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내외와 오늘 출근하는 남동생과는 아침에 먼저 출발하여 2시간여만에 서울 도착, 점심때에 맞춰 공우웰빙산행 송년모임에 참석. 이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된 듯하다. 멀게만 느껴졌던 강원도가 이리도 가까워졌으니 말이다.

콘도 베란다에서 힘차게 떠오르는 동해의 아침해를 보고 콘도를 나서며

울산바위 미시령을 넘어 서울로

설악산을 왼편에 보면서

세계적으로도 특이하게 고속도로 위에 건설된 내린천휴게소

휴게소 뒤로 눈이 쌓여있다

여동생 내외는 울산바위까지 다녀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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